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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팬데믹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그리고 일하는 방식 등 라이프스타일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에 대하여.

팬데믹, 모두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산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것, 아니 좀 더 극적으로 말하자면 인생은 고통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우리 중 어느 누구도 2020년의 스트레스에 대비할 수 없었다. 드론 격추부터 끊임없는 군사충돌까지 미국과 이란의 험악한 관계는 제3차 대전이 발발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낳았지만, 정작 가장 큰 스트레스는 일상 가운데 불현듯 찾아왔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전 세계는 팬데믹 상황에 처했다. 사회적 고립, 코로나에 걸려 사회적 원흉이 될 수 있다는 공포, 일상생활의 급격한 변화, 경기 침체와 금융 위기 등 모든 것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제 모든 것으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는 가벼운 메스꺼움부터 두드러기, 발작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는 팬데믹이 우리의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미국 전역의 테라피스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들은 대부분 3월 이후로 만성적인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이 급증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가 이렇게까지 광범위하고 위협적인 때는 없었다. 더욱이 전 세계인이 동시에 겪고 있는 감정적, 신체적 스트레스는 개인 스스로 극복할 수는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저 하루빨리 이 시기가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



오스틴의 테라피스트 그레이스 다우드는 “힘든 하루를 보냈을지라도, 야외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거나 약속을 잡을 수도 없죠. 모든 게 안전하지 않으니까요.” 취미생활과 당연한 일상을 빼앗겼다는 것도 힘들지만, 인간관계 단절만큼 심각한 것도 없다. 우린 서로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삶을 잃어버렸다. 이제 누군가를 만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일이 되었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의 임상심리학자 알리 마투는 “종종 정답이 없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이 경우에는 모든 결정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 높다”고 말한다. 팬데믹으로 인한 단절과 고립이 지속될수록 만성 스트레스와 관련된 신체적 증상도 심해질 수 있다. 불안은 메스꺼움이나 인후염 같은 신체적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상상 속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자신이 팬데믹의 원인이 되는 데에 대한 공포와 스트레스가 진짜 질병에 걸린 것 같은 신체적 반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삶이 더 우울하고 불안하게 느껴졌다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좋은 소식도 있다. 스트레스가 급증했지만, 그만큼 개인적인 성장도 이뤄졌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몇몇 사람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삶의 가치에 대한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있다. 거대한 규모의 위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결정의 고삐를 당기게 만들기도 했다. 우리 대부분은 중요한 결정을 차일피일 미룬다. 이사를 하거나, 직장을 옮기거나, 일을 그만두거나, 결혼을 하거나, 이혼을 하거나 등등. 하지만 팬데믹은 불안과 공포가 뒤섞인 압박감으로 우릴 몰아붙였고 ‘이제는 결단을 내릴 때!’라는 확신을 주었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새로운 것들을 시도 중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명상, 요가 등으로 마음챙김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비록 온라인이긴 하지만, 이러한 활동은 머리 속에서 스트레스를 몰아내고 불안 증세를 완화해주죠”라고 테라피스트 설즈베리는 말한다.



또 다른 좋은 소식 중 하나는 치유가 그 어느 때보다 우선순위가 되었다는 점이다. 팬데믹 초기에는 그렇지 않았지만(처음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경제적 걱정 때문에 고객이 많이 줄었지만), 몇 달 만에 대세는 바뀌었다. 이제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문제를 기꺼이, 더 필사적으로 이야기하려 한다. 각자 다른 이야기를 갖고 있지만, 공통적인 주제는 ‘자기공감’이다. 팬데믹 이전에 사람들은 일이 뜻대로 되지 않거나 성취도가 낮을 경우, 스스로 자책하고 속앓이를 하곤 했다. 하지만 다우드와 설즈베리가 지적하듯이, 팬데믹 상황에서는 실망과 슬픔이 ‘노멀’한 것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솔직해지고 실망감에 더 쉽게 공감하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고통과 혼란 속에서 흔히 2020년을 그저 빨리 잊고 싶어 한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설즈베리와 그녀의 고객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많은 사람이 지금껏 없었던 방식으로 감정을 다루게 되었다고 말해요. 고통은 우리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만들었죠. 더 나은 나를 만들어가고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고 우선순위에 더 집중하게 만들었어요. 이렇게 애쓰다 보면 긴 밤 끝에 곧 새벽이 올 테니까요.”



글 | 애슐리 에이브럼슨(Ashley Abramson)



우리는 더 오래 일하고 있다…
재택 또는 원격 근무가 더 나은 방식일까?

스탠퍼드 대학 경제학자 니콜라스 블룸은 6월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미국인 10명 중 3명이 해고되었다”고 추정했다. 그중 2명은 생계가 곤란한 위기상황으로 내몰렸고, 그나마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난제에 부딪혔다. 사회조직들, 즉 기업, 대학, 정부기관 등은 예산을 삭감했으며, 미국의 근로자들은 가능한 한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받으려 애쓰는 중이다.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에게 재택 근무는 또 다른 변화였다. 지난여름 310만 명의 직원을 관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직장 폐쇄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일하는 시간이 평균 1시간 정도 더 길어졌다고 말한다. 주방 식탁이든지 침실 책상이든지, 집에서 스스로를 컨트롤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재택 근무란 시스템이 꽤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GWA(Global Workplace Analytics)의 지난 5월 조사에 따르면 “약 80%의 직원이 집에서 일할 때 더 생산적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70%의 매니저는 예전과 같거나 더 낫다고 말하고, 76%는 팬데믹이 해결된 후에도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집에서 일하고 싶어 했다. 대부분이 집에서 이틀 이상 일하고 싶어 하며, 칸막이가 있는 사무실에서의 풀타임 근무로 돌아가길 원하는 직원은 10% 미만이었다.



하지만 여러 문제도 동시에 생겼다. 집이 근무공간으로 바뀔 경우, 일과 삶의 균형이 모호해질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책임으로 떠안아야 할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근로 시간이 사무실에서 일할 때보다 점점 길어지고 있다. 어쩌면 24시간 내내 근무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다. 대부분의 회사는 재택 근무를 통해 거실을 줌 환경으로 바꾸게 만들었지만, 이에 대한 책임에 있어 개인적 부담을 덜어줄 준비는 되어 있지 않다. 뉴욕대 심리학과 교수인 테사 웨스트는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집에선 ‘분리’가 어렵고 엄마이자 배우자로서의 역할과 함께 반려동물까지 돌보면서 업무에 몰두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니까요. 일하기 위해선 정말로 많은 노력이 필요한 데다가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쌓여가죠.”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부모는 집안일과 학교 교육을 관리하는 데 거의 두 배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으며, 엄마들은 아빠들보다 일주일에 평균 15시간 이상을 더 할애한다”고 한다.



‘근무 시간’과 ‘근무 시간이 아닌 시간’ 사이에서 일종의 물리적 장벽을 만드는 한 가지 방법은 비록 방 한구석일 뿐일지라도 나만의 홈오피스를 개척하는 것이다. 원격 근무를 지원하는 아이오메트릭스의 부사장 애니타 카모리는 “하루 8시간씩 주방 식탁에 앉아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일단 회사가 필요한 경비를 지원했다면(그렇다면 정말 행운이지만), 홈 오피스에선 내가 직접 시간을 관리해야 한다. 카모리는 멀티태스킹에 능하지 않은 직원들을 위한 좀 더 효율적인 루틴화에 주목한다. “사생활과 완전히 분리되는 하루 일정을 엄격하게 세우세요. 그리고 이걸 습관화해야 하죠. 근무시간의 효율성을 스스로 높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에요.”



물론 아무리 경계선이 엄격할지라도 엄청난 규모의 위기의식은 효율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운 좋게 고용이 유지되고 있을지라도, 사회적으로 고립된 순간이 지속될수록 질병에 걸리거나 회사에서 해고되거나 집을 잃는 등의 두려움이 끊이질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돈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는 개념 자체를 초월할 수밖에 없다. 당분간은 매일의 일에 충실하고 현재에 몰입하는 것만이 이 상황을 이겨내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글 | 카라 맥그라스(Kara McGrath, <얼루어 US> 디지털 부편집장) 



우리는 술을 더 많이 마시고 있다
하지만 원치 않는다면 얼마든지 대안은 있다

2019년 9월에 비해 2020년 9월 명상 앱에 있는 ‘공황발작 다스리기’를 듣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었다. 또 다른 인기 프로그램은 ‘코로나 블루를 줄이는 방법’에 관한 명상이다.



어느 수요일 오후,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재택 근무의 하루를 보내고 있는 수요일 오후 4시 45분의 일이다. 이젠 사무실이 되어버린 거실에서 내 시선은 스크린 속의 쇼핑 목록을 이리저리 훑어내려가고 있다. 솔직히 여전히 시계를 곁에 두고 있긴 하지만, 시간 감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어떤 날은 아침 9시의 줌 콜을 위해 새벽부터 분주하다가 어떤 날은 오후까지 잠들어버린다. 하지만 이 시간이 나에게 진짜 자유롭고 행복한 시간인가?



모든 종류의 술을 바로 문 앞까지 주문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드리즐리(Drizly)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올해 오후 3시에서 7시 사이에 술 주문이 63%나 증가했다고 한다. 온라인으로 술을 주문한 사람들의 54%는 이때를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꼽았다. 이 시간대가 가장 생각이 많아지고 위로받고 싶어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 4월과 6월 사이에 전국적인 셧다운이 이뤄짐에 따라 주문량은 50% 이상 증가했고, 디즐리의 경우에는 동일한 분기 대비 136% 이상의 매출증가를 기록했다.



이 수치들은 우리가 그동안 모여 앉아 술을 마시던 방식이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팬데믹 이전 우린 흥청거리기도 했고, 또 1월 한 달간 술을 마시지 않는 드라이 재뉴어리(Dry January)나 멀쩡한 10월을 내세우는 ‘소버 옥토버(Sober October)’ 캠페인을 통해 절제하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의식적인 소비와 계획적인 금주를 통해 라이프스타일과 수면의 질, 그리고 활력 증가 등 다양한 이점을 얻고자 하는 움직임도 일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지금 얼어붙은 상태다. 오히려 술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설사 술을 적게 마셔야 한다는 의식은 있다 하더라도,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알코올을 더 많이 찾게 되는 건 사실이다.



친구들과 피드를 통해 조사한 비공식적인 여론에 의하면, ‘팬데믹의 스트레스와 함께 시간 개념마저 비틀릴 때, 우리는 우울과 불안을 더 느끼고 알코올 섭취가 증가한다’는 사실에 동의했다. 워싱턴 대학의 임상심리학자이자 NowMattersNow.org의 CEO 우슐라 화이트사이드는 “사회적 고립은 스트레스와 자율성이 합쳐진 개념이어서 개인의 절제를 더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정상적인 일상이 사라지면, 우리는 새롭고 독특한 방식으로 행동하기 시작해요. 처음에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할 일들이 있기 때문에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틀이 사라지고 개인적인 책임이 따르게 되죠. 오후 3시쯤 줌 미팅이 끝난 후 웹캡을 끄면 거의 혼자니까요.”



만일 최근 들어 심각해진 혼술을 자제하고 싶다면, 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중독에 관한 국립 연구소가 제공하는 온라인 자료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이 연구소의 콥 국장은 “팬데믹 상황에서의 음주 증가는 더더욱 걱정스러운 문제”라 지적한다. “위기와 관련된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대처하는 유일한 해결책이 술로 전락해버리니까요.”



홈 오피스 너머로 해가 지면 무언가를 마시고 싶은 충동이 든다면, 가능하면 무알코올이나 적당히 분위기를 낼 수 있는 ABV(Alcohol by Volume, 알코올 함량)가 낮은 주류를 택하자. 가벼운 아페리티프(식전주)를 택하거나(엘더플라워, 생강, 로즈메리 추출물 등을 담은 수제 아페리티프도 권장할 만하다) 스파클링 워터도 좋다. 아님 진정 효과를 지닌 허브티나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인삼차도 알코올에 대한 갈망을 덜어줄 수 있다. 또 ABV가 낮은 콤브류차(Kombrewcha)의 ‘탄산기포 발효차’나 와일드 아크 팜(Wild Arc Farm)의 ‘피케(Piquette)’를 택해도 좋다. 탄산기포 발효차는 유기홍차, 유기자당, 유기효모, 유기과일 등 천연성분을 원료로 한다. 피케트는 포도를 압착하고 남은 포도 찌꺼기로 만든 발효술로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저도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모두 다 함께 치어스!



글 | 다이애나 마조니(Dianna Mazzone, <얼루어 US> 시니어 뷰티 에디터)


팬데믹은 뷰티의 의미를 재정립하고 있다
뷰티의 우선순위도 재평가되었다

역사적인 사건은 항상 예기치 못하게 사회, 문화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뷰티 업계도 이를 피해갈 수는 없다. 팬데믹 여파로 우리는 ‘아름다움’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뷰티는 선전의 도구였고 화장은 애국심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남성을 대신하여 경제 활동을 하게 된 여성들이 일을 하면서도 여성성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메이크업이 은근하게 강요되었던 것이다. 이렇듯 전 세계적인 역경은 언제나처럼 뷰티 산업에 영향을 주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뷰티의 우선순위도 재평가되었다. 작년 3월부터였다. 많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것이다. 생존을 위한 필수품 리스트에 화장품은 없었다.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사람들은 쇼핑몰이나 백화점, 뷰티 매장에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 수많은 뷰티 살롱, 스파 등 1:1 맞춤 케어 숍도 마찬가지였다. 가는 곳이라곤 오직 식료품점으로 제한되었고(그마저도 쿠팡 로켓배송, 마켓컬리 새벽 배송 등 온라인 장보기로 대체되었다), 예약해둔 헤어 시술을 취소했으며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미국 신시내티 지역에서 세일즈 매니저로 일하는 테레사 슈나이더는 “가상의 업무 속에 새로운 셀프 뷰티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새로운 홈 뷰티 개념이 자리 잡기 시작했어요. 우린 노트북과 줌을 통해 미팅에 참석하면서 어떻게 우리 스스로를 돌볼지를 고민하고 있죠. 화면에 나타나는 본인의 실제 모습과 피부 상태에 익숙해지려고 애쓰는 중이에요. 아무래도 혼자 직접 하는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죠.” 그리고 이 기회를 활용해 집에서 시도해보지 못했던 스타일에 도전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헤어숍에서 2~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브레이드 시술(땋은 머리)을 받아왔던 마케팅 컨설턴트 사미라 이브라힘은 이렇게 오랫동안 머리카락을 내버려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주기적으로 미용실을 찾는 데는 직장 내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 깊은 관련이 있었죠. 그런데 이젠 훨씬 더 느긋해졌어요. 앞으로는 시간을 두고 나만의 스타일을 개발해볼 생각이에요.” 한국도 다르지 않다. 헤어 살롱은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키며 운영 중이지만 줄어든 손님을 회복하기는 역부족이다. 셀프 네일 제품과 셀프 제모제의 판매 급증은 많은 사람이 셀프 케어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고 있음을 제시한다.



뷰티 시장 전체 매출도 팬데믹의 여파를 받았다. 눈과 눈썹을 제외한 마스크 존 부위의 뷰티 제품(립스틱, 블러셔 등)이 특히 심했다. 매킨지(Mckinsey)는 “유명 뷰티 브랜드의 매출 손실이 55~75%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점차 회복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필요한 제품을 신중하게 고르고 좀 더 내추럴한 메이크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우리는 항상 근사해 보이고 싶어 하지만, 팬데믹 상황을 계기로 근사함의 기준이 재정의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팬데믹으로 인해 성형수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것이다. 에디터 주변에도 재택 근무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성형외과를 찾았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꽤 오랜 회복 기간이 필요한 가슴 성형, 마스크로 가릴 수 있는 코 성형이 특히 그렇다. 이런 상황을 가속화시키는 데 화상회의도 일조했다. 평소 신경 쓰지 않던 주름이 줌 화면을 통해 보니 부쩍 거슬린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몇 시간 동안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단점을 발견하고 불안감을 느꼈다. 심리학자 로빈 혼스타인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을 성형 수술로 보상 받으려는 경향도 있다고 말한다.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일로 성형수술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물론 팬데믹이 종결되고 그동안 취소되었던 모든 사회적 행사일정이 살아나면, 일상이 정상화된다면 뷰티의 개념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나 역시도 어느새 출근을 하거나 쇼핑을 갈 때, 저녁을 먹으러 갈 때도 메이크업으로 무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한다. 화상 회의를 할 때도 별다른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내 얼굴을 지켜보는 일이 괴롭지 않다는 건 다음의 명확한 메시지를 갖고 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 물론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겠지만 말이다.



글 | 다리안 하빈(Darian Harvin)


우리는 또다시 낭비 중이다

인간은 지구상의 유일한 거주자가 아님에도 이 땅의 자원을 가장 많이 낭비하는 생물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겐 자연을 되살리고 깨끗이 보존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최근 환경보호론자와 기후과학자들이 공유한 정보를 토대로 우리는 나름대로 환경을 보호하는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우리의 일상에 코로나19가 침투했다. 전 세계적으로 모두가 힘든 상황을 겪고 있지만, 오히려 어쩌다 발생한 팬데믹은 지구 환경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치는 부분도 있다. 항공편이 결항되고, 자동차가 주차장을 지키면서 유례없이 대기오염이 감소하고 수질이 깨끗해지는 등 지구의 바뀐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인도의 뷰티 에디터 바수다 라이는 “뉴델리에 살면서 처음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맑은 하늘을 보았어요”라고 말한다. “비록 다른 곳은 돌아다닐 수 없더라도, 안뜰에 앉아 바라보는 파란 하늘은 숨통이 트이게 해줘요.” 이는 서울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2020년 기준 서울의 미세먼지 하루 평균 농도는 전년 대비 같은 기간에 비해 22%가량 감소했다. 초미세먼지 배출량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으니 대기 질이 크게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일시적으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지구온난화와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쪽으로 바뀌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일회용품 사용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회용품 사용 제한이 한시적으로 해제되면서 엄청난 폐기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위생에 민감해지면서 일말의 거부감도 없이 일회용품을 사용한다. 일회용 마스크, 물티슈, 손 소독제, 라텍스 장갑, 겹겹의 포장 등. 일회용품은 편리하고 여러 겹의 포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듯한 느낌을 주니 말이다!



실제로 환경부는 상반기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의 하루 평균 발생량이 약 850톤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택배와 배달 음식 급증으로 일회용품이나 플라스틱 제품의 소비가 늘어났으며, 개인이 집에서 일하고 생활하면서 더 많은 폐기물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하지만 우리에겐 정화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스스로 얼마나 많이 소비하는지 일깨우면서 재활용과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나아가 환경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생산되는 모든 플라스틱 폐기물 중 재활용되는 것은 9%에 불과한 실정이니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플라스틱을 재활용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재활용하기 어려운 재료에 대한 무료 폐기물 수거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테라사이클(TerraCycle)의 CEO 톰 차키가 말한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재활용할 수 있는 것은 이윤을 위해 재사용되는 것뿐이죠. 하지만 이제 플라스틱 재활용은 이윤이 아닌 도덕적인 양심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비록 돈벌이가 되지 않더라도 환경을 위한 도덕적 범주에 넣어야죠.” 우리는 재활용과 폐기물 발생에 대한 의식을 다시 다질 필요가 있다. 뉴욕의 환경론자 케이트 쿠레라 부국장은 이렇게 말한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넘길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사실 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직접적인 의무는 없어요. 좋든지 싫든지 그 책임은 현재 개인에게 있죠. 하지만 돈은 곧 힘이에요. 우리가 소비하는 돈은 지속가능성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회사들을 압박하고 변화를 이끄는 데 활용될 수 있죠. 다양한 기관에 폐기물과 재활용에 관한 규제를 요청할 수도 있고요.”



최근 환경부가 제시한 1회용품 규제 가이드라인이나 생활 속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자는 #플라스틱 일기, #플라스틱 다이어트와 같은 캠페인에 주목하는 것도 좋다. 또 자주 구매하는 회사에 제로 폐기물을 향한 움직임에 동참하도록 요청하거나, 가능하면 마스크를 포함해 재활용과 재사용이 가능한 제품을 택하자. 더 늦어지면 안 된다.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글 | 코튼 코디나(Cotton Codin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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