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맡는 신상 향수 4탄! 샤넬, 구딸, 캘빈클라인 리뷰

조회수 2019. 1. 23. 15: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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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대체 무슨 향이지? 궁금하다면 참고하길!

2019년의 시작은 어떤 향과 함께 하면 좋을까? 3가지 신상 향수를 맡아보고 느낀대로 적어봤다. 긴글 주의!

석양이 지는 광할한 자연과 대지의 느낌을 담은 우디 시트러스 향 구딸 부아 드 아드리앙 100ml 25만5천원.


구딸이 설명하는 이 향수 브랜드 리뉴얼 후 가장 처음 선보이는 향수. 아닉 구딸 브랜드의 창시자이자 조향사인 '아닉 구딸'의 딸, '까밀 구딸'이 '오 드 아드리앙'을 재해석해 조향했다. 해질녘 붉게 물든 대지, 밝은 노을, 겨울밤의 포근한 숲을 표현한 향으로 대지를 떠올리게 하는 흙냄새, 상큼한 시트러스가 어우러진 향이다.

노트 라임, 파인, 발삼나무, 아이비,  조향사 까밀 구딸

STORY  '아닉 구딸'에서 '구딸(Goutal Paris)'로 브랜드 명을 바꾼 뒤 각 향수의 브랜딩도 새롭게 바뀌었다. 조향의 모티브가 된 고유의 스토리에 따라 크게 5가지 '스토리 장르'를 나눈 것. '부아 드 아드리앙'은 아드리 아누스 황제와 같은 비범한 인물들의 대담한 삶을 모티브한 장르인 'The Marvelous Portraits'의 시리즈 중 하나로, 그 인물의 행적이나 이미지 등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이 인물이 대체 누구냐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 게 인지상정!


Photo by Hulton Archive/Getty Images

고대 로마에 집권 당시 로마 역사상 최대 집권 영역을 가졌을 정도로 로마 제국 사상 가장 현명했던 황제, '5현제'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가 사랑했던 미소년 안티노우스가 나일강에서 사고로 죽자(사고인지 자살인지는 확실치 않음) 그를 신격화하며 신전을 세우고 조각상을 만드는 등의 행보, 매사에 변덕스러운 기질때문에 폭군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처럼 다소 다각적인 면도 가지고 있던 그의 대담한 생애를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 석양이 질 때 대조되는 빛과 어둠, 차가운 공기와 아직 뜨거운 열기를 머금은 대지, 나무의 시트러스 향과 흙 내음 등이 조화를 이루는 향으로 표현했다.



내가 느낀 구딸의 부아 드 아드리앙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편인 시트러스 우디향. 달달한 것과는 거의 정반대의 느낌이기 때문에 부드러운 단향이 취향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매캐한 우디 노트 특유의 느낌과 함께 상큼한 라임향이 함께 나는데 의외로 시트러스 노트가 우디향보다 조금 더 강하게 느껴져 나이 들어보이거나 남성적인 느낌이 나지는 않는다. 상큼함이 처음부터 끝까지 강하게 남아있어 중성적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듯. 처음 뿌렸을 때와 잔향 차이가 거의 없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향 자체가 강하다. 한가지 의아 했던 건, 처음 시향했을 때 베티버가 포함되어 있을 거라 거의 확신했지만 노트 리스트에는 없었다는 점이다.

가장 비슷한 향을 찾자면 매우 좁은 골목에 위치한 '힙한' 바에서 나는 듯한 인센스 향.  펜할리곤스의 포트레이트 컬렉션 중 진저와 타바코향을 표현한 '롤링 래드클리프 오 드 퍼퓸', 이솝의 '휠'과도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다.



이 향을 꼭 시향해봐야 하는 이유 많은 향수를 접하다 보면 남들이 잘 모르는 향, 어디에서도 맡아 보지 못한 새로운 향을 찾기 마련인데 이 향은 그 조건에 어느정도 부합한다. 일반 향수보다는 니치 퍼퓸 계열 특유의 무드가 느껴지기 때문(가격과 함께..). 흔하지 않은 특별한 느낌의 향을 찾는다면 한번 시향해보길 추천한다.



한마디로 상큼하고도 묵직한 느낌이 동시에 드는 중성적인 매력의 향.



어딘가 쌉쌀한 느낌의 플로랄 향 캘빈 클라인 우먼 30ml 7만3천원,  50ml 10만5천원, 100ml 12만7천원.


캘빈 클라인이 설명하는 이 향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랄프 시몬스가 선보인 첫번째 캘빈 클라인 향수. 각자 고유의 강한 향을 지닌 원료를 조합해 만든 향으로 활력이 넘치며 때로는 강렬한 느낌을 주는 우디 플로럴 향. 각자 다른 목소리, 자유, 정체성을 가진 다각적인 현대 여성성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탑 노트 유칼립투스 열매  미들 노트 오렌지 플라워  드라이 노트 알라스칸 시더우드  조향사 아닉 메나르도, 오노린 블랑


STORY

"개인을 만드는 데는 한 명 이상의 사람이 필요합니다." -루피타 뇽오

패키지부터 범상치 않아보이는 이 향수, 캠페인도 숨은 사연이 오조오억개 일 것 같아보이지 않은가? 이번 캠페인의 주인공은 바로 할리우드 배우 루피타 뇽오와 시얼샤 로넌. 이 두명의 배우를 캠페인에 등장 시킨 이유부터 작업 배경, 두 사람 옆에 나란히 자리 잡은 다른 두 인물들까지 모두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있다.


"당신은 당신이 되고 싶은 어떤 타입의 여자도 될 수 있습니다." - 시얼샤 로넌

'여성에 의한 여성의 기념'이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캠페인은 현재 할리우드계에서 여성에게 새로운 영향력을 주는 루피타 뇽오, 시얼샤 로넌과 함께 작업했으며 이 두 인물 모두 여성에 대한 목소리를 담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란히 놓인 인물은 각자 여성으로서, 창조가로서 그들의 정체성을 찾는데 영감을 준 인물들이다. 루피타 뇽오의 아이코닉 우먼은 어사 키트와 배우 캐서린 헵번, 시얼샤 로넌은 씨씨 스페이식과 니나 니몬을 선정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각자 분야에 있어 선구자들 혹은 열정으로 가득찬 인물이라는 것. 여기에 세계적인 사진 작가 앤 콜리어가 여성 주체가 그들 고유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내가 느낀 캘빈 클라인우먼 향수 속 캠페인에 숨겨진 많은 스토리들과 시선을 강탈하는 보틀 디자인(사실 저 눈 모양은 실제 뚜껑에 달린 둥근 아크릴에 프린트되어 있다. 배경 아님!) 등 다양한 비주얼과 함께 하는 이번 신상 향수. 과연 그 향은? 솔직히 말하자면 다른 향수들에 비해 향이 독특하다거나 튀는 느낌이 들진 않는다. 시향하자 마자 곧바로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건 '파우더리하다'  '플로럴 계열이네' 정도. 노트 구성 자체는 조금 독특한 편이다. 플로럴 계열을 톱 노트로 선정하지 않고 미들 노트로, 톱 노트는 유칼립투스 열매, 그리고 드라이 노트는 시더우드로 우디함을 더했다. 달달한 느낌은 거의 10% 미만에 수렴해 여성으로 따지자면 커리어 우먼, 분위기 자체는 따뜻한데 어딘지 모르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떠오른다.


한마디로 파우더리한 꽃향



샤넬 제공

매일매일 행운처럼 입는 유쾌하고 발랄한 향 샤넬 샹스 오 땅드르 오 드 빠르펭 50ml 15만원, 100ml 21만7천원.


샤넬이 설명하는 이 향수 샹스 향수 중 가장 부드러운 향수! 샤넬의 조향사인 올리비에 뽈쥬가 기존의 향인 '샹스 오 땅드르' 향수를 재해석해 새로 만들었다. 자스민 앱솔루트가 플로랄 노트를 더욱 풍부하게, 로즈 에센스가 로맨틱한 느낌을, 화이트 머스크 노트들이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 강렬하고도 부드러운 느낌의 플로랄 - 프루티 향수다.


탑 노트 자몽, 마르멜루(장미과 나무의 과일, 모과처럼 생겼지만 맛은 다름)  미들 노트 자스민, 로즈  베이스 노트 화이트 머스크 조향사 올리비에 뽈쥬


STORY

Photo by Keystone/Hulton Archive/Getty Images

'샹스'의 진짜 뜻

불어로 '샹스', 영어로 바꿔 말하면 '찬스'. 행운 또는 기회를 뜻하며 가브리엘 샤넬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단어다. 우연의 일치일까? 샤넬(CHANEL)과 샹스(CHANCE) 두 단어의 철자마저 비슷하다. 이처럼 전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되기까지 그녀의 삶은 '샹스'로 가득 차 있을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았다. '행운'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무엇이든 그녀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야 했다. 행운이 오기까지 가만히 기다리기 보단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운을 만들어냈다. 결국엔 이것이 그녀 인생의 전반적인 원동력이자 성공의 열쇠가 되었으며 샤넬은 이와 같은 진취적인 마드모아젤 샤넬의 정신을 그대로 담아 젊고, 도전적이며, 예측할 수 없는, 적극적인 여성의 향을 탄생시켰다. 그게 바로 2010년부터 계속 되어온 '샹스'다.



역대 캠페인에서 찾아볼 수 있듯 샹스는 보틀부터 다르다. 넘버 5 등 다른 향수들은 전부 각지고 딱딱한 느낌이 드는데 비해 샹스는 둥그런 모양인 것. 이는 한곳에 멈춰있지 않고 항상 움직이는 형태로,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도전적인 면을 상징한다. 샤넬픽! '장 폴 구드' 감독은 이런 면을 살리기 위해 캠페인 영상을 게임과 연관지어 역동적인 비주얼을 만들어냈다. 일단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모험이 필요하고, 이는 게임과 아주 비슷하기 때문.



이번 캠페인은 게임보다 좀 더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새로운 기회를 상징하는 공간인 오디션을 주제로 제작되었다. 댄서들이 추는 역동적인 춤동작과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감성을 살린 장면들로 좀 더 시네마틱하면서 밝은 분위기로 연출했다. '기회는 잡는거야!' 라는 내용은 역대 캠페인과 같다.



내가 느낀 샤넬 샹스 오 땅드르 오 드 빠르펭 일단 여기까지 읽느라 수고가 많았다(??). 샤넬에서 유명한 향이다 보니 이미 맡아본 사람들도 많겠지만, 사실.. '샹스'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이상 기본 뼈대는 전부 같다. 바로 자스민! 센터는 항상 고정이기 때문에 여기서 첫 느낌과 잔향만 살짝씩 다르다. 이번 신상같은 경우에는 달달하고 부드러운 꽃향과 함께 머스크의 느끼함이 많이 느껴지지 않아 청량하며 깨끗한 느낌이 든다. 다른 향수에 비해 잔향이 특히 좋은 편인데, 막 샤워하고 나온 듯한 깔끔한 느낌의 향이 오래 지속된다. 향 자체는 강하지 않은 편이라 반나절 정도 지나면 미세하게 남아있거나 다른 향에게 먹히기도 한다.



한마디로 선물을 줘도 무난할 만큼의 대중적인 플로럴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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