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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서 장례까지 치러준 '호랑이'?

조회수 2021. 7. 28. 11: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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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은 이승을 떠난 자의 영혼을 달래고 마지막을 기리는 의식 행사입니다.
요즘은 반려동물의 장례도 치르지만 대부분은 '사람'을 대상으로 이뤄져왔죠.
그런데 인도에서는 조금 특이한 장례가 치러진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호랑이'의 장례를 치른 것이죠.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호랑이의  장례를 치러준 걸까요?

호랑이의 이름은 '마찰리'.
마찰리는 인도 라자스탄 주에 위치한  란탐보르 국립공원에서 지냈던 암컷 벵갈 호랑이 입니다.
1996 ~ 1997년 사이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호랑이는 '악어 사냥꾼'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지난 2003년, 몸길이 4m정도 되는 악어가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오자 마찰리는 그때 당시 1살 정도 된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악어를 공격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때 마찰리는 1시간 반 가량 치열한 싸움 끝에 위,아래 송곳니를 하나씩 잃었지만 새끼를 무사히 지켜냈습니다.

송곳니를 잃었지만 마찰리는 그 이후에도  수컷 호랑이, 악어들과 대등히 싸우며 영토와 새끼들을 지켜냈는데요.
이러한 사실이 다큐멘터리로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마찰리의 용기와 강함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보기 위해서 란탐보르 국립 공원으로 몰려들기 시작했죠. 이를 통해 인도는 약 1,0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두어들였습니다.

하지만 마찰리의 더 큰 공로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인도 란탐보르 국립공원의  호랑이 개체수 복원에 큰 영향을 미친 건데요.
마찰리는 1999년부터 총 4차례 출산해 11마리의 새끼를 건강히 키워냈습니다. (보통 호랑이들은 2~3차례 출산)

마찰리 자식들은 건강히 자라나
계속 번식에 성공했고, 2014년에는
란탐보르 국립공원의 호랑이 개체수 절반 정도가
그녀의 혈통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도 사리스카 국립공원으로
옮겨진 마찰리의 새끼들 역시
이 지역의 개체수 복원에 큰 도움을 주었죠.

이에 인도 정부는 마찰리의 얼굴을 넣은
우표를 발행하는가 하면,
호랑이를 위한 여행사(Travel Operators for Tiger)
에서는 마찰리에게 평생 공로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란탐보르 국립공원의 전설로 불리게 된 마찰리. 하지만 그녀도 세월을 피해갈 수는 없었습니다.
송곳니도 모두 빠지고, 시력까지 잃은 데다  병까지 걸린 마찰리는 사냥마저 힘들어졌습니다.

산림당국은 그녀를 살리기 위해서  약과 고기를 주었지만 끝내 먹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2016년 8월 18일, 마찰리는 20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인도 국립호랑이보호청은 힌두 전통에 따라 정성껏 마찰리의 장례를 치러주었습니다.

20년 간 인도의 국립 공원을 호령한 여황.
그녀가 보여준 용맹함과 모성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동그람이 이승재 dack0208@naver.com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위키미디어코먼스 트위터 캡처  (Aaron, DailyO, Dr Harsh Vardhan  Lucrecis Aguilar, sandeep mall,  Virat A Singh)  Srinivas boina 유트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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