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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을 만드는 사람들

조회수 2021. 3. 31.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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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공기를 마시며 거리를 뛰는 순간, 온전히 살아 있다는 기분이 든다. 사소한 습관으로 큰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

환경운동가인 콜린 베번은 플라스틱, 공산품 등 자연환경에 해를 끼치는 것들과 결별하며 보낸 1년의 시간을 책, 다큐멘터리의 <노 임팩트 라이프>로 기록했다. 거대한 변화나 실천 같지만 그는 “내 삶에 딱 들어맞는 다른 누군가의 길은 없다”며 “더 나은 삶을 위해 인생 전체를 개조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사소한 습관이 쌓여 큰 변화를 불러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스로 리추얼을 만들고 실천한다.

1 나만을 위한 새벽 이구월(직장인&깸클 리더)

코로나19로 외출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유튜브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었던 직장인 이구월. “집에 있으면 게을러지는 성향이라 이전에는 할 일을 밖에서 모두 마친 후 최대한 늦게 귀가했어요. 유튜브 알고리즘을 따라 잠시 정신을 놓으면 새벽이 되더라고요. 집에서 쉬는 시간이 늘었는데 훨씬 피곤했어요.” 이러한 리듬을 깨고자 새벽 기상을 시작했다. “30년을 넘게 살아보니 저는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되었을 때 부담감, 책임감을 느끼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제 인스타그램에 시간 인증샷을 업로드했어요. 새벽 기상이 습관으로 굳어졌고 모임을 만들어보자는 여자친구의 제안에 따라 해시태그 #깸클을 만들어 챌린지를 시작했어요.” 오전 6시 이전에 일어나 8시까지 인증샷을 게시하는 #깸클작심3주 챌린지는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사람이 참여한다. “군대에서 조교였어요. 훈련병들과 여러 차례 행군을 했죠. 훈련병들이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면서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30km 행군을 완주할 수 있는 이유는 딱 하나예요. 옆에서 전우가 함께 걷고 있기 때문이죠. 서로를 보며 그냥 가는 거예요.”


2 나만의 리듬으로 달리기 김성우(마인드풀러닝 코치)

우울하거나 권태감이 찾아올 땐 우선 집 밖으로 나가야 한다.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때가 있었어요.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답했을 때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부정적인 생각이 멈추고 온전히 살아 있다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2013년부터 달리기에 푹 빠진 김성우는 세계 최고의 달리기를 맛보고자 케냐의 가장 오래된 캠프에서 훈련을 받았다. “케냐에 다녀온 후 계속 달리기를 하니 지인들이 달리기에 대한 조언과 도움을 요청했어요. 맛있는 게 있으면 나눠 먹고 싶은 것처럼 돕게 됐고 자연스럽게 명상을 겸한 러닝 클래스 마인드풀러닝을 열었어요.” 일대일 온라인 코칭, 야외 수업을 하며 혼자 달릴 때보다 강한 의지가 생겼고, 든든하게 의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도 런태기가 찾아왔다. “거리나 시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매일 15분만 달리자는 마음으로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그게 ‘30일 5분 마인드풀러닝 도전’으로 이어졌죠. 한 달 동안 매일 아침 숨이 차지 않을 만큼 편안한 속도로 5분간 달리면서 달리기 습관을 들이는 거예요. 이 도전을 통해 400명이 넘는 사람이 마인드풀 러닝의 즐거움을 경험했어요.”

3 술과 독서의 만남 정인성(책바 대표)

퇴근 후 매일 밤 독서를 하며 한두 잔 가볍게 술을 즐기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정인성. 음주 독서는 책에 더 몰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30분만 지나도 풍미가 변하는 커피나 차와 달리 와인, 위스키의 맛이 그대로인 점도 좋았다. “소설 속에서 커티삭 하이볼, 압생트와 같은 술이 녹아든 문장을 발견할 때면, 그 술은 어떤 맛일까? 지금 바로 마실 수 있다면 그 즐거움이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짐작했어요.” 회사 생활을 하며 성취감에 대한 목마름이 커지던 찰나, 퇴사를 하고 자신처럼 음주 독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담아 책 <소설 마시는 시간> <밤에 일하고 낮에 쉽니다>를 썼다. 코로나19로 책바에서 손님들과 만나는 시간이 줄었지만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술에 대한 지식과 음주 독서에 어울리는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4 걷고 춤추며 하는 명상 김은지(밑미 CMO&리추얼 메이커)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하는 명상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명상 리추얼 메이커 김은지는 어려서부터 명상, 요가에 관심이 많아 홀로 명상센터나 요가원을 찾았다. “주위가 산만한 편이라 명상을 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3년 정도 아침에 명상을 하면서 저만의 명상법을 찾았죠. 손을 움직이거나 걷고 춤추며 잡념을 덜어내는 명상이에요.” 그녀는 밑미 명상 리추얼 메이커로 활동하며 사람들을 만난다. 그녀는 참가자들의 명상 선생님이 아니다. 프로그램 시작 단계에 명상 자료를 나누어주는 게 전부다. “매일 명상 시간 스크릿샷, 다도 인증샷을 업로드하고 오늘의 느낌과 감정을 사람들과 공유하죠. 개인의 속도, 목표, 일정에 따라 명상을 달리해요. 리추얼 메이커의 역할은 같이 하는 사람의 투지를 북돋아주고 영감을 주는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에요. 서로가 서로를 응원해요. 저는 사람들과 함께할 뿐이더라고요.”

5 마케터의 시시콜콜한 기록 이승희(작가)

우아한형제들에서 6년간 마케터로 일하며 인스타그램, 브런치 등 다양한 SNS에 자신의 생각과 영감을 기록해온 작가 이승희. “전 특출나게 잘하는 게 없는 사람이에요. 마케터로 그나마 잘할 수 있는 게 열심히 적는 거였죠.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니까 우선순위에 따라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저는 일과 일상을 분리하지 않고 글을 써요. 일도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죠. 그게 책 <브랜드 마케터들의 이야기> <기록의 쓸모>로 탄생했어요.” 그는 이제 직장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다양한 일을 한다. “퇴사 후 갑자기 주어진 많은 시간에 당황했어요.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이불 개기, 물 마시기, 오늘의 할 일 적기처럼 리추얼을 시작했죠. 이 작은 행동이 저의 하루를 정돈해주고 의미 있게 만들어줘요. 가계부를 적듯 시계부를 적는데 되돌아보니 책 읽는 시간이 늘 부족하더라고요. 글 쓰는 것만큼이나 요새는 책 읽는 데 집중해요. 하루 30분 차나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리추얼 메이커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 의도적으로 좋은 사람들과 만나는 환경을 구축하려고 하는데 그러면 강력한 동기부여가 돼요.”


6 한 푼 두 푼 모아 재테크 김지은(유튜버)

재테크 유튜버 김짠부로 유명한 김지은은 매일 아침 책상에 앉아 가계부를 보며 하루 예산을 계획한다. 한 달 예산은 30만~40만원 남짓. 프리랜서로 일하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예산을 지켜야 한다. “커피를 마시고 전날 지출이 많으면 카페에 가지 않아요. 집에서 할 일을 하죠. 또 리워드를 적립해주는 앱을 켜서 출석 체크를 해요.” 가계부를 쓰고 규모에 맞게 소비하는 습관을 들이기 전 그는 물건을 사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하지만 26살까지 모아둔 돈 한 푼 없이 부모님 집에 얹혀 자신의 재정 상태를 정비하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 책 <살면서 한 번은 짠테크>, 웹툰 짠부툰을 통해 사람들과 한 푼 두 푼 모으는 짠테크 루틴을 공유한다. “제게 재테크는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찾는 수단이에요. 어디에 돈을 쓰고 투자 하느냐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죠. 목표한 바를 이루고 싶을 때 의지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해요. 사람들에게 선언하면 부끄러워서라도 지키게 되죠. 또 사람들의 응원 덕분에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게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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