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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는 미래만 상상하는 그대에게…'디스토피아'로의 초대장

아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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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상상하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출처네이버 영화
어렸을 때 그렸던 미래의 모습처럼 밝기만 한 모습인가?  하지만 그런 '반짝반짝'한 미래는 우리의 소망에 그칠 수도 있다. 오히려 생각보다 빨리 세상의 종말이 올지도 모른다.

소설이나 영화 등에선 이미 세계의 종말을 다룬 ‘아포칼립스’ 혹은 그 이후의 시점을 다룬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가 자리 잡았다.

출처네이버 영화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곤 하는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핵 전쟁으로 황폐해진 미래의 세상을 그렸다. ‘매드맥스’ 세계엔 임모탄이 독재자로 군림해있었다. 그에게 권력을 가져다준 것은 무엇이었나? 대단한 기술? 온통 사막뿐인 이 세상에서 그가 사람들의 조아림을 받게 된 것은 ‘물’과 ‘기름’을 독점했기 때문이었다.


미래엔 최첨단 기술을 두고 경쟁할 것 같지만, 이 영화에서 인류가 사이에 두고 싸움을 벌이는 것은 기본적으로 ‘물’이다. 가장 원초적인 욕구를 위해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미래의 모습은, 되려 우리의 원시시대를 상상케 한다.

출처pixabay

미래가 다시 원시의 모습을 띠게 되거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이 혼재되어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러니하게 들리지만,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과거의 모습'이 남아 있다.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아트선재센터의 <나는너를중세의미래한다1>전이 그 정체를 찾아 떠나는 모험으로 초대한다. 혼재된 시간성을 토대로 인류의 모습을 그린 20명의 작가가 이 여행에 동참했다.

최윤 '너와 나의 서울 중세 (I MEDIEVAL SEOUL YOU)' 원래 이 구멍엔 검이 꽂혀있을 예정이었는데, 그나마 시각적 충격을 덜기 위해 그 결정을 물렀다고.

출처올댓아트 박찬미

전시장의 입구에 다다르면 몸 한가운데 구멍 난 서울시 홍보대사 두 사람이 문지기처럼 서 있다. 그들 몸에 난 구멍의 원인은 이어지는 골목을 들어서면 바로 짐작할 수 있다. 벽에 무자비하게 꽂혀 있는 양날의 검이 우리를 맞이하는 까닭이다. 이 검은 대체 어디서 온 걸까?


최윤 작가는 검으로 중세 시대를 소환했다. 작가는 중세 르네상스 검술 수련자들과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근무하는 게임 캐릭터 디자이너들이 한강 다리 아래 모여 검술을 훈련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중세 시대 대련 문화에 그리움을 품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며 혼란스러움을 느낄 때 즈음, 영상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타임슬립을 하기 위해 강을 건널 것”이냐고. 

이미 시작한 이상, 끝은 봐야겠다고 마음먹은 필자는 마치 한 편의 공포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을 내내 머금고 불편한 것들을 눈에 담기 시작했다. 이내 각각의 개별적인 작품들이 어떤 연결고리를 갖고 있음이 느껴졌다. 여전히 지워지지 않은 ‘인간의 폭력성’이다. 

인간이란 얼마나 괴물 같은 존재인가!
이 얼마나 진기하고, 괴물 같고, 혼란스럽고,
모순되고, 천재적인 존재인가!
- 블레즈 파스칼

출처아트선재센터

채광을 받아 더욱 생생하게 빛나고 있던 최고은 작가의 창문 작업은 어떤가. 화려한 색 이면에는 오늘날에야 담론에 선 여성 폭력의 역사가 새겨졌다.


자발적인 또는 반자발적인 헌신과 복종의 이야기를 갖는 여성 인물들이 기괴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처녀로 임신하여 예수를 낳고 삶을 그에게 헌신한 성모 마리아와, 왕자를 위해 목소리를 포기하고 자신의 몸을 바다에 던진 인어공주, 목욕하러 인간계에 내려왔다가 옷을 뺏기고 나무꾼과의 결혼을 강제당한 선녀가 그 주인공이다.

출처올댓아트 박찬미

이번엔 드로잉이라는 흔한 기법이 또 한 번 충격을 안겨준다. 쓰러져 어딘가 기대 있는 군인과 총탄과 수류탄으로 인한 상처가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이런 그림들을 보고 얼굴 찡그리지 않을 사람 없겠지만, 이젠 고도화된 기술로 이런 광경을 보지 않고도 쉽고 편리하게(?) 사람을 해할 수 있다는 점이 더 끔찍한 미래를 상상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 


같은 작가의 에칭 작품이 위층 전시 공간에도 있는데, 여기선 과녁판의 A, B, C라는 지점을 목표로 향하던 총구가 사람을 향했을 때 벌어질 일을 상상케 한다.

출처아트선재센터

오바르타시의 삶과 예술은 다른 성적 지향을 가졌다는 이유로 사회의 억압과 폭력의 희생자가 된 이들을 상기시킨다. 덴마크의 ‘아웃사이더 아트’ 신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손꼽히는 오바르타시는 정신질환 판정으로 1929년 정신병원으로 보내져 그곳에서 생의 56년을 보냈다. 이 기간 동안 수백 장의 드로잉과 조각을 포함한 독특한 작업을 지속했다.


특히 그는 남성과 여성, 인간과 동물 그 어떤 범주에도 넣을 수 없는 변형된 모습의 포스트 휴먼 캐릭터를 창조했다. 여기에 광기와 정신질환, 영적인 것과 소외된 몸에 관한 이야기를 삽입했다. 그는 디스토피아의 괴물로 간주되곤 하는 모습을 가지더라도 ‘비정상’이라 손가락질 받지 않는 유토피아를 꿈꿨던 것이 아닐까.

출처아트선재센터

인류가 있기 전부터 지구상에 살아온 존재, 동물. 인간의 폭력에 자연이 아우성치는 모습을 담은 영상 작품도 소개됐다. 동물들의 대규모 이주, 이동 장면의 아카이브 푸티지를 모은 <거주자들>은 주로 패닉에 빠진 동물들을 보여준다. 영상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인간의 존재가 동물들의 거대한 공포의 근원임을 쉬이 짐작할 수 있다. 

만약 사람들에게 자신이 싫어하는 누군가를 죽이는 것에 대한 폭력적인 환상을 가진 적이 있는지 묻는다면, 대다수는 누군가를 죽이는 것에 대해 환상을 가진 적이 있다고 응답합니다. 물론 아주 극소수의 사람들이 그것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만, 욕망은 있을 수 있다는 거죠.

인간은 왜 폭력성을 띠는가 - 스티븐 핑커-전중환 대담 1/2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찾는 모험, 전중환, 스티븐 핑커)

린 허쉬만 리슨 <사이보그의 유혹> 1994

출처올댓아트 박찬미

인류의 역사는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누군가는 폭력의 수단으로 '영웅' 혹은 '희대의 범죄자'가 됐고, 심지어 폭력을 전시하고 관람하는 일이 하나의 문화로 둔갑해 만연했다.


'미래'란 으레 '행복하고 긍정적인' 어느 시점으로 통하기 마련이건만, 어제의 미래인 오늘을 사는 우리는 어떤가. 비폭력과 평화를 외치면서도, 군사력을 확장하는데 국가 예산의 상당 부분을 들이붓고 첨예한 복수극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차별이라는 형태의 폭력을 자행하기도 한다.


이런 모순은 그 어느 시간을 산 사람에게도 해당될 터다. 이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지 못하는 이유를 '인간 본성'이라는 허울 좋은 핑계에 기대 해석할 수밖에 없는 걸까. 이번 전시가 꽤나 곤욕스러웠던 이유는 그런 우리의 불편한 모습을 직시하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는너를중세의미래한다1>
2019.09.18 ~ 2019.11.17
아트선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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