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타일 아이콘의 정체
안야 테일러 조이의 패션 히스토리를 넷플릭스 시리즈 <퀸스 갬빗>부터 짚어나가기엔 늦은 감이 있다. 모델로 활동하던 중 배우 제안을 받고 데뷔한 그는 2015년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더 위치>를 통해 데뷔하자마자 전 세계에 얼굴을 알렸다. 심리적으로 괴로운 작품이지만 안야의 미모로 위안을 받는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연달아 <23 아이덴티티>로 스릴러 퀸의 자리에 오른 후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대세 배우로 발돋움했다. 이때부터 안야는 패션 월드에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하얀 피부에 물방울 모양의 눈매, 오똑한 콧날, 야무진 입술 라인이 완성하는 신비로운 마스크와 170cm를 훌쩍 넘는 늘씬한 기럭지는 패션 디자이너들의 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구찌, 돌체앤가바나, 미우미우, 샤넬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들이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안야는 이 모든 스타일을 가볍게 소화해내며 스타일 아이콘으로서의 역량을 증명했다. 물론 스타 스타일리스트 로 로치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마침내 2020년 개봉한 <엠마>를 통해 영리하고 우아한 귀족 아가씨 역할로 캐릭터 변신에 성공한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중세 시대의 드레스가 안야의 고혹적인 분위기를 끌어올린 것. 이후 안야는 또 한 번의 기회를 만나는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인 <퀸스 갬빗>이다. 공개 후 한 달 만에 6200만 뷰의 시청률로 최고 기록을 갱신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조지 밀러 감독의 <매드맥스> 스핀오프 영화의 주인공인 퓨리오사 역에 발탁된 것은 안야 테일러 조이가 명실상부 라이징 스타임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할리우드는 지금 연기면 연기, 패션이면 패션, 무엇이든 맡은 역할을 똑 부러지게 해내는 사랑스러운 여배우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