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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오래된 가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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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강은 소리 없이 흐른다. 소란스럽지 않게 제자리를 지켜온 서울의 오래된 가게 8곳.  
SINCE 1946 | 태극당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태극당이 74년째 건재한 이유는 변화하지 않았기에, 혹은 부단히 변화했기 때문이다. 고소한 모나카 껍질 안에 담백한 우유 아이스크림을 품고 있는 모나카 아이스크림은 1947년부터 선보인 시그니처 메뉴다. 이 외에도 달콤한 백앙금 속 견과류가 가득 씹히는 월병과 단팥빵, 사라다빵의 한결같은 맛은 많은 사람이 대를 이어 멀리서도 태극당을 찾아오는 이유다. 발걸음을 이어지게끔 하는 배경에는 숨겨진 노력이 있다. 자체 폰트를 개발하고 무궁화를 본뜬 로고를 만들고 수페르가, 라인프렌즈 등 브랜드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진행하며 거의 문을 닫을 뻔한 위기를 극복했다. 지난 역사와 다가오는 내일의 중간에서, 태극당의 현재는 매일 새로워지고 있다. 주소 서울 중구 동호로 24길 7  
SINCE 1953 | 동양서림
‘마음의 동쪽, 책으로 가꾼 숲’이라는 뜻을 가진 혜화동 로터리의 랜드마크 책방이다. 명륜동의 가겟방에서 시작된 작은 서점이 1960년대 중반, 규모를 확장해 지금까지 60년 넘게 운영중이다. 문인들과 주민들이 드나드는 터전으로 자리 잡으며 2013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다. 넓지는 않지만 다양한 책을 분류, 정리한 모양새는 누가 보아도 공간과 책을 애정하는 이의 손길이 느껴진다. 곳곳에 붙어 있는 책에 대한 추천사 및 큐레이션은 관심사 밖에 있던 책마저 집어들게 하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둥근 계단으로 이어지는 2층에는 유희경 시인이 운영하는 시집 서점 위트앤시니컬이 유난스럽지 않게 불을 밝히고 있다. 북토크, 낭독회가 진행되는 날이면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빛과 호흡으로 숲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주소 서울 종로구 창경궁로 271-1  
SINCE 1956 | 학림다방
복고가 레트로로, 또 뉴트로로 돌고 도는 동안에도 학림다방은 묵묵하게 그 자리를 지켜왔다. 황동일 시인의 헌시가 새겨진 출입구를 지나, 삐그덕 소리가 새어나오는 나무 계단을 오르면 서울의 1960~70년대로 향하는 시간여행의 준비는 끝났다. 빛바랜 소파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테이블,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피아노와 클래식 선율이 흘러나오는 커다란 스피커까지. 지난날 다른 누군가가 시를 쓰고, 혁명을 꿈꾸고, 역사를 써 내려갔을 공간은 이제 모든 세대가 즐겨 찾는 추억의 장소다. 직접 로스팅하고 블렌딩한 원두를 사용해 커피맛도 훌륭하다. 쫀쫀한 크림이 가득 올라간 비엔나 커피와 푸딩처럼 부드러운 크림치즈 케이크를 맛본다면 학림의 성업이 단지 분위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소 서울 종로구 대학로 119 2층  
SINCE 1962 | 유림면
어떤 가게는 메뉴판만으로도 진가가 드러나는데, 50년 전통의 유림면이 그러하다. 오직 6가지 국수만으로 채운 메뉴는 면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3대째 이어오는 가게는 소위 서울 3대 메밀국숫집으로 손꼽히며 여름에는 구수한 메밀국수가, 겨울에는 뜨끈한 냄비국수가 인기다. 강원도 봉평 메밀에 밀가루를 적절히 섞어 메밀의 향과 맛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식감이 부드러운 면을 뽑아낸다. 면은 미리 숙성시켜놓았다가 주문과 동시에 삶아내기에 더욱 쫄깃하다. 메밀간장, 비빔국수의 양념장 등 전반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면의 매력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나와 화제가 됐던 냄비국수는 큼직한 어묵과 버섯, 반숙계란이 올라가 과연 외계인 도민준마저 몇십 년째 반할 맛이다. 주소 서울 중구 서소문로 139-1  
SINCE 1967 | 원삼탕
어릴 적 공중목욕탕에 대한 기억을 더듬으면 따뜻하면서도 포근한 증기 냄새, 개운하게 머리를 말린 후 빨대로 마시는 삼각 커피우유의 맛, 나른해진 채로 드러누운 등 너머로 느껴지는 울퉁불퉁한 평상의 굴곡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3대째 운영 중인 원삼탕에선 매일 일어나는 일이다. <무한도전>, <응답하라 1994> 등의 촬영지로 쓰여 직접 가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낯익은 풍경이다. TV에 방영되고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새로운 손님들이 몰려들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오랜 단골 손님들의 쉼터와 같다. 시설은 최신이 아닐지라도 위생은 늘 최선으로 관리한다고. 탕의 크기가 작은 만큼 그때그때 물을 갈고 청소를 빼먹지 않는다는 기관장은 수많은 계절이 스치며 바랜 ‘목욕합니다’ 팻말을 유독 자랑스럽게 여겼다. 주소 서울 용산구 원효로 123-12  
SINCE 1971 | 필동해물
동국대 뒷길, ‘실내 포장마차. 필동해물’의 강렬한 서체와 컬러가 한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 그대로 해물을 주력으로 하는 실내포차지만 이르면 오후 4시, 보통 때는 4시 30분부터 문을 열어놓으니 낮술을 사랑하는 애주가들에게는 보물 같은 아지트가 아닐 수 없다. 주문을 하자마자 수북하게 담긴 홍합탕이 나온다. ‘이거 안 시켰는데요?’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지만 놀랍게도 어느 테이블이나 제공되는 기본 안주다. 특별히 좋아하는 해산물이 없다면 고민 없이 모둠으로 시키면 된다. 쑥갓 위에 해삼, 멍게, 소라, 전복 등이 차곡차곡 서로의 이불이라도 되는 듯 고운 자태로 담겨 나온다. 가격은 2만7천원. 전에 비해 인상된 가격이지만 여전히 어디서도 이 가격에 이 정도 양과 구성을 맛보기란 쉽지 않다. 시간이 멈춘 70년대를 배경으로 초록빛 병이 쌓여가는 마법의 밤이 궁금하다면 필동 방향으로 향하길. 주소 서울 중구 필동로 30  
SINCE 1975 | 돌레코드
청계천을 끼고 황학동에 이르면 뭐가 있는지 콕 짚어 말하긴 힘들지만 확실히 없는 게 없는 풍물시장에 다다른다. 돌레코드는 바로 그곳에 있다. 조밀하게 새겨진 ‘LP, CD, LD 중고음반전문점’ 글자 아래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야말로 빼곡한 레코드 골목이 펼쳐진다. 이젠 찾아보기 힘든 카세트테이프부터 수집하는 사람들이 다시 늘고 있는 LP판까지, 세상의 음악은 모두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수입LP가 막 보급돼 판을 구하기 힘들었던 시절에는 수입과 판매처 역할을 도맡았지만 지금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오가며 물건을 사고파는 플랫폼 역할이 커졌다. 록, 클래식, OST 등 나름의 체계로 정리되어 있지만 LP만 해도 15만 장에 달하니 두 눈으로 구석구석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인내심 끝에 발견한 보물은 더 달콤한 법이니까. 주소 서울 중구 마장로9길 49-29  
SINCE 1986 | 애플하우스
각종 상회와 학원, 출력소의 간판이 다닥다닥 즐비한 골목은 어쩐지 수상해 보이면서도 지극히 한국적이다. 애플하우스는 상가 2층에 숨어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드문 반포의 명물 떡볶이집이다. 분점 없이 본점만 운영하고 있어 언제 가도 웨이팅을 각오해야 하지만 계단 벽면에 가득한 낙서를 구경하고 있자면 어느새 순서가 다가와 있다. 춘장과 고추장을 섞어 검붉은 빛을 띠는 즉석떡볶이는 그리 맵지도 달지도 않은, 학교 앞 떡볶이가 떠오르는 추억의 맛이다. 사실 이곳의 주인공은 떡볶이가 아닌 무침 군만두다. 빠삭한 군만두를 달착지근한 소스에 무쳤다. 양념치킨과 떡꼬치 사이 어딘가의, 결코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무적의 소스다. 주문할 때의 팁을 전하자면 너무 많지 않을까 걱정될 만큼 시키면 딱 맞다. 포장용도 잊지 말 것. 주소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50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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