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냥이 시점 '냥집사'들의 사생활 인터뷰

조회수 2018. 10. 14.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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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반려묘의 일상은 어떠한가요?
전지적 냥이 시점으로 살아가는 충성스러운 '냥집사'들에게 물었다.
출처: 얼루어코리아

이정훈♥꽁냥

출처: 얼루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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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와 냥이 소개

사진을 찍는 이정훈과 겁 많은 ‘냥아치’ 꽁냥(5세). 어릴 때 데리고 와 집 안에서만 지내서 사회성이 없고 겁이 많은 덕에 큰 소리가 나거나 새로운 사람을 보면 멀리 숨는다. 하지만 조금 친해지면 할퀴고 물고 뜯기 시작한다. 주인도 주인으로 보지 않는다. 집사 인생이란 가끔 간식이나 밥을 주는 기계의 삶이 아닐까?  


꽁냥이와의 첫만남

꽁냥이는 지인 스튜디오 계단 아래에서 숨어 지내던 막내 길냥이였다. 첫인상은 아주 작고 귀여운 아기 블랙펜서 같았다. 다만 형제들 사이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집으로 데려와 지금까지 동거묘로 살고 있다.


꽁냥이의 매력

길냥이 같지 않은 잘생긴 얼굴. 시크하지만 가끔 부리는 애교가 사랑스럽다. 직업 특성상 집에 늦게 들어가는 일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문 앞에 나와 반겨주면 너무나 행복하다. 주인의 발을 너무 좋아하는 습관도 있다. 발로 만져주면 골골송(기분 좋으면 그르릉거리는)을 부른다. 발을 잡고 놔주지 않기도 하고 물어뜯기도 한다.


꽁냥의 뇌구조

오직 간식으로 가득 차 있다. ‘나’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를 자기 아래 하등 생물이라 생각하는 게 분명하다. 내가 간식 봉지 소리만 내도 멀리서 달려온다. 요즘 살이 쪄서 간식을 줄여야 하는데 큰일이다. 고양이는 주인이 집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사냥을 다녀오는 줄 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빈손으로 들어가면 실망할까봐 일부러 간식을 사 들고 가거나 들어가자마자 간식을 줄 때가 많다. 결국 꽁냥이는 뚱냥이가 됐다.

출처: 얼루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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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냥이가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심심하지는 않았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매일 물었을 것이다. 가끔 고양이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다만 꽁냥이는 모든 대답을 “밥줘” “놀아줘” “간식줘” “화장실 치워줘”로 통일했을 것 같다, 슬프게도.


인간이 아닐지 의심되는 순간

주인이 슬프면 고양이가 위로해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새벽, 고개를 푹 숙이고 힘들어하고 있는데 누군가 내 머리를 쳤다. 고개를 들어보니 꽁냥이가 앞에 앉아 손으로 머리를 툭툭 치고 있더라고. 그때 큰 위로를 받았다.


꽁냥이의 최고의 말썽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왔더니 검은 고양이인 꽁냥이의 몸이 회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알고 보니 먼지가 가득한 싱크대 아래로 들어가 신나게 뒹군 것. 그 뒤에는 그토록 싫어하는 강제 목욕을 시켰다.


집사로 살면서 가장 큰 변화

직업의 특성상 집을 비우는 일이 많다. 하지만 집사 생활을 한 이후에는 아무리 일이 늦게 끝나더라도 집에는 항상 들러서 꽁냥이를 챙긴다.


함께 꿈꾸는 미래 

아프지 말고 항상 건강하게 내 곁에 있어주었으면.




송지영♥틸타

출처: 얼루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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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얼루어코리아

집사와 냥이 소개 

캣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로얄 그로서리’를 운영하는 송지영과 말괄량이 틸다(4세). 얌전한 새침데기 같지만, 하는 행동은 주위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다.  


틸다와의 첫만남

어릴 때, 언니의 담임선생님이 키우시던 고양이 를 탁묘한 적이 있다. 반려동물이라면 강아지밖에 몰랐던 내게 고양이의 행동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그후 언니와 함께 독립하면서 틸다의 입양을 결정했다. 틸다의 첫인상은 마치 아기 천사 같았다. 뽀얗고 보송보송했다.


틸다의 매력

‘쩍벌’ 자세로 벌러덩 누울 때 가장 귀엽다.


틸다의 하루 일과

새벽 5시 반이 되면 틸다는 화장실에 간다. 볼일을 본 후엔 치워줄 때까지 바닥을 긁으며 집사를 부른다. 화장실을 치우면 밥을 먹는다. 밥을 먹고 깨끗이 그루밍을 한 뒤 다시 잠이 든다. 내가 일어날 쯤이 되면 틸다도 일어나 간식을 요구한다. ‘앉아’ ‘손’ ‘하이파이브’ ‘예쁜 짓’ 같은 재롱을 보여주고 간식을 얻어먹는다. 오전 업무를 시작할 때쯤, 틸다는 놀아달라며 방해를 한다. 오후에는 가장 편한 의자를 하나 골라 벌러덩 누워 코를 골며 낮잠을 잔다. 저녁이 되면 슬슬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밥상 앞으로 간다. 저녁 식사가 끝날 때쯤에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어야 한다.


틸다의 뇌구조

대체 언제쯤 까까(간식)를 줄까? 하는 생각.

출처: 얼루어코리아
출처: 얼루어코리아

틸다가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주로 무언가를 해결해달라는 부탁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까까 줘” “사줘” “일 하지 말고 나랑 놀자” 같은. 


인간이 아닐지 의심되는 순간

의사 표현을 사람보다 정확히 할 때. 배고프면 자기가 좋아하는 사료 봉투 앞에 가서 봉투를 벅벅 긁거나 밥 그릇 앞에 앉아 ‘야옹’ 소리를 낸다. 간식을 먹고 싶으면 나를 간식 창고 앞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틸다의 최고의 말썽

금단의 구역에 들어가 시커먼 먼지를 뒤집어쓰고 나온 일. 하얀 발과 배가 시커매져서 마치 굴뚝에서 나온 고양이 같았다.


집사로 살면서 가장 큰 변화

삶이 틸다 중심으로 돌아간다. 틸다와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두었고 내 고양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단 마음으로 ‘로얄 그로서리’를 시작했다. 그리고 함께 살면서 고양이도 외로움을 많이 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 틸다를 혼자 두고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지인들이 틸다를 돌보아주려 방문할 때마다 마치 혼자 두지 말라는 것처럼 가지 못하게 붙잡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부터는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여름휴가도 반납했다. 당연히 장점도 많다. 틸다로 인해 웃음도 많아지고 가족 간의 대화가 많이 늘었다. 무뚝뚝한 자매 사이에 틸다는 사랑의 메신저다.


함께 꿈꾸는 미래

자유롭게 자연을 뛰노는 해외 고양이들을 보면 우리나라 집고양이의 삶은 너무 좁고 답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숲이나 마당이 있는 곳에서 틸다와 함께 산책을 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




신소현♥오이묘

출처: 얼루어코리아
출처: 얼루어코리아

집사와 냥이 소개

디자인 브랜드 오이뮤를 운영하는 신소현과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표현하고 궁금한 것은 꼭 만져본 뒤 제 눈으로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는 대장 고양이, 오이묘(2세). 최근에 사무실을 이사하면서 길에서 돌보던 코점이와 오동이도 함께 살게 되었는데 고양이들을 리드하는 대장으로서의 면모가 보인다.


오이묘와의 첫만남

재작년 가을, 우연히 사무실 근처 풀숲에서 울고 있던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다. 손바닥만큼 작은 녀석은 털이 다 빠져 있었다. 바로 손을 내밀었더니 의심 없이 안겼다. 이른바 ‘냥줍’을 통해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오이묘의 매력

엄청난 장난기와 활기 넘치는 에너지. 지나가는 사람의 발목을 걸거나 숨바꼭질을 좋아한다. 마치 초등학생의 유치한 장난처럼 말이다. 그리고 외출하고 돌아온 뒤에는 꼭 발에 제 얼굴을 비빈다. 방으로 걸어 들어가면 발만 보고 얼굴을 들이밀며 따라오는데 가만히 앉아 5분간은 발을 내어주어야 발 비비기 의식이 끝난다. 고양이 전용 화장실 모래를 쓰지 않고 변기통 위에 올라가 용변을 보는 것은 오이묘의 가장 큰 자랑거리.


오이묘의 뇌구조

새로 이사한 사무실 탐색. 기존 사무실과 집보다 창문도 많고 평수도 넓어졌기 때문에 구경할 것이 많아졌다. 요즘은 낮잠도 안 자고 사무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영역을 만들고 있다.


오이묘의 하루 일과

새끼 고양이 때부터 함께 출퇴근해와서 내 모든 일과를 계속 참견한다. 야근 뒤에도 같이 돌아와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거의 모든 시간을 함께한다. 오이묘로 인해 이 험난한 세상을 늘 말랑말랑한 마음으로 살아간다.

출처: 얼루어코리아
출처: 얼루어코리아

오이묘와 가장 행복했던 기억

처음 발견했을 때 피부병을 전신에 앓고 있었다. 이걸 치료하는 데만 6개월이 넘게 걸렸다. 덕분에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도 피부병이 옮아 모두 몸을 벅벅 긁으며 살았다. 피부병이 완치된 지금, 비단같이 부드러운 오이묘의 등을 쓰다듬으면 길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생명이 이렇게 늠름한 고양이로 성장한 것에 대해 감사함과 뿌듯함을 느낀다.


오이묘의 최고의 말썽

강아지와 함께 사는 어머니를 싫어하는 것. 내가 여행 갔을 때 오이묘 돌보러 방문하신 어머니에게 하악질과 냥냥 펀치를 날렸다.


오이묘가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이건 뭐야? 저건 뭐야? 호기심 많은 다섯 살 아이처럼 이것저것 물었을 것이다. 내 경우네는 오늘은 창밖에서 무얼 봤는지, 새로 산 간식은 맛이 어떤지, 어떤 종류의 장난감이 제일 재미있는지, 아픈 덴 없는지, 우리와 함께 살아서 행복한지에 대해 물었을 것 같다.


인간이 아닐지 의심되는 순간

출근하자고 말하면 이동 장으로 걸어 들어갈 때. 출근하기 싫을 땐 소파에 길게 누워서 꿈쩍하지 않는다. 꽤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집사로 살면서 가장 큰 변화

여행을 자유롭게 갈 수 없다는 점. 아무리 고양이가 혼자서도 잘 있는다지만 가끔 밤늦게 귀가하면 ‘냐아아아아’ 하고 소리치며 달려 나온다. 발을 비벼대며 반가워하는 오이묘를 생각하면 오랜 기간 집을 떠나는 것이 편치 않다.


함께 꿈꾸는 미래

허락된 시간까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살 수 있기를.




출처: 얼루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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