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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의 인생 법칙

조회수 2021. 2. 7.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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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획자, 마케터가 되고 싶다면 모두 집중! 마켓오, 비비고, 올리브영 등 대한민국 1등 브랜드를 만들어낸 브랜드 컨설턴트 노희영의 성공 레시피.

대한민국의 수많은 기획자나 마케터, 디자이너, 자영업자 등 열정 넘치는 젊은이를 위해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출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시사회도 없고 좋아하는 모임도 없어 책을 쓸 시간이 생겼다. 이럴 때 빨리 해야 할 것 같아 그동안의 강의 자료를 토대로 썼다. 강의할 때 아무리 많이 해봤자 마켓오, 비비고 얘기하면 끝나 준비해놓고 하지 못한 강의 자료를 토대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누가 뭘 했는지까지도 굉장히 구체적으로 썼다. 그동안 인터뷰도 많이 하고 방송에도 많이 나갔는데 같이 일한 팀이나 고생한 직원들 얘기를 해도 대부분 편집된다. 직원이었던 사람들이 임원으로 성장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다 싶어 젊은 후배들을 위해 세세하게 언급했다. 사실 출판사에서 이걸 꼭 넣어야 되냐고 했는데 내가 꼭 넣어달라고 했다. 이게 그들의 이력서이기도 하니까. 대한민국에 노희영이랑 일했다는 사람도 굉장히 많고 비비고를 만들었다는 사람, 마켓오를 만들었다는 사람도 많다. 팀원으로 일했던 사람은 나가서 다 얘기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항상 가만히 있는 사람들이 손해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함께 일했던 기록을 남겨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마켓오, 비비고, 삼거리푸줏간, 세상의 모든 아침, 퍼스트 + 에이드… 200여 개 브랜드를 기획하고 백설, CGV, 올리브TV 등을 레노베이션했다. 브랜드를 아이 키우는 것에 비유하던데 그중에서 특히 아픈 손가락이 있다면? 지금 하고 있는 삼거리푸줏간이다. YG와 같이 만들었고 결국은 YG와 헤어지면서 사가지고 나왔는데 그 와중에 코로나19가 터져 참 어렵다. 삼거리 만두와 곰탕을 개발해 HMR로 만들었는데 완판되는 등 반응이 무척 좋았다. 우리는 또 새로운 시장을 열 거고 지금 약간 아픈 아이를 반드시 완치시켜서 아주 성공한 아이로 만들고 싶다.

코로나19는 ‘천하의 노희영’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다. 코로나도 어떻게 보면 나쁜 ‘트렌드’다. 하지만 내가 세균학자도 아니고 어떻게 알겠나. 엄청 공부를 하면서 깨달은 게 굉장히 많다. 코로나19가 온 것은 우리가 지구를 오염시켜서라고 생각한다. 어디선가 우연히 발생된 게 아니다. 사실 플라스틱 같은 건 쓰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코로나 이후 배달 때문에 더 많이 쓰고 있다. 나는 솔직히 일일배송에 반대한다. 뭐가 그렇게 급해서… 진짜 급할 때는 돈을 많이 받고 해야 한다. 물론 신선할 수도 있지만 그걸 아침에 바로 해 먹을까? 그 점에 대해 서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본다. 카페에 텀블러 가져가듯이 냄비를 가져가 음식을 받아 오는 세상이 와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어떻게 변화할까? 모든 단어가 비대면으로 귀결되고 점점 더 그들만의 세상이 온다. 서로 아는 사람들끼리만 밥을 먹는 시대가 왔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면 어디서 어떤 바이러스가 옮겨질지 모르기 때문에 예전처럼 더불어 함께 나누는 세상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1인 커머스 시대가 오고 그만큼 본인의 철학이나 캐릭터, 경험치가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감각이나 개성이 있거나 한길을 파는 사람들, 오타쿠의 시대가 온 것 같다.

코로나 이후를 면역의 시대라고 했다. 스스로의 면역도 갖춰야 한다. 면역력이 없는데 밖에서 아무리 방역을 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 요새 제일 관심 가는 게 나물이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해 공부를 하다 보니 그린 에너지가 중요하고, 방역보다 면역이 더 중요하더라. 그 과정에서 만든 브랜드가 퍼스트 + 에이드다. 우리나라 섭생이 굉장히 과학적이다. 1월 1일에는 고기와 떡을 먹으며 사람들이 엄청 비대해진다. 그러다 정월 보름이 되면 오곡과 나물을 먹는다. 정월에 사람이 너무 헤비해지니 1월 15일에 디톡스를 한번 해주는 거다. 오랜만에 오곡밥과 나물을 먹으니 다음 날 속이 너무 편안해 스님한테 물어봤다. 그게 나물의 힘이라고 가르쳐주더라. 칼로리보다 중요한 건 밸런스다. 우리나라 음식이 알면 알수록 굉장히 업그레이드된 건강식이다.

‘세상에 답이 있다’라는 말처럼 잘되는 경향을 보이는 게 있다. 소비자는 항상 그 이상의 것을 원하기 때문에 그 숫자를 가지고 설득한다. 다가올 흐름을 보고 있는 것이다. 내가 맨날 얘기하는 게 소비하지 않는 사람이 마케팅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소비 심리를 이해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마케팅을 하겠나.
출처: INFO <노희영의 브랜딩 법칙> 노희영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국내 최초 단추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최고의 브랜드 컨설턴트가 되기까지. 인생에서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하는 경험은 무엇인가? 갤러리아백화점 지하 식당가를 프리미엄 푸드 편집코트로 만든 ‘고메 엠포리엄’을 론칭한 것이다. 지금은 이름이 ‘고메이 494’로 바뀌었다. 내부에도 전문가가 있는데 우리가 왜 당신에게 컨설팅을 맡겨야 하냐면서 안 하겠다고 했다. 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스무 번은 프레젠테이션을 한 것 같다.

CJ에서 고추장을 세계화시키려고 할 때도 ‘회장님, 저는 고추장을 반대합니다’라며 설득해 고추장 대신 만두를 개발했다. 반대를 무릅쓰고 상사와 조직을 설득하려면 강한 자기 확신부터 있어야 할 것 같다. 성공할 거라는 자신감과 확신의 힘은 어디서 나오나? ‘세상에 답이 있다’라는 말처럼 잘되는 경향을 보이는 게 있다. 소비자는 항상 그 이상의 것을 원하기 때문에 그 숫자를 가지고 설득한다. 다가올 흐름을 보고 있는 것이다. 내가 맨날 얘기하는 게 소비하지 않는 사람이 마케팅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소비 심리를 이해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마케팅을 하겠나. 나는 하다 못해 어느 직구 사이트에 어떤 제품이 얼마나 세일하고 있는 것까지도 다 안다. 연예인들이 나한테 연락해서 ‘이거 하나 구해주시면 안 돼요?’ 할 정도로 다 꿰고 있다(웃음). 그게 내 습관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다.

트렌드를 읽는 게 아니라 트렌드 안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이 보고 듣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 것으로 흡수해 아웃풋을 내는 노하우가 있나? 2배속, 3배속으로라도 요즘 유행하는 걸 다 본다. <펜트하우스> 시청률이 21%까지 올라갔다. 반면 시청률이 5%밖에 안 나왔는데도 댓글이 10만 개씩 달리는 작품도 있다. 그건 화제성이 있다는 거다. 그런 거에 굉장히 예민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크라운>을 볼 때도 엘리자베스와 대처,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이의 굉장히 묘한 관계를 보며 나름대로 캐릭터 분석을 한다. 그냥 영화를 보는 게 아니라 나라면 어땠을까 상상하며 등장인물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한다. 그래야 내 걸로 만들 수 있다. 심지어 치약도 여러 개 쓴다. 어제 먹은 음식에 따라 치약 맛이 다 다르다. 치즈 먹은 날은 좀 텁텁하고 매운 음식을 먹은 날에는 박하 치약이 더 맵다. 수건을 쓸 때도 몇 번 빨면 이렇게 껄끄러워지는지, 비누를 얼마 만에 다 쓰는지 생각한다. 이건 왜 이럴까, 저건 뭘까….

그 외에도 하루에 정해놓고 하는 일들이 많을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일단 인터넷에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든 재고를 파악한 다음 시청률과 우리 회사 매출을 체크한다. 요새는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도 매일 본다. 매일 밤에는 12시 땡 하면 영화 전산망 코비스에 접속해 영화 관객수를 봐야 잠이 온다.

어느 정도로 치열하게 일했나? 회장님 전화를 못 받을까봐 잘 때 전화기 두 개를 가슴에 얹어놓고 잤다. 회장님, 부회장님이 식사하러 오시면 직원들한테 남은 잔반을 다 찍어서 보내라고 했다. 뭐가 맘에 안 드셨는지 뭐가 문제인지. 너무 많이 남기셨을 때는 여쭤보기도 했다.

마케팅의 원동력은 여자들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특히 2030 여성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눈여겨본다고 했는데 요즘 2030들이 열광하는 MBTI 검사나 사주, 타로점 같은 것도 본 적 있는지. MBTI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하나에 집중 못하고 이거 했다 저거 했다 해야 행복한 유형이 나왔다. 사주는 어렸을 때 봤는데 80대 할머니가 세 살 아이를 업었다고 하더라. 어떨 땐 굉장히 노련하다가 때로는 땡깡 부린다는 소리다. 양면성이 심하다는 얘기겠지. 내 성격이 그렇다. 그래서 욕도 많이 먹는다. 악플도 많이 달리고. 호불호가 분명한 사람이라 오히려 나에 대한 평판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편이다. 노이즈 마케팅도 마케팅이고 좋은 마케팅도 마케팅이다. 하지만 이제는 성질이 예전만 못하다. 세상이 바뀌면서 리더십도 바뀌는 거니까. 옛날에는 채찍이라는 게 먹히던 시절이 있었다. 요새는 채찍질하면 애들이 그냥 간다.

요즘에는 어떤 리더십을 추구하나? 대기업에서 일할 때는 단계별로 워낙 조직이 층층이 있어 윗사람들은 나와 직접 얘기를 하니 큰 그림을 알고 일을 진전시킬 수 있는데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방향도 모르고 채찍질만 받으면서 뛰었다. 요즘은 아랫직원들과도 직접 소통한다. 일손이 부족하면 나도 평양일미 가서 만두 빚는다. 세상이 바뀐 거다. 누구든 다 뛰어야 한다. 예전처럼 명령하고 지시하면 안 되는 세상이다.

비비고를 론칭할 때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해 전국에 있는 만두를 다 먹어봤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직업상 늘 여러 가지 음식을 맛봐야 할 텐데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나? 집에 조그만 짐이 있어 그곳에서 뛰거나 자전거를 탄다. 넷플릭스 보면서 운동한다.

혀도 철저하게 관리를 하느라 탄산수도 안 먹는다고. 술도 안 먹고 담배도 안 피워봤다. 그럼에도 혀가 늙는다. 촉수가 아무래도 둔해진다. 맛을 보는 건 이제 좀 있으면 못하게 될 것 같다.

마지막 꿈은 실버 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일을 하는 거라고 했다. 아직 못다 이룬 꿈은 없나? 하고 싶은 일을 다 해본 것 같다. 오히려 세상을 위해 뭘 좀 해야 되는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의 빚이 있다. 얼마 전 유튜브 ‘김미경TV’에 나가서 강의를 했는데 사실 그날 너무 충격을 받았다. 김미경TV를 보는 사람들 중 지금 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마음속에 꿈과 열망이 있는 여성들이 너무도 많다. 그분들의 열정에 정말 놀랐다. 시간이나 돈을 떠나 이분들한테는 뭔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젊은이들도 너무 안타깝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결혼을 할 수가 있나, 집을 살 수 있나, 회사에서는 눈치만 봐… 도대체 이 젊은이들을 어떻게 해야 되나 싶다.

부자가 되고 싶은 2030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는 사실 부자가 되는 법은 모른다. 일을 잘하고 재미있게 사는 방법만 안다. 그런데 요즘은 나처럼 해야 돈이 올 것 같다. 대신 기회가 왔을 때 항상 네고해야 한다. 오히려 사업할 때보다 월급쟁이일 때 돈 얘기를 해야 하는데 월급쟁이들이 그걸 못한다. 월급도 냉정하게 얘기해야 한다. 너무 돈만 계산하면 실패하고, 내 경험치를 올려주는 회사에 이 급여가 맞는 건지 밸런스를 잘 맞추는 사람이 부자가 된다. 돈만 쫓아서도 다른 것만 쫓아서도 안 된다. 계산을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부자가 못 된다. 잠깐 벌다가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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