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덕, 김유정, 백석.. 무대가 사랑한 경성의 예술가들

조회수 2019. 2. 9.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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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랑

1910년부터 1945년은

암울한 역사를 가진 시기

'일제 강점기'입니다. 

출처: 1930년대 명동 거리 | 경향신문
이 시대 서울을 '경성'이라고 불렀던 것에서 유래해 '경성 시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출처: 영화 <암살> | 네이버영화
일제강점기의 비극적인 시대 상황은 현대에 와서 많은 콘텐츠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주로 '조국의 독립을 위한 항일운동'에 초점을 맞춰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요.
출처: 드라마 <경성스캔들> | KBS
최근에는 전통적인 조선 사회에 서양 문물이 들어와 서양풍, 일본풍, 조선풍의 문화가 섞여 '예술이 꽃피던 시기'로 바라보면서, 이 시대 예술가의 삶을 조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윤심덕이 배우로 가입한 극단 '토월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공연계에서는 경성 시대 예술가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이 많이 등장했는데요. 어떤 예술가들의 삶을 그렸을까요?
출처: 위키피디아
1. 윤심덕과 김우진(1897년 출생)
조선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과 그의 연인, 극작가 김우진의 정사(情死) 사건은 당시에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은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절망해 1926년 8월 4일 일본 시모노세키발 부산행 관부연락선에서 현해탄(대한 해협)에 몸을 던져 자살합니다.
출처: 드라마 <사의 찬미> | SBS
그해 윤심덕은 일본에서 자신이 직접 가사를 쓴 '사의 찬미'를 녹음합니다. 비극적인 연인의 유언으로 해석된 '사의 찬미'는 10만 장이 팔리게 되죠.
출처: NEO(주)
뮤지컬 <사의 찬미>는 이 둘의 관계에 어딘가 싸늘한 '사내'라는 가상의 인물을 추가했습니다. 불륜 관계였던 둘에게서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뮤지컬은 식민지 예술가가 가진 자유에 대한 갈망, 외로움에 초점을 맞춥니다. 시대의 슬픔이 반영된 듯 암울하고 처절한 노래, '사의 찬미'를 녹여낸 넘버로 사랑받은 뮤지컬입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2. 김유정(1908년 출생)
소설 '봄봄' '동백꽃'의 저자 김유정과 '날개'의 이상, 시인 김기림, 그들과 함께 문학을 사랑했던 모임 구인회에서 모티프를 얻어 만든 뮤지컬이 있습니다.
출처: 라이브(주)
뮤지컬 <팬레터>입니다. <팬레터> 속 천재 소설가 김해진은 김유정에서 모티프를 얻었습니다. 조선말로 쓴 소설 작가를 꿈꾸는 세훈이 '히카루'라는 필명으로 천재 소설가 김해진에게 팬레터를 보내기 시작하고, 히카루를 여성으로 착각한 해진과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되는 비극을 담고 있습니다.
출처: 뮤지컬 <팬레터> 공연사진 | 라이브(주)
김유정 소설 '생의 반려', 이상의 시 '건축무한육각면체', 김기림의 시 '세계의 아침'을 인용해서 넘버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서정적인 가사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출처: 뮤지컬 <팬레터> 공연사진 | 라이브(주)
2019년 11월에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위키피디아
3. 이상 (1910년 출생)
경성 시대 대표 모던보이이자 자의식 문학, 초현실 문학의 선구자 이상의 시 '오감도 제15호'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이 있습니다.
출처: (주)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뮤지컬 <스모크>입니다. 1937년 3월 3일, 인적이 끊긴 폐업한 카페 안에 시를 쓰는 남자 초와 바다를 꿈꾸는 소년 해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미쓰코시 백화점의 딸 홍을 납치하려는 계획으로 시작합니다.
출처: 뮤지컬 <스모크> 공연사진 | (주)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4. 백석 (1912년 출생)
작품 속 초, 해, 홍은 사실 이상의 내면의 분열된 자아를 상징합니다. 초는 독자에게 외면당하는 현실에 괴로워하며 자기 파괴의 충동을 느끼는 모습을, 해는 순수한 예술가로 희망과 절망이 충돌하는 내면을, 홍은 삶의 고통을 인정하는 강한 삶의 의지를 상징합니다.
출처: 뮤지컬 <스모크> 공연사진 | (주)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이상의 '오감도' '날개' 등을 활용한 넘버, 몽환적인 무대로 2018년 회전문 관객이 사랑한 창작 뮤지컬 2위로 선정되었습니다.
출처: 경향DB
4. 백석 (1912년 출생)
시인 백석과 그의 연인 자야 김영한의 이야기에서 모티프를 얻은 뮤지컬이 있는데요. 백석의 시 제목 그대로를 가져온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입니다.
출처: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은 '자야 김영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헤어진 후 다시 만날 수 없었지만, 평생 그를 그리워했습니다. 당대 최고의 요정을 운영하며 많은 재산을 모았지만 "천억 재산이 그 사람 시 한 줄만 못하다"라고 말하며 모든 재산을 절에 시주한 인물이기도 하죠.
출처: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공연사진 |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자야의 기억 속 그가 사랑한 시인 백석의 이야기를 피아노 한 대와 세 명의 배우로만 채웁니다. 시 속 유명한 구절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를 연상시키는 눈 내리는 장면에서는 많은 관객이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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