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방식

조회수 2021. 2. 8. 17: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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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터놓지 못한 고민이 있다면! 상처 받은 우리에게 건내는 새로운 위로의 손길.

최근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고민을 카운슬링하는 콘텐츠가 유튜브에 넘쳐난다. 연애, 커리어 등의 고민에 대해 친언니처럼 조언을 하고 세밀하게 대처 방법을 일러주기도 한다. 영상은 대부분 3~5분 내외, 대처법도 일목요연하다. 검색 몇 번으로 이런 팁을 찾아 해결할 수 있는 고민이면 그나마 좋으련만, 살다 보면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힘든 일이 생기기도 한다. 성폭력, 알코올중독, 가족의 자살과 같은 무겁고 지난한 것들 말이다. 이런 일에 어설픈 위로나 조언은 금물이다. 그런 순간 함께 그림을 그리거나 쓰레기로 가득 찬 집을 치워주는 등 각자가 가진 재능으로 위로하는 유튜버들이 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들은 어설픈 위로 대신 같이 시간을 보낸다. 그림 그리는 유튜버 이모르는 성폭행 피해 사연자가 원하는 그림을 함께 그리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때로는 그들 대신 거친 욕설을 내뱉으며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연자 내면의 깊은 슬픔을 그림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청소전문업체이자 자신들의 일과를 브이로그로 기록하는 유튜버 클린어벤져스는 ‘청소 헬프미 프로젝트’를 통해 희귀 난치병을 앓는 환자나 쓰레기 집에 사는 트랜스젠더, 낙태로 상처받은 20대 여성의 집을 청소하며 그들의 얼룩진 마음까지 닦아준다.

출처: 이미지 출처 유튜브 채널 클린어벤져스, 하이머스타드

또 유튜브 채널 모모의 ‘밥친부터 시작’ 프로그램은 작곡가 청인과 수어하는 농인, 양심적병역거부자와 영주권포기병역이행자 등 다양한 가치관과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같이 식사를 하며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간 미디어가 상처를 딛고 성공을 일구어낸 사람들의 스토리에 집중했다면, 이 유튜브 채널들은 더디지만 무너진 삶과 감정을 조금씩 재건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비춘다. 포맷 역시 일반적인 인터뷰 대신 각자 가진 재주를 살려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집중한다. 무역회사 해외영업팀에 근무하며 연봉 6000만원을 받았던 삶을 뒤로하고 장애 아동, 가정 폭력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만드는 유튜브 채널 하이머스타드 운영자 최윤제는 “상처가 있는 사람은 내면에 강한 힘이 있다. 피해자가 아니라 당당히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삶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비장애인 아이와 다운증후군 아이가 함께 춤을 추며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하이머스타드의 영상은 조회수 101만 회를 기록했다. 어쩌면 우리는 서로의 차이, 상처를 인식하는 것보다 그저 따뜻한 밥을 먹고 기분 좋게 노래 부르며 서로를 보듬는 삶을 바라는 걸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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