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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위플래쉬' 속 호랑이 선생님, 클래식계에도 만연할까?

아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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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선생, 미친 제자, 미친 연주"
"천재는 그냥 탄생하는 게 아니다. 촉매제가 필요하다."
"광기 어린 열정에 동감하면서도 그게 과연 행복한 인생으로 가는 길인가 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던짐."
"선생의 온갖 악행과 독설을 너무 미화하는 것 같음."

지난 2015년 개봉한 영화 <위플래쉬>의 관객 리뷰입니다. 제목 '위플래쉬'는 영화 속에서 밴드가 연주하는 재즈 곡의 제목으로, 단어의 원 뜻은 '채찍질'을 뜻합니다. 관객과 평론가 모두 영화 스토리의 전개와 몰입도에는 극찬을 아끼지 않지만,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선 그 입장이 극명히 갈리는데요. 스토리 먼저 살펴보자면 이렇습니다.

최고의 드러머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음악대학 신입생 앤드류는 우연한 기회로 플레처 교수의 눈에 띕니다. 플레처는 누구든지 성공으로 이끄는 최고의 실력자이지만, 동시에 최악의 폭군이기도 하죠. 폭언과 학대를 통해 좌절과 성취를 동시에 안겨주는 플레처의 지독한 교육 방식은 천재가 되길 갈망하는 앤드류의 '성공에 대한 집착'을 끌어냅니다. 그 집착은 앤드류를 점점 광기의 소용돌이로 내몰고, 그는 마침내 제2의 찰리 파커, 전설의 음악가로 다시 태어납니다.

앤드류는 음악을 사랑했고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었던, 가족,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플레처에게 비인간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훈련받으며 가족과 친구를 떠나 손이 찢어져 피가 날 때까지 무섭도록 연습만 하게 됩니다.


세기의 음악가가 탄생한 순간, 인간 앤드류는 죽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앤드류가 플레처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연주를 선보일 때, 앤드류의 아버지는 아들의 연주를 보며 충격에 빠진 표정을 짓습니다. 아들을 완전히 잃은 것이죠.

앤드류가 그토록 원하던 전설의 드러머로의 등극은 음악을 향한 열정 때문이었을까요, 플레처를 짓누르고 싶은 증오심 때문이었을까요? 재능 있는 음악가의 잠재적 욕망을 일으킨 플레처는 칭찬받아 마땅할까요? 그의 혹독한 교육방식은 천재에게 고마운 일일까요?


영화 <위플래쉬>를 보고 정말 음악계에 플레처 같은 선생님이 있을지 궁금했던 분들 계실 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예술 대학 내 몇몇 음악가의 교육 방식에 대한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요. 예술적 성취를 위해선 가혹한 교육이 불가피한 것일지, 위대한 음악가들은 모두 플레처 같은 호랑이 선생님을 거쳤을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중국의 피아니스트, 랑랑

독보적인 연주 스타일로 유명한 중국의 피아니스트 랑랑은 호랑이 선생님에 의해 단련된 음악가입니다. 감미롭고 유려한 연주를 하는 랑랑에게 어두운 과거가 있었단 걸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는 그의 자서전을 통해 순탄치 않았던 성장 과정을 밝혔습니다.

랑랑에게 플레처는 다름 아닌 그의 아버지였습니다. 그는 결코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지 않았습니다. 베이징의 빈민가에서 살며 겨울에는 난방도 없이 혹한을 견디고, 먹을거리가 없어 음식을 구하러 다닌 적도 있었습니다. 피아노 줄이 끊어져도 그 줄을 갈 돈이 없어 소리를 상상하며 연습해야 할 때도 있었죠.

천재 피아니스트를 만들겠다는 랑랑 아버지의 집착은 과도했습니다. 매일 1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옆에 앉아 연습하는 과정을 지켜봤으며, 잠시라도 쉬면 불같이 화를 냈습니다. 한 번은 랑랑이 학교에서 합창단 반주를 하다가 예정보다 늦게 집에 들어오자 "피아노 연습할 2시간을 버렸다"라며 랑랑을 다그쳤습니다. 랑랑이 사정을 말하자, "너는 게으름뱅이에 거짓말쟁이"라고 소리쳤죠.

도망치는 랑랑을 쫓아 "약 먹고 죽으라"라며 그에게 억지로 약을 먹이려 한 적도 있습니다. 아버지가 정말로 자신을 죽일 것 같은 공포에 휩싸인 랑랑은 골절 직전까지 주먹으로 벽을 내리쳤습니다. 아버지를 향한 분노와 증오는 갈수록 커졌고 피아노를 멀리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나이 10세의 일입니다.

하지만 유학 길에 오르며 그가 만난 선생님들은 달랐습니다. 랑랑은 자서전에 주 선생님과 자오 선생님, 게리 그래프먼,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그리고 다니엘 바렌보임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그들은 지금껏 실력을 입증받기 위해 콩쿨에 도전했던 랑랑에게 "자신만의 길을 가라"라고 말했으며,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해야 한다"라고 가르친 은사들입니다. 그렇게 랑랑은 음악을 위해 인생을 바쳤고 지금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자신만의 견고한 음악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인류의 음악가, 베토벤

'악성'이라 불리는 베토벤도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았습니다. 베토벤의 플레처 역시 그의 아버지였습니다. 베토벤의 아버지는 궁정 악단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음악가였습니다. 돈을 버는 족족 술과 향락에 다 써버렸던 그는 베토벤의 재능을 이용할 생각이었습니다. 


베토벤은 4세부터 매일 8시간씩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연습했고, 아버지는 그의 연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마다 매를 들었습니다. 연습 기계라도 된 듯 하루 종일 피아노 앞에만 앉아있어야 했던 건 물론, 지하실에 가둬놓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연습을 위해 11세에 학교를 그만두게 한 바람에 베토벤은 평생 산수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계속되는 학대에 지친 베토벤은 아버지를 증오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에게 진정한 음악을 알려준 은사 '크리스티안 고틀로프 네페'를 만납니다. 네페는 베토벤에게 '좋은 음악이란 개인의 무한한 표현'이라 가르쳤습니다. 네페 밑에서 보조로 일하며 둘 사이가 잠시 삐걱거릴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난 후 베토벤은 그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예술은 즐거움과 행복의 원천이 되어야 하는가', '위대한 예술을 위해선 자신을 버려야 하는가'. 이것이 문제입니다. <위플래쉬>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앤드류는 슬프고 공허한 빈 껍데기 인간이 되어 서른의 나이에 약물 과다 복용으로 죽겠죠."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베토벤과 랑랑이 가혹했던 아버지에게서 탈출하지 못했다면, 그들이 진정으로 음악을 사랑할 수 있었을까요? 천재에게 플레처 같은 선생님은 독일까요, 약일까요?

사진ㅣ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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