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즈

매일 무심코 사용하고 있지만, 환경을 괴롭히는 주범들이 우리 주변 곳곳에 숨어 있다. 식재료나 생필품을 샀을 뿐인데 플라스틱과 비닐이 따라오는 것이 대표적인 예로 이는 뷰티 제품을 구매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문제로 최근 몇 년간 뷰티 업계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환경을 조금 더 생각하는 ‘필환경’에 집중하고 있다. 물건을 구입하는 단순한 소비 행위를 넘어 지구를 병들게 하는 요소들을 가급적 줄이자는 취지에서다. 하루에도 한 번 이상은 사용하는 클렌저로 예를 들어 보자. 제형을 담고 있는 플라스틱 용기부터 코팅된 패키지 혹은 비닐까지 겹겹의 포장재로 제품이 둘러싸여 있다. 단순히 피부를 깨끗하게 하기 위한 제품 하나만 해도 지구를 병들게 하는 오염 물질로 가득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뷰티 브랜드에서는 ‘리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처음 구매한 패키지 속의 제형을 다 사용한 뒤에 원하는 양의 제품을 다시 채워 사용하는 형태다. 화장품을 재구매할 때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비닐 등은 줄이는 것은 물론 필요한 양만큼 덜어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이 변질되거나 사용 도중 질려 다른 제품으로 갈아탈 염려도 없다. 스킨케어 아이템은 물론, 헤어 보디 카테고리 또한 가능하며 제품을 채울 공병은 꼭 화장품 용기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본인이 덜어가고 싶은 용기에 혹은 브랜드에서 제작한 친환경 용기에 적당량만을 담아갈 수 있어 소비자의 취향과 환경까지 모두 만족시키는 제로 웨이스트 서비스인 셈이다.

아로마티카가 신사동에 위치한 브랜드 체험관인 ‘하우스 오브 아로마티카’에 리필 스테이션을 마련했다. 아로마티카의 베스트셀러인 두피 샴푸와 알로에 베라 젤을 비롯해 컨디셔너, 클렌저, 토너까지 약 18개에 제품을 구비한 것. 제품은 가지고 온 빈 용기에 담아 원하는 만큼 소분으로 구매할 수 있다. 제품 400ml를 리필할 경우 같은 용량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것보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대 71% 감소시킬 수 있다. 특히 본품 대비 g당 최대 35%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훨씬 알뜰한 소비가 가능하다. 빈 용기를 가져오지 않은 고객이라면 브랜드 체험관에서 판매 중인 아로마티카의 용기를 구입할 수도 있다. 이 용기는 폐유리를 90% 재활용해 만든 유리 공용기와 폐 페트병을 재활용한 공용기로 제로 웨이스트에 초점을 맞췄다.

아모레퍼시픽이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리필 스테이션’을 만들었다. 아모레스토어 광교 매장 내에 위치한 이 숍은 총 15 종류의 샴푸와 보디 워시 제품 중 원하는 아이템의 내용물을 코코넛 껍질로 만든 리필 용기에 충전하는 형태다. 용기는 재활용하고 내용물은 상시 할인하기에 경제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인 소비다. 매장 내에 비치된 제품은 제조 후 100일 이내의 내용물만을 사용하며 리필에 앞서 자외선 LED 램프로 용기를 살균 처리해 신선하고 안전하다. 리필 상품과 판매 방식의 변화로 새로운 경험과 친환경 가치,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아모레퍼시픽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물이다.

더바디샵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샤워젤 리필 바를 한국에 입점시켰다. 작년부터 진행했던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이 리필 바에서는 알루미늄 공병을 구매한 뒤 원하는 샤워 젤을 골라 채워 구매할 수 있다. 해당 공병은 재활용이 가능해 다 쓴 후 언제든지 매장에 방문해 소독하고 다시 새롭게 리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 특히 첫 공병 구매 이후에는 공병 값을 제외한 리필 액 비용만 추가할 수 있어 알뜰한 소비를 할 수 있다. 4000원의 리필 공병에 채워지는 샤워 젤은 기존 250ml 제품 대비 20% 할인된 가격으로 계속해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현재 샤워 젤의 종류는 자몽, 아몬드 밀크 앤 허니, 시어, 망고, 모링가 그리고 브리티쉬 로즈까지 총 6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