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스피커 브랜드 J&A어쿠스틱스의 쉼없는 전진!!!

조회수 2018. 9. 17. 11: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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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스피커 브랜드 J&A어쿠스틱스의 쉼없는 전진

지난해 여름 독특한 형상을 지닌 스피커를 만났다. 끝이 뾰족한 럭비공 모양을 닮은 인클로저는 다름아닌 청동. 에밀레종을 탄생시킨 그 청동이다. 


앞에 박힌 유닛은 독일 아큐톤(Accuton)의 6.5인치 세라믹 드라이버. 이 중저역 인클로저 위에는 마치 외계인의 촉수처럼 고역대 인클로저가 올라왔다. 


역시 청동 인클로저에 아큐톤 트위터를 장착했다. J&A어쿠스틱스의 첫 스피커 ‘Aero500’이었다. 


소리는 저절로 감탄사가 터져나올 정도였다. 피에르 불레즈 지휘,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의 ‘불새’ 중 ‘카세이 무리들의 지옥의 춤’을 틀자마자 음들이 사뿐사뿐 뿜어져 나왔다. 


무척 활기차고 생기가 도는 재생음이었다. 사운드스테이지는 생각 이상으로 넓고 깊게 펼쳐졌다. 파트리샤 바버의 ‘Summer Time’에서는 셰이커의 흔들림과 리듬감, 존재감이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J&A어쿠스틱스는 내친 김에 지난해 가을 플로어 스탠딩 모델 ‘Aero700’을 잇따라 내놓았다. 


‘Aero500’이 날렵하게 생긴 알루미늄 스탠드 위에 붙박이로 장착된 스탠드 마운트형인 데 비해, ‘Aero700’은 자작나무 합판으로 짠 사각 인클로저에 10인치 우퍼와 트위터를 집어넣고 그 위에 순수 미드레인지를 책임지는 청동 인클로저를 올려놓았다. 


‘Aero500’에 있던 청동 인클로저의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도 없앴다. 밀폐형으로 변신한 것이다. 


‘Aero700’은 생긴 것답게 넉넉하고 여유로운 재생음의 세계를 들려줬다. ‘카세이 무리들의 지옥의 춤’에서 터져나오는 저역의 펀치력은 펑퍼짐한 기미도, 일체의 번짐도 없었다. ‘Aero500’보다 에너지감이 확실히 높은 음이었다. 


리 모건의 ‘The Sidewinder’는 실연현장 바로 코앞에서 듣는 듯했고, 안네 소피 폰 오터의 ‘Baby Plays Around’는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다. J&A어쿠스틱스가 마침내 화려하게 비상할 채비를 끝낸 것이다. 

모토로라 미국 본사 부사장 출신, 스피커를 만들다

J&A어쿠스틱스는 모토로라 미국 본사에서 스마트폰 관련 제품개발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안민구 대표가 2017년 초 설립한 스피커 전문 제작사. 


처음 2012년 한국에 돌아와 아마추어 연극배우 및 가구 작가의 길을 걷다가 ‘돌연’ 스피커 제작에 뛰어들었다. 


국제전자상가에서 우연히 들은 빈티지 AR 스피커에 감동의 눈물을 흘린 것이 그 계기였다. 사명 ‘J&A’는 공동 설립자인 장수홍 서울대 미대 명예교수와 안 대표의 영문 이니셜에서 따왔다. 


J&A어쿠스틱스는 왜 인클로저 재질로 청동을, 중고역대 유닛으로 아큐톤 세라믹을 선택했을까. 


안 대표의 말을 직접 들어봤다. “청동은 알루미늄보다 비중이 3배 가량 높다. 따라서 같은 용적의 인클로저라 해도 청동이 3배 더 무겁기 때문에 유닛 진동방지에 훨씬 더 효과적이다. 


에밀레종이 떠오르는 정서적인 측면도 있었다. 아큐톤 유닛은 해상도가 가장 높고 섬세해서 선택했다. 디지털적이고 공학적인 마인드에서 접근해봐도 아큐톤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Aero500’과 ‘Aero700’을 제작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아큐톤 유닛의 차가운 이미지와 물성을 극복하는 일이었다. 


인클로저를 에어로 다이내믹 형태로 만들고 크로스오버 튜닝을 거치면서 좀더 인간적이고 온기가 감도는 소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덕분에 두 스피커는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오디오쇼와 올해 3월 멜론국제오디오쇼에서 관람객의 아낌없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J&A어쿠스틱스의 시그니처, ’Aero500’ & ‘Aero700’ 본격 탐구

‘Aero500’은 무엇보다 인테리어와 매칭까지 고려한 디자인이 멋지다. 미술이나 예술계에서 말하는 일종의 오브제(objet)로 봐도 무방할 정도. 


최대 직경 27cm의 청동 인클로저 표면은 그야말로 매끈하다. 주물과 절삭 가공작업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클로저 뒤쪽 하단에는 저역 보강을 위한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가 나있다.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6.5인치, 트위터는 1인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두 아큐톤 세라믹 유닛이다. 스피커 케이블 연결을 위한 바인딩 포스트는 스탠드 아래쪽 뒷편에 가지런히 마련됐는데, 독일 문도르프 제품을 썼다. 내부 네트워크 부품들도 문도르프 오일 커패시터 등을 호화롭게 투입했다. 


스탠드 포함 전체 무게는 50kg, 주파수응답특성은 45Hz~30kHz, 감도는 88dB, 임피던스는 6~8옴, 크로스오버는 2.5kHz에서 끊었다.  


‘Aero700’은 덴마크 스캔스픽(ScanSpeak)의 10인치 알루미늄 콘 우퍼를 별도 인클로저 안쪽에 마련해 저역의 양감과 펀치력을 확장한 게 핵심. 저역이 30Hz까지 내려가면서 전체적인 대역밸런스나 음악적 표현력이 급상승했다. 


피아노 오른손 타격의 터치감이나 보컬의 발성이 보다 선명하고 분명해졌는데, 이는 6.5인치 아큐톤 유닛을 감싼 청동 인클로저가 밀폐형으로 바뀐 덕분으로 보여진다. 


겉모습 역시 ‘Aero500’과는 확연히 다르다. 무엇보다 촉수처럼 솟아있었던 세라믹 트위터가 하단 인클로저 상단에 얌전히 수납된 점이 가장 큰 차이를 보인다. 


전체적인 모습이 마치 전시장 포디움(podium)에 올려놓은 현대미술 조각품 같다. 


크로스오버는 60Hz와 2.5kHz에서 이뤄지고, 임피던스는 6~8옴, 감도는 88dB, 무게는 80kg을 보인다. 


이같은 인상적이고 조각품 같은 외관 덕분일까. 방송사에서도 ‘Aero700’에 대한 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게 SBS 새 월화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입곱입니다’(첫방송 7월23일). 실제로 촬영이 한창인 경기 파주의 세트장에 가보니, 무대디자이너인 주인공 공우진(양세종 분)의 방에 ‘Aero700’이 터줏대감처럼 자리잡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J&A어쿠스틱스, 시즌2를 준비하다

지난 7월1일 경기 판교의 J&A어쿠스틱스 본사를 찾았다. 1층에 본격 시청실과 제작공방을 갖춘 현대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신축건물이다. 


안민구 대표가 올 1월에 이 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직접 건축 컨셉트를 잡고 초기 디자인 및 룸 튜닝을 했다고 한다. 


3D프린터와 청동 인클로저, 각종 네트워크 부품과 앰프, 그리고 아큐톤 및 스캔스픽, 스카닝 유닛 등이 이곳이 토종 스피커 제작의 현장임을 웅변한다. 


이날 필자의 시선을 끈 것은 처음 보는 스피커 2종. 처음에는 안 대표가 개인적으로 구매했거나 ‘Aero’와의 비교 테스트를 위해 가져온 스피커로 알았을 만큼 맵시있고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현재 프로토타입으로 완성된 J&A어쿠스틱스의 새 모델들이었다. 


맏형은 3웨이 4유닛 플로어 스탠딩 타입이고, 둘째는 2웨이 2유닛의 전형적인 스탠드 마운트 타입. 둘째보다 더 작은 사이즈에 5인치 미드우퍼를 장착할 북쉘프도 준비 중이다. 


프로토타입의 두 스피커가 들려준 소리는 ‘Aero’ 시리즈보다 훨씬 정감이 있고 편안하며 저역의 양감과 밀도감이 돋보였다. 


아직 전체 라인업 이름은 짓지 못했지만 늦어도 9월에는 양산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안 대표는 “좀더 접근가능한 가격대 모델을 통해 J&A어쿠스틱스의 새로운 사운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플로어 스탠딩 타입은 900만원대 초반, 2웨이 스탠드 마운트 타입은 500만원대 초반, 하베스 ‘P3ESR’ 크기로 완성될 막내는 300만원대 초반이 될 것 같다. 


유닛과 인클로저, 크로스오버 등 모든 것을 완전히 바꿨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 스피커는 ‘Aero500’과도, ‘Aero700’과도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의 경우 스캔스픽의 베릴륨 돔 트위터, 스카닝(Skaaning)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그리고 스캔스픽의 우퍼 2발을 달았다. 


인클로저는 자작나무 합판인데, 중고역 챔버는 밀폐형으로, 저역 챔버는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형으로 설계했다. 


중역과 저역의 크로스오버 포인트도 ‘Aero700’의 60Hz에서 80Hz로 끌어올렸다. 


2웨이 스탠드 마운트 스피커는 스캔스픽의 실크 돔 트위터, 스카닝의 6.5인치 미드우퍼 구성. 


안길이가 제법 긴 인클로저는 역시 자작나무 합판에 밀폐형이다. 스카닝 유닛에서 예상 외로 저역이 충분하게 나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두 모델 모두 트위터가 장착된 부분이 안으로 1cm 정도 들어간 점이 눈길을 끌었는데, 이 부분에는 추후 메탈 커버를 붙일 계획이라고 한다. 


아랫쪽 유닛들 둘레에는 금속 링을 달아 시각적 엣지와 함께 빈티지적 느낌을 선사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청동과 아큐톤 유닛을 쓴 ‘Aero’ 시리즈가 화려한 촉감의 스피커였다면, 새 모델들은 온기와 요염함, 진한 색감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물론 ‘Aero500’과 ‘Aero700’은 J&A어쿠스틱스의 시그니처 스피커로 영원히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2년차에 접어든 토종 스피커 브랜드 J&A어쿠스틱스의 발걸음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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