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 번 빨갛게 물드는 섬의 비밀

조회수 2021. 8. 19. 16: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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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도시 '퍼스'에서 북쪽으로
2,7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섬.

이 섬은 1643년 12월 25일,
독일의 한 탐험가가 발견해
'크리스마스 섬'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름처럼 낭만적이고 아름다울 것만 같은 이 섬은 1년에 한 번 온통 빨갛게 물든다고 하는데요.
섬이 빨갛게 변하는 모습이  다소 섬뜩하기도 한데...
과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홍게' 때문입니다.
홍게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왔지만  오랫동안 이 섬에서 독립된 개체로 살아  크리스마스 섬만의 유일한 종으로  진화했습니다.

평소 숲에서 굴을 파고 사는 홍게는 매년 10~11월, 우기가 시작되고 첫 비가 내리면 대이동을 시작합니다.
이때 이동을 하는 홍게의 수가 무려 1억 마리에 달하는데 이 많은 홍게들이 무리 지어 이동하면서 섬을 온통 붉게 만듭니다.

도대체 이들은 왜 대이동을 하는걸까요? 영화에서처럼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자연재해를 알리는 징조일까요?
다행히도 이들이 특정 시기에  대이동을 하는 건 바로 '산란' 때문입니다.

홍게의 배딱지는 바닷물이 닿으면 부드러워져 쉽게 열리는데요. 이때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기 위해서 바닷가로 향하는 것이죠.
뭍에서 사는 홍게이지만  뜨거운 햇빛을 받고 몸의 습기가 증발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우기에 이동을 하는 것입니다.

해안가에 도착한 수컷 게들이
굴을 파고 기다리면
암컷 게들이 뒤따라와 짝짓기를 하는데
이때 암컷 한 마리 당 약 40만개의
알을 품습니다.

그리고 2주간 알을 품은 후
바닷물이 만조되는 시기에
물에 들어가 품었던 알을 내려놓죠.

알에서 부화한 홍게 새끼들은  바닷속에 머물다 몇 번의 탈피를 거치고 뭍으로 올라오는데, 그전에 대부분 물고기나 고래들에게 잡아 먹힙니다.
살아남은 홍게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숲으로 향하게 되죠.

이렇게 산란을 위해 숲과 바다를 오가는 홍게들은 차에 치이고 장애물에 막히는 등많은 고난을 겪게 되는데요.
이런 홍게들을 위해서 크리스마스 섬 주민들은 도로 아래 통로를 만들기도 하고, 갓길에 펜스를 치기도 합니다.

또 지자체와 라디오에서는 홍게들의 이동 정보를 업데이트해 공유하는데요.
이처럼 크리스마스 섬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기 이전부터 이곳에 살았던 홍게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섬에 유입된 '노랑미친개미'가 홍게를  위협하고 있다는데요.
홍게에 달라붙어 근육을 파먹는 이 개미로 인해 1년에 천 마리가 넘는 홍게들이 죽는다고 합니다.

이런 위협에도 불구하고  홍게들은 매년 고난을 이겨내며 이동을 하고 있는데요.
그나마 사람들의 노력이  이동 중 사망하는 홍게수를 줄여줘 개체수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동물과 함께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노력
경이롭고 위대한 자연의 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지 않을까요?

글 동그람이 이승재 dack0208@naver.com
사진 Parks Australia 페이스북  플리커 _ Davis Stanley  플리커 _ John Tann  BBC earth 유튜브 캡처  위키미디어 코먼스
참고 EBS 다큐프라임  내셔널지오그래픽파크스오스트레일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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