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미래

조회수 2021. 2. 2. 15: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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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더 좁아진 채용시장! 기업 CEO가 말하는 미래 직장에서 살아남는 방법.

우한에서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는 보도를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먼 훗날 ‘코로나19 생존자의 증언’ 같은 제목의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진다면 이렇게 증언하겠지. ““우한? 거긴 대체 어떤 동네길래 바이러스가 퍼지는 거야?”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직장까지 잃을 줄이야. 그때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죠. 그저 저와 상관없는 일인 줄 알았어요.” 다큐멘터리에 꼭 한 번은 등장하는 흔한 클리셰처럼 올해 초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실제로 그랬다. 수많은 사람이 죽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강 건너 불 보듯 했고 국내에서 최초의 감염자가 생겼을 때도 무심했다. 마스크를 끼지 않으면 지하철도 못 타고(심지어 벌금까지 내야 하고) 열 나면 고깃집에서 퇴짜 맞는 삶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바이블처럼 여기며 ‘이놈의 회사 빨리 때려치우고 발리에 한 달 살기나 하러 가야지’ 하던 많은 직장인들이 이제야 조금 심각해졌다. 지금처럼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직감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작은 일에 벌벌떨면서 의외로 큰일에는 무심하다. 언제나 세상의 모든 일은 크든 작든 나와 맞닿아 있다는 것도 간과했다. 코로나19 이전의 시대에도 우리를 둘러싼 세계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었고 지금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제는 다들 느꼈을 것이다. ‘괜찮아지겠지’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겠지’ 같은 말은 요즘 세상에 금지어나 다름없다. ‘재택근무를 하다 집 화장실에서 넘어지면 산재일까?’ ‘재택근무 시 근태 관리를 목적으로 위치 추적을 한다는데 거부해도 될까?’ 같은 한번도 해보지 않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 일을 대하는 직장인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고 화상 회의를 비롯한 비대면 업무가 일상화되면서 누가 일을 잘하고 못하는지가 명백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사소한 커뮤니케이션마저도 누가 더 매끄럽게 하는지가 예전보다 더 잘 보인다. 예전처럼 동료나 부하직원에게 적당히 묻어가려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 신사업을 빠르게 시도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직무 역량이 뛰어난 것은 물론 문제 해결 능력까지 있는 경력직을 선호한다. 스펙과 말발로 회사에 입사한 후 적당히 무임승차하다 높은 연봉을 받고 이직해야지 하며 잔머리 굴리기도 어려워졌다. 묵묵히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해오던 직원들에게도 변화는 필요하다. 일을 잘하는 것에서 나아가 직장인도 셀프 브랜딩을 해야 하는 시대. 개개인이 스타 플레이어가 되어야 좋은 대우를 받는 세상이 왔다. “예전에는 1등부터 100등까지 점수를 매겼다면 이제는 기준이 달라졌다. 기업이나 팀의 미션이 무엇인지에 따라 이 사람이 인재인지 아닌지를 결정한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인재였던 사람이 저 프로젝트에서는 인재가 아닌 상황이 되는 것이다.” 직장인을 위한 커리어 플랫폼 원티드 이복기 대표의 말처럼 인재의 기준은 변했고 이직 시장에서 자신을 세일즈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애플리케이션처럼 채용 시장의 변화를 발 빠르게 캐치해 조금씩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는 자만이 미래의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미래의 직장에서 살아남기

코로나19로 기업의 채용 방식이 바뀌고 있다. 우리는 이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미래 직장의 최전선에 있는 이들, 채용 시장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문제 해결형 인재가 각광받는 네트워킹 시대
최재호(드라마앤컴퍼니 대표)

2019년 리멤버 커리어를 론칭했다.

리멤버 가입자가 현재 300만 명이 넘었다. 리멤버를 론칭할 때부터 리멤버 커리어는 큰 그림이었다. 지금은 리멤버 커뮤니티로 점점 확장하고 있다. 리멤버 커리어에 등록되는 인재풀은 정보를 다시 받는다. 명함만 가지고 HR을 하는 게 아니라 다시 인재풀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현재는 무슨 일을 하는지, 이전 이력은 어떻게 되는지 등의 정보를 상세하게 받고 있다. 경력직만으로 1년 만에 70만 명의 인재풀을 만든 것은 국내에서 독보적이다.

리멤버 커리어의 인재풀은 직급별 비중이 어떻게 되나?

대다수 HR 플랫폼이 사원급인 4년 차 미만이 다수인 경우가 많은 데 반해 리멤버 커리어는 사원급이 5%밖에 안 된다. 대리부터 임원까지 나머지 경력직이 95%다.

코로나19 이후 기업에서는 어떤 인재를 선호하는 추세인가?

A라는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벌고 있던 회사가 코로나19 같은 변수 때문에 갑자기 B라는 사업 모델로 전환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일을 많이 해본 전문가를 채용해 지식이나 경험을 사기보다 문제 해결형 인재를 선호한다. 따라서 지식을 넘어 문제 해결형 인재가 되는 것에 집중해야 될 것 같다. 지식은 배우면 알 수 있는 건데 단순히 그런 걸 넘어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자체는 다른 역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현업에서 일을 하며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팁이 있다면.

본인이 지금 맡아서 하고 있는 것을 일단 가장 최대한 깊숙하게, ‘이 일을 처리하는 것 만큼은 누구보다 전문가야’라는 마음으로 깊게 파는 게 제일 중요하다. 고민만 하면서 주위만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있다. 문제 해결 역량은 밖에서 배우고 책에서 배우고 네트워킹을 통해서 배우는 게 아니라 내가 맡은 그 일을 누구보다 깊게 고민할 때 거기서 통찰이 나오고 내공이 쌓인다. 자꾸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말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깊이를 가져보라.

결국 문제 정의부터 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재들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예전에는 경영진이 솔루션까지 정해놓은 다음 실행할 사람을 빠르게 움직이게 했다면 지금처럼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문제 정의부터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업무의 본질과 핵심을 더 고민하면서 일해야 그런 내공이 쌓인다.

추천이 더 중요해지는 언택트 세상의 채용
이복기(원티드 대표)

원티드는 어떤 서비스인가?

2005년도에 지인추천기반 채용서비스로 출발한 원티드는 채용을 넘어 사람들에게 커리어 성장과 행복을 도와주기 위한 소셜 커리어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에서 약 200만 명의 유저와 1만 개정도의 회사를 매칭하고 그 안에서 커리어에 도움이 될 만한 교육까지 제공한다. 채용이라는 게 아무리 빠르다 하더라도 2~3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이벤트다 보니 중간 과정에서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많이 필요로 한다.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원하는 롤모델이나 업계의 전문가를 만나 교육을 듣는 일로 서비스가 변모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디지털 중에서도 특히 어떤 직군을 많이 찾나?

원티드에서 가장 많이 합격하는 직군은 개발자다. 서버 개발자, 프런트 개발자, AI 머신 러닝 개발자가 많이 채용된다. 서비스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발자뿐만 아니라 여러 직군이 필요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를 비롯한 관련 직군도 덩달아 많이 채용되고 있다.

요즘 기업들은 채용할 때 어떤 고민을 많이 하나?

기업이 못 보던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다. 예전엔 문제에 대해 정확하게 정의하지 않고 어떤 사람이든 일단 뽑으면 언젠가는 쓸모 있어질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진출하고 싶은 시장에 대해 잘 아는 사람 중에서도 문제를 경험해본 적이 있는 사람을 뽑자는 쪽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공채가 사라지다 보니 수시로 채용할 거면 최적화된 인재를 찾겠다는 것이다.

원티드를 잘 활용해 소위 말하는 ‘좋은 제안’을 받을 수 있는 팁을 준다면?

모든 사람이 어떤 회사에서는 인재다. 지원수 대비 합격률을 살펴보면 한 번 지원했을 때 그 기업이 나와 맞을 확률이 하나에만 국한돼 3.3% 정도가 합격을 경험한다. 7~8번 지원하면 10%의 확률로 채용되더라. 소개팅처럼 자신과 맞는 기업을 찾는게 아주 중요하다. 자신의 역량과 문제 해결 경험을 어떤 회사에서 필요로 할지 잘 고민한 다음 지원할 것을 추천한다. 또 하나는 업계의 선배 혹은 아는 멘토를 한 명이라도 만나보는 게 자기객관화에 큰 도움이 된다. 서울시에서 진행한 리서치를 보면 합격자의 정보 제1 소스는 선배 같은 인맥 네트워크이고 불합격자의 제1 소스는 인터넷이라고 한다. 이력서를 들고 선배나 멘토를 찾아가 얘기를 하다 보면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고 심지어 운이 좋다면 ‘어디서 수시 채용하던데, 한번 지원해봐’ 같은 고급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주변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채용 공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인사이트를 도출해야 한다. 일례로 마케팅 신입을 뽑는 회사는 많지 않다. 마케터 지망생이 영업 기획 모집 공고를 볼 때 ‘영업에 자신없다’고 생각해 대충 넘기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품 기획인 경우도 많다. 그게 결국 마케팅이다. 공고를 잘 들여다보면 자신과 매칭되는 것이 의외로 많다.

업종 시대의 종말, 직무 능력 시대의 도래
김정현(캐치 잡 콘텐츠 랩 소장)

캐치가 다른 채용 포털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

캐치는 진학사에서 론칭한 취업 정보 사이트다. 월 100만 명 정도의 순방문자를 보유하고 있다. 단순히 채용 정보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재무 정보나 현직자 평판 등 기업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그 연장선으로 유튜브에서는 B급 감성으로 취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캐치TV’를 운영하고 있다. 영상으로 보는 것이 더 익숙한 세대이기도 하고 좀 더 날것의 기업 정보, 취업 팁 같은 것을 전달해준다. 다행히 호응이 좋아 조회수가 높은 영상은 20만~30만 뷰까지 나오고 있다. 구독자는 현재 11만 명이 넘었다.

채용 공고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면?

확실히 개발자 채용이 늘었다. 채용 공고에서 급여 항목은 ‘입사 후 협의’라고 명시한 곳이 상당히 많았는데 요즘에는 자신 있게 회사 초봉을 노출하는 기업이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채용 시장은 어떠한가?

캠퍼스 리쿠르팅이 온라인 채용 상담회로 많이 바뀌었다. 예전 같으면 학교에 가서 채용 상담회를 진행했을 텐데 기업 입장에서는 막상 가보면 학생들이 기념품 받으러 다니는 것 같아 캠퍼스 리쿠르팅 자체를 형식적이라고 생각한 기업도 많았을 거다. 이제는 그럴 환경이 안 되니까 자연스럽게 지원자들과 유튜브로 채팅하며 온라인 설명회를 진행한다. 온라인으로 하니 오히려 관심 있는 사람들만 찾아오게 되고 더 디테일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 방식이 효율적인 걸 서로 알아버렸으니 앞으로도 온라인 채용 상담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변화하고 있는 채용 시장에서 눈에 띄는 트렌드만 짚어준다면?

취준생이 가고 싶어 하는 기업일수록 눈높이가 높아지다 보니 신입의 경우엔 과제 제시형이 많다. 당장 실무에 투입되기를 바라는 곳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원하는 회사의 주요 사업, 신규 사업과 관련된 것들을 공부하고 취업 스터디에서 자료를 만들어 서로 공유하며 평가받는 것이 좋다. 수시 채용이 많아지면서 현업 부서에서 사업 부문별로 뽑다 보니 채용에 우대사항이나 자격요건을 내세우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까 정말 디테일해진다. 예전에는 예를 들면 4년제 대졸자, 학점 3.0점 이상만 되면 인적성 보고 끝이었는데 지금은 우대하는 항목이 많아졌다. 채용 공고가 언제 오픈될지 모르는 상황이니 자주 사이트에 들어가 보는 것도 필요하다. 보통은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회사 홈페이지에 자세히 소개해놨다.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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