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싶어
누구나 부자를 꿈꾼다. 하지만 모두가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코로나19로 한껏 위축된 경제는 이 논리를 더욱 실감하게 만든다. ‘뭐 먹고 살지?’라는 고민은 직장인 3인 이상 모인 단체 대화방이면 꼭 거론되는 소재다. 80년대 초반에서 2000년 초반의 밀레니얼은 현재의 안녕이 그리 길지 않음을 몸소 체험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2020년 교보문고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00위 안에는 ‘돈’을 주제로 한 책이 꽤 여럿 등장한다. 21개국으로 판권을 수출하는 기록을 세우며 부자들의 습관에 대해 기록한 <더 해빙>, 주식왕 존 리 대표의 기술이 담긴 도서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을 비롯해 제목부터 노골적인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마라>도 30위 안에 랭크됐다. 완전히 달라진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어떻게 하면 잘 먹고 잘살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책 속에서 찾는다. 선택의 관건은 지금 당장 내가 실천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우리를 부의 세계로 인도하는 사람들은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니까. 타고난 명석함이나 손에 쥔 금수저가 아닌 지긋지긋한 일상을 겪은 우리 중 부자가 된 사람들의 얘기다.
PD 출신의 유튜버 신사임당은 요즘 가장 신뢰도 높은 경제 재테크 유튜버다. 그는 월급 받는 직장인의 사정을 그 누구보다 이해하고 실현 가능한 범위를 구분한 다음 투자를 궁리한다. 신사임당의 첫 저서 <킵 고잉>에는 창업, 재테크, 크리에이터의 영역에서 자신이 겪었던 산전수전 공중전의 에피소드를 기반으로 실패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다. 1년 만에 부수입 월 1000만원을 기록하며 N잡러의 길을 구축한 유튜버 허대리는 ‘나’를 잘 파는 방법을 책으로 냈다. <N잡하는 허대리의 월급 독립 스쿨>에는 나의 강점을 찾아 돈을 버는 지식 창업의 노하우가 담겼다. 개인의 성과와 능력을 브랜드화해 판매하니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실감각을 잃지 않는 이들의 조언은 생각을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특효약이다.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실천법과 움직이지 않으면 침몰해버리는 두려움을 경험에 근거해 그 누구보다 아찔하게 설명한다. ‘연어롤’로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는 스노우폭스 김승호 회장은 본격적으로 돈을 만지기 전 진단해야 할 개인의 속성과 탑재해야 할 태도에 관한 이야기를 <돈의 속성>에 담았다. 유튜브에서 1600만 명 이상이 시청한 그의 강연을 기반으로 집필한 책은 30대 후반까지 낡은 차에서 과일을 팔던 남자가 글로벌 기업의 회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에서 깨우친 자산이다. ‘자신이 금융 문맹인지 알아보는 법’ ‘좋은 부채, 나쁜 부채’ ‘김승호의 투자 원칙과 기준’과 같은 목차에서 알 수 있듯 어떻게 벌 것인가에 대한 원론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성공적인 투자자로 가장 빠르게 성공하는 방법은 훌륭한 스승을 만나 그 사람의 행위를 카피하고 그대로 패스트하는 전략이다”라는 곽승준 작가의 <투자의 태도>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돈에 접근한다. 신한금융투자 영업부 부지점장이자 증시각도기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그는 초보 투자자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를 조목조목 정리했다. 적금 이자와 내 월급 빼고는 다 오르는 것 같은 혼란의 시기에 마음을 다잡기 좋다. 타고난 부가 없어도 우리를 부자의 세계로 인도해줄 롤모델의 비결을 담은 책은 공통적으로 꾸준함을 강조한다. 부자가 되는 건 결국 인내와의 싸움인 셈이다. 버티는 자가 이기는 길고 긴 싸움에서 ‘두드리면 열린다’는 가설을 증명한 현실적 부자들의 이야기는 든든한 힘이 되어준다. 결국 우리는 누구나 부자가 될 수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