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납다고 욕 먹던 강아지가 영웅이 된 사연
만약 우리 집 강아지가 내 목숨을 구하고 떠났다면? 마냥 장난꾸러기 같던 댕댕이가 집사를 위해 위험한 순간 용감하게 맞선다는 상상만 해도 고맙죠. 하지만 무지개다리를 건넌 반려견을 다시 보지 못하다는 생각에 눈 앞이 아찔할거예요.
최근 말레이시아의 한 여성에게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여성의 반려견은 그의 가족을 모두 구하고 하늘의 별이 됐죠. 영웅이 된 강아지 '치코(Chiko)'의 사연입니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칭에 사는 여성 '앨리스 밍구(Alice Minggu)' 씨는 반려견 치코를 떠나보낸 가슴 아픈 이야기를 개인 페이스북에 공개했습니다.
밍구 씨와 가족은 치코라는 강아지와 함께 살았습니다. 믹스견인 치코는 평소 사납기로 마을에서 유명했는데요. 가족에게는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산책 시 이웃들에게 짖기도 하고, 이빨을 드러냈다고 해요.
그러던 중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밍구 씨와 가족들은 부엌에서 뱀 한 마리를 발견했죠. 갑자기 집에 들어온 뱀을 보고 놀라 가족들은 소리쳤습니다. 그 순간 반려견 치코가 앞으로 나왔죠. 치코는 뱀의 목덜미를 사정없이 물며 공격을 했습니다. 뱀이 치코를 물기도 했는데요. 밍구 씨는 집안 물건을 이용해 뱀을 때렸지만 치코에게서 떨어뜨리진 못했습니다. 잠시 뒤 치코의 날카로운 이빨에 뱀은 결국 목숨을 잃었는데요. 치코는 이후 부엌 옆에 있는 차고로 힘없이 걸어갔다고 합니다.
가족들은 치코가 걱정돼 따라갔죠. 안타깝게도 치코는 뱀에게 물려 목숨이 위급한 상태였습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던 치코는 가족들 품에서 눈을 감았죠.
그 뱀은 독사였습니다. 국토 약 3분의 2가 열대우림으로 덮힌 말레이시아는 코브라와 산호뱀을 비롯해 약 30여 종의 독사가 서식하며, 주택이나 공공시설에 침입하는 사례가 잦다고 합니다.
밍구 씨는 치코의 죽음을 애도하고 싶어 사연을 개인 페이스북에 공개했습니다. 밍구 씨는 "우리 가족에게 절대 잊지 못할 슬픈 일이 일어났다"며 "우리 가족의 가장 소중한 보물을 잃었다"고 남겼습니다. 이어 "치코야, 넌 최고의 개였어. 넌 영원히 우리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거야. 더 좋은 곳에서 다시 만나자! 안녕 치코"라고 남겼습니다.
성격이 사납다고 손가락질 받던 치코. 하지만 치코는 주인만은 지키고 눈을 감았습니다. 집사를 위해 희생한 치코의 사연은 전 세계 반려인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
글 동그람이 장형인 trinity0340@naver.com
사진 페이스북 계정 'Alice Ming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