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니로 피아노 배웠다면? 알고보면 당신도 베토벤의 제자!

조회수 2019. 4. 23.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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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랑

"네가 베토벤과 연결된다는 걸 알고 있니?"

출처: 마음산책

피아니스트이자 교육자인 시모어 번스타인은 자신의 제자들에게 종종 이렇게 묻는다.  그의 저서 '시모어 번스타인의 말'에는 베토벤에서 체르니, 체르니에서 레세티츠키, 레세티츠키에서 브라일로프스키로 이어지는 '스승과 제자' 계보를 언급한다. 피아니스트 제자들에게 베토벤과 연결되어 있다는 자긍심을 불어넣어주기 위해서이다. 

출처: 베토벤 | 픽사베이

체르니는 레세티츠키 외에도 리스트라는 걸출한 제자를 키우기도 했다. 레세티츠키와 리스트가 많은 제자를 키워냈던 것을 생각하면 현재 활동하는 대다수의 피아니스트는 베토벤의 제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욕타임스 음악비평가 해롤드 쇤베르크는 "베토벤은 체르니를 가르쳤고, 체르니는 리스트와 레세티츠키를, 리스트와 레세티츠키는 세상의 모든 피아니스트를 가르쳤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출처: 왼쪽부터 베토벤, 체르니, 리스트 | 위키피디아

베토벤, 체르니, 리스트... 클래식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본 예술가들이다. 알고보면 이들은 따로 존재한 것인 아니라 사제지간이라는 끈끈한 관계로 연결된 셈이다.

출처: 삼호뮤직

베토벤이 체르니를 제자로 받아들인 건 체르니 나이 10세 때였다. 성격이 괴팍한 걸로 알려진 베토벤이지만 유독 체르니에게 애정을 드러냈다고 하는데, 어려서부터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 체르니는 9세 때 모차르트 협주곡 연주회로 첫 행보를 시작했다. 베토벤과 체르니는 평생 독신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때 체르니의 아버지가 베토벤의 피아노 교수법에 반대해 잠시 헤어진 시간을 제외하면 둘은 베토벤 사망까지 평생동안 인연의 끈을 이어갔다. 

체르니의 제자 리스트는 혁신적인 음악으로 고전주의에 익숙했던 당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고 한다. 리스트는 초절기교 연습곡 마제파(Mazeppa)와 같은 특유의 어려운 주법의 곡들로 유명한데 체르니가 리스트를 처음 만날 때만 해도 리스트의 연주 실력은 기본이 갖춰지지 않았다. 체르니는 리스트에 대한 첫인상을 "피아노를 술 취한 듯 두들겨대던, 손 모양에도 문제가 있는 아이"로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2년 후 천부적인 재능을 발휘하며 리스트는 1822년 빈에서 데뷔를 했다. 

출처: 베토벤 연주곡집 | 픽사베이

체르니와의 인연으로 리스트는 베토벤과 만난다. 리스트가 열두 살 때 베토벤 앞에서 피아노를 치자 감탄한 베토벤이 리스트 이마에 입을 맞췄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체르니는 리스트에게 교습비도 받지 않고 생활비까지 책임질 정도로 헌신적으로 지도했다. 리스트 또한 스승의 영향 덕분인지 400명에 달하는 제자들을 무료로 가르치며 음악 교육에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너 체르니 몇 번까지 쳤어?"


피아노를 배워본 적 있는 사람들은 자주 들어본 질문일 것이다. 베토벤과 체르니, 리스트의 제자 사랑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승과 제자, 그리고 체르니>
2019.05.18
서울 모차르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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