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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개성에 '보편성'까지 장착한 '믿보배' 한지상

아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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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연극 <세발자전거>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연극, 뮤지컬,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쉬지 않고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여 온 배우 한지상이 이번에는 벤허로 돌아왔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프랑켄슈타인', '젠틀맨스 가이드', '킹 아더' 등 대작 뮤지컬을 종횡무진하며 작품마다 호평을 이끌어냈던 그는 이번에도 디테일한 감정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통해 그만의 벤허를 완벽하게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그가 그린 유다 벤허는 어떤 모습일까?

출처씨제스엔터테인먼트

-. <벤허> 공연이 시작된 지 한 달 정도 됐는데요. 소감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 작품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잘 만들어졌는데 이게 한국 창작 뮤지컬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니까요. 이런 영광도 없죠.

-. 벤허는 감정선을 섬세하게 이끌어 가야 하는 인물이잖아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주옥같은 대사, 가사, 멜로디 등 고스란히 저에게 제공해주시는 정보가 정말 디테일해요. 그걸 따라만 가도 거의 80~90%는 돼요. 그걸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제가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인데, 처음엔 제가 벤허와 닮은 점과 닮지 않은 점을 잘 구분했어야 했어요.


벤허는 한지상이 아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택할 수 있었던, 생각할 수 있었던 고민과 선택은 무엇이었는지, 거기서 출발을 했던 것 같아요. 저라면 그렇게 안 했을 것 같은 것도 벤허는 어떻게 했는지 잘 구분하는 게 필요했어요.

-. 배우 한지상과 벤허의 닮은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닮은 점은 주위 환경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고 거기서 배워간다는 거예요. 벤허는 끊임없이 배우고, 모든 사람들한테 배워요. 벤허는 진중하고, 무게감 있고, 리더로서 사회적 위치 있는 인물인 것 같지만, 동시에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고, 배움이 필요했고, 배움을 갈구했던 인물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본인을 내려놓고, 비우는 작업이 필요했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많이 변화하는 인물이죠. 그게 너무 인간적인 것 같아요. 재연 벤허에 있어서 그런 벤허의 인간다움이 좀 더 부각되지 않았나 싶어요.

-. 이번 작품을 하면서 특별히 배운 점이 있었다면요?

저 역시 작업에 있어서 이번 <벤허>에서 그 어떤 작품보다 연출님 디렉팅을 더욱 경청하고 더 수긍했어요. 제 고집을 다른 작품보다 훨씬 많이 덜어냈던 것 같아요. 조금 더 저를 비우고 온전히 벤허라는 작품을 더 느껴보고 싶었거든요.


연출님이 많이 쓰시는 어구 중에 “그건 효과적이지 못할 것 같아”라는 말이 있는데, 그 한 마디로 저는 다 설득이 됐어요. 저는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크기 때문에 제 고집이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하시면 수긍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고집과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한지상만의 의외성 같은 것은 남아있도록 연출님께서 많이 열어주셨죠. 절충돼 있어요.

출처올댓아트 이민지

연습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벤허>에서 제가 생각하는 아픔과 극복의 라인이 있는데, 그게 관객분들께 어떻게 하면 잘 전달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벤허로서의 아픔과 극복의 라인이 과연 ‘내가 했을 때도 확실히 설득력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초연 벤허였다면 저는 어려웠을 것 같아요. 하지만 재연은 할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는데, 그게 ‘살아야 해’라는 추가된 넘버였어요. 왜냐면 그 넘버에서 표현되는 극단적인 처절함이 저에겐 그 라인을 풀어갈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였거든요. 그 넘버에서 담고 있는 감정은 벤허로서의 큰 그래프를 그려나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단서가 돼주고 있어요. 

벤허는 목숨을 걸면서까지 얻었던 부와 명예를 모두 내려놓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가겠다는 결심을 하잖아요. 그렇게 힘든 결심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궁금합니다.

벤허는 당시 상황에 대한 고찰 방식이 옳지 않았음을 깨닫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온건하게만 대처하려 했던 벤허의 대처 방식이 강경한 노선으로 바뀐 거죠. 성향이 바뀐 거예요. 그리고 그렇게 벤허를 바꾼 힘은 ‘배움’이라고 생각해요. 벤허는 계속해서 배우는 인물이에요.


어머니, 양아버지는 물론 어린 티토에게서도 배워요. 심지어는 친구의 배신을 통해서도 배우죠. 주요 환경이 준 메시지들 때문에 벤허라는 인물이 바뀔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본인의 삶에서 ‘왜 이런 운명이 나에게 주어졌을까’하고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을 했던 경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있었죠. ‘왜 이런 일이 나한테만 일어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근데,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위기를 위기로 맞닥뜨릴 수도 있지만,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것도 인간의 신비로운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벤허는 처절하게 고생했지만, 기회로 만드는 그 모습을 보면서 배웠던 것 같아요.

출처씨제스엔터테인먼트

주연 배우로서 중압감도 있을 텐데, 힘들 땐 어떤 것들이 의지가 되나요?

저는 누군가 제게 꽂히게 멘토링을 해주시면, 그 말 한마디는 평생 가요. 그런 것 중에 하나는 8년 전에 <넥스트 투 노멀> 할 때 남경주 선배가 해주신 말씀이에요. “너는 빛나는 개성, 특수성이 있다. 근데 그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그것과 함께 보편성을 곁들여라.” 그 말씀에 완전히 꽂혀서 그다음부터 많이 변했어요.


특히 제 톤이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 제 영상 자료들을 보면서 ‘내 목소리가 저렇게 높았나’하고 깜짝 놀랄 정도로요. 저는 지금의 톤이 되면서 그때 갖고 있는 특수성이 엷어진 점도 있지만, 그러면서 얻은 보편성 덕에 제가 할 수 있는 캐릭터의 여지가 더 넓어진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지금 벤허도 할 수 있었는지도 몰라요. 제가 예전의 특수성만 가지고 있었다면 벤허 못했을지도 몰라요.

보편성을 얻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프랑켄슈타인>도 그렇고 보편성을 가지면서 많은 역할들을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특히 <젠틀맨스 가이드>도요.(<젠틀맨스 가이드>의 ‘다이스퀴스’는 1인 9역이었다) 예전에 있었던 특수성만 가지고는 9개 역할 중에 3개~4개는 해결 못했을 수도 있어요. 근데 보편성 덕분에 9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상대적으로 다른 주연배우들에 비해서 조연 생활이 길어요. 제가 조연 생활하면서의 제 무기였던 특수성, 거기에 보편성이 가미됨으로써 주인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생겼는지도 몰라요. 왜냐면 관객분들은 조연으로서의 특수성에도 감탄을 하실 수도 있지만, 주연으로서의 보편성에도 많이 의지할 수 있거든요.


주연으로서 필요한 무기 중에는 주연을 따라가고 싶게 만드는 신뢰감이 있는데, 그건 보편성으로 이룰 수 있어요. 벤허가 너무 특수하기만 하면 동떨어질 수 있는 거죠. 우리가 벤허를 따라갈 수 있는 힘은 신뢰감이라고 생각해요. 신뢰감이라고 함은 공감이고, 공감이라 함은 보편성인 거죠.

출처올댓아트 강예은

주연을 맡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성격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성격도 변했죠. 조금 더 주위에 대한 인지가 생겼어요. 주위에 대한 인지를 그릇되게 했을 때 자칫 제가 생각한 결론이 안 날 수가 있어요. 무슨 말씀이냐면, 제가 생각하는 리딩(Leading)이라는 게 작품 내적, 외적으로 효과적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예요.


주연배우가 영어로 리딩 액터(Leading Actor)잖아요. 리드(Lead)를 한다는 게 참 쉽지 않다는 걸 느껴요. 리딩에도 수위가 있는데, 좋은 수위의 리딩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많이 느끼죠.

조연의 경우에는 어쨌든 리딩을 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특수함을 많이 발휘하고, 서포트 하며 따라갈 수가 있어요. 근데 리딩이라는 것은 다른 결의 책임감을 요해요. 저도 어리석을 때도 있었고 후회할 때도 있었고, 반성도 많이 했어요.


리딩을 한다는 건 성공할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는데, 결국 필요한 건 진정성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진정성 있게 내 것에 잘 집중하고 말보단 행동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한 거죠. 결국에 필요한 건, 저부터 잘해야 한다는 거예요.

출처씨제스엔터테인먼트

최종적으로 배우 한지상이 지향하는 인간상은 무엇인가요?

제가 지향하는 인간상은 아집으로부터의 경계예요. 정서적으로 성장할수록 아집이라는 악의 유혹이 엄청 도사리고 있음을 느껴요. 제 확신을 실현시킬 때 제가 성장하고, 그럼 다음 것도 '미루어 짐작하는데 이러한 내 확신이 맞을 것이다’라는 자기 잣대나 기준이 생기잖아요.


그걸 너무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지 말고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다른 건 다른 거지, 틀린 게 아니다’라는 말을 좋아해요. 정답은 여러 개가 있다고 생각해요. 획일적인 답에 대한 고집스러운 경계가 있어요.

어쨌든 사람은 사람하고 작업을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인 퍼즐의 모양은 다 달라요. 이 퍼즐을 서로 맞춰야 되는데 그럴 경우에는 ‘저 사람은 나랑 다르다. 틀린 게 아니다. 내 잣대로만 판단하지 말자’ 이런 인지가 필요하죠. 그리고 제 퍼즐을 깎아야 될 순간이 와요. 벤허라는 작품의 케미도 그랬어요. 제 퍼즐을 많이 깎았어요.


그 어느 때보다 연출님 말씀을 굉장히 경청해서 들었어요. 이 작품에 있어서 효과적인 배우가 되고 싶었거든요. 이렇듯 아집으로부터 경계하는 것. 그게 제가 지향하는 인간상이에요. 앞으로도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기도 하고요. 그게 서로가 좀 더 쉽게 화합할 수 있는 키워드라고 생각해요.

뮤지컬 '벤허'
2019.07.30 ~ 2019.10.13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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