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메뉴 바로가기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뷰 본문

싱글즈

플라스틱 레볼루션

한 사람이 1년에 소비하는 플라스틱은 98.2kg.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시도가 이어진다.

2,419 읽음
댓글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전 세계적으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2040년까지 약 13억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땅과 바다에 버려질 것이다.” 영국 리즈 대학교 코스타스 벨리스 박사가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 내용이다. 13억 톤? 상상이 되지 않는 양이다. 그는 이런 짐작을 예상이라도 한 듯 “플라스틱을 평평한 표면에 깔아놓는다고 가정했을 때, 영국 면적의 1.5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전 세계의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증가 수치, 재사용 및 재활용량 등 전 과정을 추적해 예상 결과치를 발표했다. 분명 플라스틱이 생산되는 순간부터 폐기되기까지 전 과정에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비대면 거래, 배달, 택배의 증가로 플라스틱 소비량만 크게 늘어났을 뿐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상반기 848톤의 폐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플라스틱 없이는 살 수 없다. 플라스틱을 소비하며 사는 인간이라는 뜻의 호모플라스티쿠스가 신조어로 등장했을 정도다.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양은 미국, 영국에 이어 3위다. 이 기사를 쓰는 지금도 책상 위에 생수병, 일회용 커피컵, 인공눈물용기 등 플라스틱이 널려 있다. 이 많은 플라스틱은 도무지 어디로 가는 걸까. 분리수거만 잘하면 그만인 걸까. 결코 아니다.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의 재활용 비율은 9%에 불과하다. 나머지 플라스틱은 땅과 바다로 버려지거나 소각된다. 해마다 800만 톤의 플라스틱과 150만 톤의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플라스틱은 돌고 돌아 우리가 마시는 물, 공기, 음식 등으로 돌아온다. 매주 한 사람이 섭취하는 플라스틱은 5g, 신용카드 한 장 크기다. 일회용 종이컵 한 잔에만 2만5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더 근본적인 솔루션이 필요하다.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가구를 만드는 플랫팩 퍼니처의 의자.

화이트바이오에 집중하다

우선 플라스틱 생산 분야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기후변화, 연료 고갈, 바이러스 등이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산업(유전자재조합, 세포융합 등으로 유용한 생물을 만들거나 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분야)이 주목 받았다. 그중에서도 화이트바이오가 큰 화두다. 화이트바이오는 화석연료로 만들던 화학물질을 식물이나 미생물, 효소, 기타 재생 가능한 자원 등으로 대체해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은 물론 토양에서 쉽게 썩는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플라스틱이 있다. 미쉐린은 플라스틱 재활용과 화학 공정의 전기화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 파이로웨이브와 협력해 포장재, 단열재, 가전제품 등에 포함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타이어를 포함한 소비재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스티렌’을 생산할 계획이다. SK케미칼, CJ제일제당, LG화학 등 국내 기업 역시 신소재 개발의 방향을 화이트바이오로 돌리고 있다. SKC는 늘어나거나 찢어지는 등 내구성이 약했던 기존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의 약점을 보완한 고강도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을 올해부터 생산한다. 또 SK케미칼은 100% 바이오 원료를 사용한 고기능성 바이오폴리오(PO3G) 생산 설비의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정부 역시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의 일환으로 화이트바이오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개발, 생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작은 관심과 습관이 미래를 바꾼다. 불필요한 포장, 일회용품은 거절하고 생분해되는 소재로 만든 물건을 소비하는 것, 또 내가 버린 쓰레기가 재활용되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바뀔 수 있다.

1 LG전자가 CES 2021을 통해 지속 가능한 가전제품을 소개했다. 사운드바의 경우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2 고체 치약을 사용하면 플라스틱 쓰레기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바이트, 러쉬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고체 치약을 만들고 있다. 3 플라스틱 대신 대나무를 사용한 칫솔과 비건 치약을 만드는 닥터노아.

모두의 코끼리, 플라스틱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우화에서 코끼리는 근심을 비유하는 대상으로 등장한다. 덩치가 가장 큰 동물 중 하나로 힘도 세서 코끼리를 상대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코끼리가 무서워하는 동물이 있다면 쥐다. 작지만 빠르게 움직이는 쥐 앞에 코끼리는 속수무책이다. 플라스틱은 현대사회의 코끼리가 아닐까. 코끼리의 큰 덩치만큼이나 지구에 쌓인 플라스틱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개인과 브랜드의 작은 실천, 영민한 도전일 것이다. 지금 당장 쓰레기를 단 하나도 만들지 않는 게 가능할까?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거스를 수도 없다. 다만 소비자로서 지구에 탄소 발자국을 조금 덜 남기는 제품을 소비하고 불필요한 포장은 거절해야 한다. 지금부터 플라스틱 소비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20년 후 지구의 오염률은 현재보다 80%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러한 세상이 올지라도 7억1000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지구에 쌓여 있을 테지만 말이다.

1 캐나다의 펠라케이스는 전세계적으로 핸드폰 케이스 플라스틱 쓰레기가 5억kg에 달한다는 사실을 해결하고자 바이오폴리머 ‘엘라스토머’와 아마대를 섞어 만든 소재 ‘플랙스틱’을 사용해 케이스를 만든다. 2 사탕수수 추출 원료로 만든 ‘바이오 페트(Bio-PET)’로 샐러드 용기를 만든 풀무원.

오늘의 숙제는 플라스틱 사용과 폐기

소재의 개발, 보급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소요되기에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재활용하는 양을 늘려야 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고 있다. 또 플라스틱 사용의 지양을 일종의 새로운 놀이처럼 받아들이는 모습도 보인다. #제로웨이스트와 함께 #용기내 #용기내서용기내 등의 해시태그가 SNS에서 활성화되었다. ‘플라스틱 없이도 잘 산다’는 커뮤니티 ‘플없잘’이 페이스북 위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플라스틱 없이 장보는 법, 플라스틱 분리배출 잘하는 법, 신박한 재활용 아이디어를 경쟁적으로 업로드하고 있다. 또 일회용품 없는 카페 보틀팩토리의 대표이자 환경에 적게 영향을 끼치는 디자인을 추구하는 디자이너 정다운을 중심으로 연희동에서는 마트, 떡집, 반찬가게 등이 일회용기 없이 물건, 음식을 판매하는 ‘유어보틀위크’ 페스티벌을 열기도 했다. 소비자가 변하니 브랜드도 자연스럽게 변화한다. 캐나다의 펠라 케이스는 2년 주기로 휴대폰 모델을 교체하고 그보다 더 잦은 주기로 휴대폰 케이스를 교체하는 데서 생겨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5억kg에 달한다는 사실에 주목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바이오폴리머 ‘엘라스토머’와 아마 대를 섞어 만든 소재 ‘플랙스틱’을 사용해 휴대폰 케이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말랑한 촉감이 장점인 데다가 폐기 후 흙에서 생분해되며 퇴비 역할을 하는 것까지 완벽하다. 바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DIY 가구를 만드는 멕시코의 플랫팩 퍼니처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문제에 대응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국내 역시 고체 치약, 세제로 용기 쓰레기를 최소화한 상품의 출시가 늘었고 일회용 용기나 과대포장을 지양하는 분위기다. 풀무원은 사탕수수 추출 원료를 적용해 친환경성을 높인 포장재로 만든 ‘바이오 페트(Bio-PET)’의 샐러드 용기를 개발했다. CU는 비닐봉투 사용을 중단하고 점포에서 판매되는 종이컵, 접시 등 일회용품을 친환경 제품으로 새롭게 출시했다. LG전자 역시 세계적인 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나 재생 플라스틱을 이용해 만든 사운드바를 소개했다.

작성자 정보

싱글즈

    실시간 인기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세요 Please try again in a mo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