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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종사자들을 지키지 못하는 각국 정부

조회수 2020. 7. 21. 0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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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가 전 세계 의료종사자 및 필수노동자의 인권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의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3,000여 명의 의료종사자가 사망한 것은 물론, 차별, 폭력, 정부의 억압에 노출되어 있었습니다.
출처: AFP via Getty Images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지금, 많은 의료종사자[i]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이들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중이다. 때문에 정부는 의료종사자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이들의 고충을 듣고 그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많은 의료종사자들이 안전을 위협받고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 전 세계적으로 최소 3,000여명의 의료종사자가 사망한 것은 물론, 정부가 이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거나 억압한 사례, 의료종사자에게 가해진 각종 폭력과 차별, 위협 등이 확인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각국 정부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의료종사자들을 보호할 것을 촉구한다.

하나, 많은 의료종사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7월 13일, 국제앰네스티는 의료종사자들의 경험을 기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79개국에서 최소 3,000명 이상의 의료종사자들이 사망했다.


※ 아래 지도를 통해 각 국가별 사망자 수치를 확인하세요.

출처: https://flo.uri.sh/visualisation/3015800/embed

현재까지 의료종사자 사망 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507명), 러시아(545명), 영국(540명, 사회복지사 262명 포함), 브라질(351명), 멕시코(248명), 이탈리아(188명), 이집트(111명), 이란(91명), 에콰도르(82명), 스페인(63명) 등이다. 한국에서도 1명의 사망자가 있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의료종사자와 필수노동자들의 사망 인원에 대한 세계 수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집계 방식의 차이로 정확한 국가별 비교 역시 어렵다. 예컨대, 프랑스는 일부 병원과 보건소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해 왔으며, 이집트와 러시아의 보건 협회가 제공한 의료종사자들의 사망 수는 각 정부로부터 취합된 수치다. 따라서 실제 사망 인원은 국제앰네스티의 조사 결과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히타 앰바스트(Sanhita Ambast) 국제 앰네스티 경제사회문화권리연구위원는 이에 대해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퍼져나가는 가운데, 우리는 각국 정부가 의료종사자들과 필수노동자들의 생명을 중요하게 여길 것을 촉구한다. 아직 최악의 팬데믹 상황을 겪지 않은 국가들은 의료종사자들의 권리를 보호하지 못한 다른 정부의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라고 밝혔다.

출처: Getty Images

둘, 의료종사자들을 위한 보호 장비 부족

국제 앰네스티 조사 결과 63개국 및 지역 대부분에서 개인 보호 장비(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PPE)가 심각한 부족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여기에는 인도와 브라질 등 아직 최악의 팬데믹 상황을 마주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국가와 아프리카 전역의 여러 국가들이 포함된다. 멕시코 시티에서 일하는 한 의사는 의사들이 월급의 약 12%를 자신의 개인 보호구 구입에 쓰고 있다고 국제앰네스티에 전했다.


세계적이 공급 부족과 더불어, 무역 제한이 이 문제를 악화시켰을 수도 있다. 2020년 6월, 56개국과 2개의 무역권(유럽연합과 유라시아 경제연합)은 특정 또는 모든 형태의 개인 보호구 및 부품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산히타 앰바스트는 “각 정부에서는 자국 및 지역 내 노동자들을 위해 충분한 개인 보호 장비를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무역 제한은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들의 개인 보호 장비 부족 현상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은 모든 나라들의 협력이 필요한 세계적인 문제이다.”라고 밝혔다.

출처: AHMED HASAN/AFP/Getty Images

셋, 정부의 보복

국제 앰네스티가 조사에 따르면 조사 국가 중 최소 31개국에서 의료종사자 및 필수 노동자들이 파업, 시위 등을 진행했다. 이들은 안전을 해치는 근로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조사 결과, 여러 국가 정부가 이런 의료종사자들의 목소리에 보복으로 응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사례1: 구금


이집트에서는 지난 3월부터 6월 사이 9명의 의료종사자들이 ‘가짜뉴스 유포’와 ‘테러’ 라는 모호하고 지나치게 광범위한 혐의로 구금되었다. 구금된 사람들은 모두 정부의 팬데믹 대응에 대해 안전을 우려하거나 그 대응 방식에 대해 비판한 사람들이었다.


또 다른 이집트 의사는 ‘발언을 하는 의사는 국가안보국으로부터 위협, 심문, 처벌 등을 받는다’라고 국제앰네스티에 전했다. 그는 “많은 의사들이 소모적인 논쟁이 싫어 개인 보호 장비를 직접 구입한다. 당국이 의사들에게 죽음과 감옥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히타 앱바스트는 “의료종사자들과 필수노동자들은 부당한 대우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권리가 있다.”고 전하며 “의료종사자들은 정부가 전염병에 대한 대응을 개선하고 모든 사람들을 안전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이 감옥에 있거나 목소리를 내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이를 도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례2: 해고와 징계


몇몇 나라에서는 의료종사들과 필수노동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해고되거나 징계를 앞두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공인 간호조무사 타이니카 소머빌(Tainika Somerville)이 더 많은 개인 보호 장비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읽고 관련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린 후 해고되었다.


러시아에서는 개인 보호 장비의 부족을 호소하다 보복을 당한 2명의 의사 율리아 볼코바(Yulia Volkova)와 타탸나 레바Tatyana Reva의 사례가 있었다. 율리아 볼코바는 러시아 가짜뉴스법에 따라 기소되어 최고 10만 루브약 USD 1443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타탸나 레바는 해고될 수 있는 징계 절차를 앞두고 있다. 

 

출처: AFP via GettyImages

넷, 급여도,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하는 의료종사자들

일부 의료종사자 및 필수노동자는 부당하게 급여를 받거나 급여를 전혀 받지 못했다. 남수단에서는 지난 2월 이후 정부로부터 급여를 받는 의사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어떠한 복지나 의료 혜택도 받지 못했다. 과테말라에서는 최소 46명의 시설 직원들이 코로나19 치료 병원에 파견되어 일했던 2개월 반 분의 급여를 받지 못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상황에서 일한 의료종사자들과 필수노동자에게 어떠한 추가 혜택도 주지 않았다. 혜택을 제공하더라도 특정 분야의 근로자를 제외한 경우도 있었다.

출처: GettyImages

다섯, 낙인과 폭력

의료종사자 및 필수노동자들이 직업 때문에 비난과 폭력을 경험한 사례도 확인했다. 멕시코의 한 간호사는 길을 걷다가 염소(Chlorine)를 맞았으며, 필리핀에서는 표백제 공격을 당한 병원 공공 요원도 있었다.


지난 4월부터 파키스탄 내 의료종사자들에 대한 폭력 사례도 여러 건 있었다. 병원은 파괴되었고, 의사들은 공격을 받았으며, 그 중 한 명은 대태러 부대원의 총에 맞기까지 했다.


병동, 인공호흡기, 기타 인명구조 장비의 부족으로 인해 병원에서는 중환자들까지도 돌려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파키스탄 장관들은 병원들이 필요한 장비들을 다 갖추었다고 주장하는 발표를 여러 번 냈다. 이런 발표는 환자들을 더 받을 수 없다는 의료종사자의 말을 사람들이 믿지 않게 만들기 때문에 의료종사자들을 위험에 빠뜨린다.

출처: AFP via Getty Images

권고 사항

산히타 앰바스트는 “향후 대형 질병이 발생했을 때 인권과 생명을 더 잘 보호하기 위해 코로나 19에 영향을 받은 모든 국가들이 팬데믹 대비와 대응에 대해 독립적인 공개 검토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공정하고 바람직한 근로 조건의 권리,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 등 의료종사자 및 필수노동자들의 권리가 적절히 보호되었는지에 대한 검토를 포함한다.


당국은 직업 관련 활동의 결과로 코로나19에 감염된 모든 의료종사자 및 필수노동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노동자들이 건강과 안전 문제를 제기해 보복을 당했던 사례들을 조사하고, 의견을 주장하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을 복직시키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배상을 제공해야 한다.


*본문의 수치는 7월 6일 기준으로 업데이트되어 보고서와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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