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모양 꼬리를 미끼로 사냥하는 뱀이 있다
야생의 포식자들은 빠른 속도, 강한 힘, 위장 능력 등을 이용해 사냥에 나섭니다.
그중 '미끼'를 이용하는 종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심해 아귀'죠.
심해 아귀는 머리 위에 달린 야광 작대기를 흔들어 물고기를 유인해 사냥을 합니다.
사막에도 이처럼 '미끼'를 이용해 사냥하는 동물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 주인공은 바로 '거미 꼬리 독사'
이 뱀의 꼬리는 세상 어느 뱀보다 독특합니다.
거미 몸통처럼 뭉툭한 모양을 가졌고 그 주변엔 거미 다리 같이길쭉한 비늘들이 나와 있죠.
거미 꼬리 독사는 사막의 암석 지대에 매복하기 쉬운 무늬와 색을 가지고 있는데요.
눈에 잘 띄지 않는 독사는 사냥을 위해 꼬리를 쉴 새 없이움직입니다.
그럼 마치 거미가 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이죠.
이렇게 움직이는 꼬리를 거미로 착각한 새가공격하러 오는 순간뱀은 새를 낚아채는데요.
낚아채는 시간은 0.2초라고 합니다.
이 뱀은 1968년 미국 생물학자들이 이란에서 처음 발견했는데요.
처음 이 뱀을 본 생물학자들은 거미 꼬리 독사가 선천적인 결함을 가졌거나, 돌연변이 쯤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후 같은 특징을 가진 개체들이 발견됐고, 2006년 새로운 종으로 인정받았죠.
이란 야수이스 대학의 생물학자 베자드 파타니아는 이 뱀을 3년간 연구했다고 하는데요.
이 뱀은 어릴 때는 보통의 뱀과 같은 꼬리를 가졌지만, 성체가 되면서 꼬리가 점차 변한다고 합니다.
생물학자들은 이 뱀의 독특한 꼬리가 방울뱀의 꼬리에서 변형된 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전혀 다른 유형의 것임이 밝혀졌는데요.
방울뱀의 꼬리는 척추와 연관된 해부학적 변화를 겪었지만, 거미 꼬리 독사의 꼬리는 척추와는 아무 연관이 없다고 합니다.
이 뱀이 꼬리를 이용해 사냥하는 먹잇감은 주로 '철새'들인데 그 이유는 텃새들이 거미 꼬리 독사의 속임수를 알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진화생물학자 고든 슈에트는 거미 꼬리 독사의 꼬리가 속임수를 쓰는 어떤 파충류의 것보다 정교하고 뛰어나다고 평가했죠.
새들을 감쪽 같이 속여 사냥하는 거미 꼬리 독사.
혹시나 사막에서 거미 꼬리 독사를 만난다면 여러분은 알아차릴 수 있을까요?
글 동그람이 이승재 dack0208@naver.com 사진 위키미디어 코먼스 유튜브 캡처 (AMAZE LAB / ATHERIS herpetological education & research project channel / kevin Lancast / Scinews / Rumoaohepta7) 게티이미지뱅크 참고 내셔널지오그래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