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이 어때서! 아줌마가 어때서!

조회수 2019. 1. 13.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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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랑

폐경기 여성의 삶에

집중해본 적 있는가?


제목부터 중년 여성의 삶을

전면으로 내세운 뮤지컬이 있다.

출처: 달컴퍼니
뮤지컬 <메노포즈>
* 메노포즈(Menopause) : 폐경, 폐경기
출처: 달컴퍼니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지만 건망증, 외로움으로 우울한 전문직 돌싱 여성. 나이드는 것이 두려워 외모에 더 집착하는 한물간 여배우.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없는 주부. 귀농 후 단란한 삶을 살고 있지만 도시가 그리운 웰빙 베지테리언.
출처: 달컴퍼니
네 명의 여성은 우연히 한 백화점에서 만나 특가 세일 중인 속옷을 놓고 옥신각신 한다.
출처: 달컴퍼니
언뜻 봐서 공통점이 없는, 속옷 취향만 같은 이 주인공들은 갱년기라는 터널을 걸어오며 겪었던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수시로 화장실을 찾고, 을 흘리고, 

순간적으로 올라오는 분노를 참지 못해 욱하는 모습이 

자신만의 일상이 아님을 깨닫는다. 


노안으로 가격표에 적힌 글자를 읽지 못한다는 절망감도,

가방 속에 들어간 TV 리모컨에 드는 자괴감도

대화를 통해, 상대의 고백에 위로 받는다. 

출처: 달컴퍼니
80년대 코미디 프로그램에서나 봤던 말장난, 슬랩스틱 퍼포먼스에 다소 방정맞고 유치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관객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눈시울을 훔친다는 것이다.
출처: 달컴퍼니
실제로 갱년기를 겪었거나, 겪고 있는 배우들이 관객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시간을 할애한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들의 연기는 보는 이들의 감정을 충분히 자극한다.
출처: 달컴퍼니
슬그머니 다가가 19금 농담을 건네도 부끄럼 없이 대거리를 할 수 있는 아줌마 관객들은 때때로 마당극의 소리꾼처럼 추임새를 넣는다.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갱년기를 지낸 관객들이 작품을 더욱 맛깔스럽게 채운다.
출처: 달컴퍼니
우리 사회는 폐경에 대한 논의가 대체적으로 적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들에게 벌어지는 몸의 변화를 힘겹게 받아들인다. 여전히 폐경을 노화의 전조증상, '여성으로서의 삶이 끝났다'는 상실감으로 위축시키는 경우가 잦다.
자궁수술을 통해 남보다 일찍 폐경을 맞이한 저자의 이야기가 담긴 <중년, 잠시 멈춤>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그 친구는 인생이 후반기로 접어들자마자

갑자기 세상이 후진기어로 바뀌면서

자신이 인생 전반기에 이룬

모든 것들을 무너뜨리려는 것 같다며

중년이란 나이의 대담한 공격에 비틀거렸다.


물론 남성이라고 정신적 폐경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년의 남성은 흔히 직장, 사회적 위치,

공적 역할에서 여성보다 안정적이라서

세월의 공격에도 보다 굳건하게 버틸 수 있는

발판 위에 서 있다."


출처: 달컴퍼니
웰빙 베지테리언을 연기한 황석정은 <메노포즈>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여자라서, 여자라는 편견 때문에

스스로 밝히지 못하고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는 걸 부끄러워 하는

이상하고도 오래된 편견 속에

스스로 갇혀서 살았다.

지금은 여성으로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우리가 어떤지에 대해

얘기할 시대가 왔구나, 싶었다"

출처: 달컴퍼니
극 말미, <메노포즈>의 네 명의 인물은 화려하게 변신한다. 뜨거운 청춘을 보내고 인생의 가을 중년을 기꺼이 맞이한 이들의 몸짓은 충분히 아름답다. 그들이 세상을 향해 외친 한 마디가 새삼 반갑다.
출처: 달컴퍼니
"아줌마가 어때서!"
출처: 달컴퍼니
뮤지컬 <메노포즈>

2018.11.27 ~ 2019.01.20
서울 광림아트센터 BBCH홀
기본가 6만 원 ~ 12만 원
만 15세 이상 관람가

출연
이경미,문희경,신효범,김선경,유보영,조혜련,황석정,홍지민,백주연,주아,박준면

사진 | 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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