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로 살인사건 해결한 명탐정 고양이
고양이의 털 뿜뿜은 상상을 초월하죠.
아무리 털어내도 옷에 꼭 붙어있는 고양이 털, 정말 골칫거리입니다.
그런데, 고양이가 뿜어대는 털이 미궁 속에 빠질 뻔한 살인사건을 멋지게 해결했다면 믿겨지나요?
1994년, 캐나다 왕립 기마경찰(RCMP)은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에서 여성 시신 한 구를 발견합니다.
이 여성의 이름은 셜리 앤 뒤게이(Shirley Ann Duguay), 당시 32살에 아이 다섯을 둔 엄마였죠.
뒤게이는 생전 더글라스 비미쉬(Douglas Beamish)와
사실혼 관계였습니다.
강력범죄 전과가 있던 그는 당시 가석방 상태였습니다.
이들은 사이가 좋지 않아 별거 중이었죠.
경찰은 당연히 비미쉬를 의심했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물증이 없었죠.
그때, 경찰은 뒤게이의 시신이 발견된 곳 근처에서 피 묻은 남성 가죽 재킷을 발견합니다.
수사 결과, 이 옷에 묻은 피는 뒤게이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피 묻은 재킷 곳곳에서 새하얀 털이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처음에 이것이 비미쉬의 체모인 줄 알았지만, 분석 결과 고양이의 털로 밝혀집니다.
수사관 중 한 명은 탐문 수사 중 비미쉬의 부모님 집에서 하얀 고양이 ‘스노우볼’을 봤다는 사실을 기억해냅니다.
비미쉬는 당시 부모님 집에서 살고 있었죠!
경찰은 이것이 큰 단서라고 판단해, 유전자연구소에 '스노우볼'의 유전자 지문 분석을 요청합니다.
수사를 위해 동물 DNA 분석을 의뢰한 건 세계 최초였죠!
스노우볼에게서 채취한 피와 털의 유전자 지문이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고양이털의 유전자 지문과 같은지 확인한 건데요.
놀랍게도 그 결과는 일치했습니다!
이 결과는 비미쉬가 스노우볼의 털이 잔뜩 묻은 재킷을 입고 뒤게이를 살해한 후에, 근처에 이 옷을 벗어던지고 도망쳤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됐죠.
결국 비미쉬는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되어 15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스노우볼 사건은 재판에서 동물의 DNA를 증거로 제출해 인정된 최초의 사례입니다!
이 사건 이후에 동물 DNA 감식이 살인사건 해결에 적극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스노우볼은 이 사건 이후 살인사건을 해결한 명탐정 고양이로 불리며 유명세를 얻었답니다!
골칫거리라고만 생각했던 고양이 털이 살인사건을 해결하다니, 정말 흥미롭네요!
글
동그람이 이주희
2ju22@naver.com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Find a Grave
Dailynews
poe commun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