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으로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을까?

조회수 2020. 6. 27.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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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 위로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이국적인 휴양지. 그곳으로 떠나는 여름휴가가 기약 없이 미뤄진 지금, 우리 역시 강렬한 태양이 그립다. 햇볕으로 이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을까?

' 경기연구원이 지난 4월 ‘코로나19로 인한 국민건강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나라 국민의 47.5%가 불안과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해결책 중의 하나로 일광욕을 추천한다는 것이다. 실제 여름이면 어디서든 누워 햇살을 만끽하는 서양 사람들은 자가 격리가 계속되자 햇빛을 보지 못해 생기는 정신적 괴로움을 심각하게 호소하고 있단다. 햇빛이 뭐길래. 햇빛이 우리의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사실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맞는 얘기다. 햇빛은 우리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햇빛을 쬐면 소위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 발생이 촉진된다. 세로토닌은 우리의 기분, 식욕, 수면, 기억력, 학습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전달물질로,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모드로 바꿔주고 스트레스를 잘 견딜 수 있도록 돕는다. 세로토닌 수치가 낮아지면 불안감이 증가하고 우울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 자살 시도를 한 사람의 호르몬을 분석한 결과 세로토닌 농도가 다른 사람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만큼 우리의 기분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호르몬이다. 우중충한 날씨가 거의 연중 이어지는 위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 중 정신분열증을 앓는 사람이 많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또 햇빛 속 자외선은 케라티노사이트라고 알려진 표피 세포를 자극해 베타 엔도르핀을 생성한다. 베타 엔도르핀 역시 세로토닌과 마찬가지로 기분을 좋게 하고 에너지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외과의사이자 광생물학 분야의 권위자인 알렉산더 분슈(Alexander Wunssch)는 햇빛이 인간의 생체시계를 조화롭게 유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즉 인체의 호르몬 체계는 특정 시간 및 장소에 맞게 적응하기 위해, 눈과 피부를 통해 자신이 처한 환경과 주변의 빛과 색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해가 뜨고 인체가 밝은 빛을 감지하면 에너지 생성과 대사를 활성화하도록 신경을 세팅한다. 반대로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몸은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게 되는 것. 때문에 인체는 햇빛을 제대로 보지 않으면 스스로를 세팅할 수 있는 기준에 혼란을 겪게 되고 때문에 신체 리듬이 깨질 수 있다. 불면증이 있다면 햇빛을 쬐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낮동안 햇빛을 충분히 쬐면 숙면에 도움을 주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자극해 몸과 마음의 긴장이 완화되고 쉽게 졸음이 몰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햇빛을 쬔 지 약 8시간 후,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더 활발해지므로 제때 잠들고 싶다면 미리 적정시간 동안 햇빛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 

햇빛에 노출되는 정도가 여러 방면에서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가지 더, 비타민D 결핍도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D는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다른 비타민과 달리 피부가 햇빛에 노출됐을 때 체내에서 합성된다. 뼈와 치아 건강은 물론 면역력을 높여 각종 감염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알레르기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비타민 D가 부족하면 근력이 약화될 수 있고 심하면 골다공증, 구루병, 골연화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는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발표된 한 연구조사에서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 사는 18~25세 사이의 건강한 여성을 계절별로 관찰했는데, 비타민D가 30ng/mL 이하로 부족할 때 상당한 우울증 징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비타민D를 보충하면 이런 증상이 완화됐던 것. 비타민D 결핍을 막으려면 대구, 연어 등의 생선이나 달걀 노른자, 치즈, 시금치 등의 식품을 섭취하고 하루 15~20분씩 햇볕을 쬐야한다. 물론 코로나 블루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고 햇빛을 쬐는 것만으로 100%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햇빛을 쬐는 것이 정신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은 확실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단 갑자기 강한 햇살을 오래 쬐려 하지 말고, 매일 조금씩 노출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일광욕 후에는 몸과 피부에 충분한 보습을 해주는 것도 잊지 말 것. 시원한 물 한잔을 마셔 체내 수분을 보충하고 알로에젤처럼 쿨링감이 있는 제품을 바르거나 찬물로 샤워를 해 피부의 열감을 줄여줄 것. 찬물 샤워는 피부 진정은 물론 기미, 잡티의 원인이 되는 멜라닌 생산에 필요한 혈액 공급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장마철 등 야외에서 햇빛을 쬐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기계 태닝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UVB 광선이므로, UVA 광선만 포함된 기계를 사용한 태닝은 우울증 치료에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 동안중심클리닉 구소연 대표원장의 설명이다. 또 기계태닝으로 UVB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우울감을 줄일 수 있는 생활 꿀팁
햇빛을 쬐는 것 외에도 도움이 되는 다양한 방법. 

1 꾸준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할 것 
규칙적인 운동은 우울감을 줄이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운동을 하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기분이 나아지도록 하기 때문이다. 주 3회, 한 시간가량 꾸준히 운동할 것. 

2 가공식품 섭취를 피할 것 
정제 설탕과 색소, 합성 화학 성분이 들어간 가공식품은 정신 건강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먹는 순간은 기분이 나아지는 것처럼 착각하게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 인공 감미료를 끊는 것도 방법. 

3 불면증부터 해결할 것
불면증과 우울증 역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있다. 제때에 충분히 잠을 자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기 때문. 신체활동을 통해 약간의 피로를 느끼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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