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혁의 낯선 조합들

조회수 2021. 2. 9. 16: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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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독 화보! 드로잉과 그루밍에 해박한 의외의 민혁의 모습을 만나다.

Q 민혁의 첫 단독 화보다. 화보를 꽤 많이 찍어서 단독 화보가 처음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역시 좀 부담은 되더라(웃음). 이렇게 인터뷰를 많이 하다 보니 내가 생각보다 좀 괜찮은 사람이라고도 느껴진다.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은 내가 숨을 쉬고 살아 있다는 존재감을 인식시켜주니까.

Q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듯 민혁의 안에서도 조금은 생소하고 낯선 모습을 이번 화보 작업에서 끌어내고 싶었다. 이민혁으로 많은 삶의 과정을 거치는 중인데, 이 삶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니, 외부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맞춘 내가 본래의 이민혁인 것처럼 행동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쯤 되니 본래의 이민혁은 어떤 사람인지 나도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마냥 밝기만 한 것도 아니요, 어두컴컴한 것도 아닌 평범하면서도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자 노력한 것이 몬스타엑스 이민혁을 있게 한 거다. 지금의 이미지와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기에 더욱 그다음을 쫓는 것 같다. 이런 모습 이면에 또다른 나의 웅크린 모습과 의외의 얼굴이 있을 수도 있겠지. 나의 이면일지 아니면 또 다른 내가 그 안에 살아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화보 작업에서는 조금 다른 오프 시간의 이민혁을 좀 보여주려 했다. 다양한 이미지 변신을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한결같으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마련이다.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은 반복적인 패턴에서 벗어난 작은 리드미컬함을 선사하는 거라 생각한다.

Q 촬영하는 장소는 지금 가장 핫한 ‘힙지로’라 불리는 을지로다. 지금 민혁에게 있어 가장 ‘힙’한 것은 무엇인가? 패션. 옷에도 잘생김과 못생김이 있다. 나는 이상한 부분에서 비딱하게 나오는데, 남들이 선호하는 잘생긴 옷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 기준의 잘생긴 옷은 예를 들자면 블랙&화이트의 콘셉트로 블랙진에 화이트 티셔츠, 기본 재킷을 스타일링한 모범적인 사례다. 구성 자체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맞아떨어져 흠잡을 것이 없지만 실밥 하나 발견되지 않는 완벽함 때문에 한 걸음 물러나게 되는 패션. 좀더 인간미 넘치고 정감 가는 스타일, ‘어라? 이거 좀 특이한데?’라고 한 번 더 고개를 돌려 보게 되는 것이 못생긴 옷이다. 바지통이 말도 안 되게 크거나, 기하학 패턴이 들어가고, 있어야 할 곳에 없는 그런 것들에 손이 간다. 요즘 많이 못생긴 옷들을 걸치는 중이다. 그런지 패션, 넝마주의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빈티지, 레트로적인 무드가 좋다. 그러고 보니 이 힙한 을지로와 나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 같지 않은가.

Q 힙한 을지로의 모습 그대로, 여기는 레트로한 공간의 집약체다. 이곳에서 오롯이 혼자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을지로4가는 창신동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나에게 꽤 익숙한 지명이다. 그 시절엔 지금처럼 힙한 레트로가 아닌 그냥 이름 그대로의 순수한 ‘레트로’였던 지역이어서 사람이 많진 않았지만 지금은 꽤 다르다고 들었다(웃음). 사람이 붐비거나 소란스럽고 시끌시끌한 곳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조용한 LP바에서 소소하게 메모지에 음악 신청하면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누리고 싶다.

Q 대한민국에 그 흔하다는 ‘집돌이 아이돌형’이다. 보통 집, 숙소에 있으면 무엇을 하나? 일단 기현이가 선물해준 미세먼지 전용 청소기로 침대, 침구류 등의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꽤 시간이 걸리는 노동이지만 깨끗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라도 자주 청소기를 돌린다. 얼마 전부터 피부 관리의 필요성을 느껴 화장품에 대한 것들을 서치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난다. 그리고 뜬금없이 들릴 수도 있겠지만, 과학을 좋아해 양자물리학, 상대성 이론, 미스터리, 초자연적인 현상 등에 대한 관련 영상을 파다 보면 취향에 맞는 알고리즘을 타고 계속 유튜브 항해를 하게 된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시간이 오히려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기 때문에 ‘집돌이’ 수식어는 맞춤인 걸로 하자(웃음).

Q 캘리그래피, 그림, 가방 커스텀 등 손으로 하는 건 뭐든지 좋아한다고. 숙소에 화실을 만들어서 그림 그리는 것도 유명하다. 전시회에 대한 생각은 있나? 오늘 가지고 온 개인 가방이 커스텀한 것이다. 예전에 사진을 찍는 기현이와 함께 전시를 한 적은 있었지만, 경험한 것으로 만족한다. 자유시간이 주어지고 생각나면 달려가 그리는 스타일인데, 전시회는 정말 내가 여유롭게 시간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더 이상 취미가 아니게 되고 힐링도 될 수 없기 때문에.

Q 그림이나 커스텀을 통해 본인의 스트레스를 극복하곤 하나? 감수성이 예민한 아티스트는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더라. 100이면 100, 해소되지는 않지만 나에게 어느 정도 진정제 효과를 가져온다. 가방을 커스텀한 날도 아무 스케줄이 없는 평온하고 여유로운 날이었다. 누구에게 배우는 것이 아닌 직접 몸으로 부딪쳐서 실패를 거듭한 끝에 건지는 결과물이 마음에 든다. 어느 날 갑자기 유화에 꽂혀서, 그리는 방법은 모르지만 너무 하고 싶어 무작정 아무 정보 없이 필요한 재료부터 구입했다. 10개 정도 그리다 망하고 5개 건지는 상황이 발생하더라. 물감을 섞거나 그리는 방법 등도 어려워하면서 탐구해 나가는 형식이 의외로 짜릿하다. 어디에도 얽매여 있지 않고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빨리 흡수력을 촉진시키는 매개체가 된다.

Q 지금까지 커스텀한 작품 중 가장 좋아하고 마음에 드는 것은? 오늘 메고 온 가방. 컬러의 밸런스와 꽃 등으로 구성했는데 귀엽고 마음에 든다. 최근에 한 작품이라 꾸준히 들고 다니는 것 같다.

Q 디자인을 의뢰해서 액세서리를 만들고, 앨범 콘셉트 포토에도 착용 컷이 나온다. 로즈 펜던트 네크리스와 민혁의 M링은 팬들 사이에서도 꽤나 화제였다. 나만의 것을 갖고 싶었다. 반지도 자세히 보면 M 옆에 고래 타투를 각인해서 나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함을 상징한다. 안정감을 깊게 느낀다. 화실의 경우도 원래는 만들 생각이 없었고 거창하게 일을 벌이지 않으려 했지만 작업하고 싶은 재료가 늘어나면서 동선이 늘게 됐다.

Q 컬러에 예민한 것 같다. 지금까지 다양한 헤어 컬러를 5년 동안 시도해봤는데, 어떤 컬러가 좋은가? 팬들 사이에서는 검은색과 탈색, 이렇게 파가 갈린다고(웃음). 탈색파인 분들께는 서운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본래 머리색에 가까운 검은색이 좋다. 내 얼굴이 날카롭고 예민해 보였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검은색을 하게 되면 컬러에서 전달되는 시크함이 내 얼굴 표정을 더욱 날카롭고 차갑게 만들어주더라.

셔츠 질샌더, 팬츠 디젤, 스니커즈 반스, 네크리스 발렌티노 가라바니.

Q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 피부 관리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들었다. 피곤해서 피부가 거칠어질 때 홈케어 루틴을 알려달라. 일단 1일 1팩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것도 팩을 선택하기 나름이다. 하얀색에 가깝고 물 세안해서 씻어내는 타입이 있다. 농도가 좀 꾸덕한 것이 잡티와 더러움을 씻어내는 데 좋긴 하지만 농도가 묽고 투명한 수분 함량이 많은 수면 팩 타입을 추천한다. 사용했을 때 피부에 산뜻한 발림성이 1일 1팩에는 순하고 좋다.

Q 향수를 레이어드해서 사용하기도 한다고. 레이어링이 사실 쉽지 않지만 많은 시행착오 끝에 성공한 적이 몇 번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난 기초지식 없이 직접 몸으로 부딪쳐보는 타입이라 매일 테스트를 거듭했다. 향을 섞을 때 전혀 계열이 맞지 않는 향은 피하되, 예를 들어 같은 시트러스 계열에서 조금 다른 향을 섞으면 새로운 향이 조화롭게 배합된다. 기본적으로 베이스 노트 계열이 같으면 실패 확률이 적다. 극명하게 다른 것들을 섞게 되면 이상한 향이 나니 주의해야 한다. 머리로 계산하는 것보다 신체적으로 움직여서 결과를 도출한다.

Q 매주 일요일 MC로서도 활약하고 있는데, 본인의 MC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대부분 50점을 넘어가지 않기 때문에 70점. 나 자신에게 후하지 않다. <인기가요>에 도착하는 순간 스스로를 놓아버리고, “나는 여기 MC를 위해 태어난 사람이다!”고 주문을 건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비추어보아 원래 가진 것보다 내가 노력해서 얻어지는 게 더 많은 듯하다.

Q 숫자 5에 대해 라임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데뷔 5년차에 5월에 컴백한다. 5월과 관련해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내 입으로 말하기 민망하지만 효자 근성이 좀 있다. 사실, 지금 생활하면서 돈을 쓸 일이 많지 않다. 이동할 땐 어차피 스케줄이라 회사에서 모든 것을 해주니까. 돈을 의미 있게 써야 한다면 가족을 위해 쓰고 싶다.

Q 지금의 민혁을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가? 팬이라고 자신 있게 답변할 수 있는 질문이다(웃음). 사실, 처음에는 내가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둘러싼 다양한 각도에서 서포트를 해주는 스태프들과 팬 여러분 없이 완성형의 이민혁은 존재할 수가 없더라. 철이 좀 제대로 들었다, 하하!

Q 민혁을 이루어내는 연관성 가득한 해시태그를 얘기해보자. 고래, 빛과 밝음. 굉장히 큰 고래가 바다에서 우아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 멋있고 감동으로 다가온다. 커다란 덩치 때문에 위압감을 느끼고 순하게 생겼지만 힘이 세다. 나에게 고래는 내 주위 사람들을 태우고 좋은 곳으로 이끌어주는 판타지다. 밍크고래나 혹등고래, 대왕고래 등 큰 고래들을 좋아한다. 빛, 밝음은 내가 기본적으로 방송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들을 상징한다. 스트레스로 다가오지 않고 텐션을 올려 나의 행복지수까지 높여주는 해시태그다.

Q 신체적으로 가장 자신 있는 부분과 자신 없는 부분은? 자신 있는 부분은 눈썹이다. 아버지와 나, 남동생 세 명이 그린 듯 살짝 올라간 눈썹 모양이 같다. 자칫하면 순한 인상이 될 뻔했던 내 얼굴을, 좋아하는 날카로운 모습을 만들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자신 없는 곳은 윗입술. 좀 많이 얇다. 키도 179cm여서 1cm 정도는 더 키워 꽉 채운 180cm가 되고 싶다.

점프수트 인스턴트펑크, 셔츠 R13 by 비이커, 스니커즈 발렌티노 가라바니, 브레이슬릿과 왼손 검지링 모두 베루툼, 왼손 약지 링 락킹에이지.

Q 5월 26일 발매될 앨범 이야기를 해보자. 타이틀곡 ‘FANTASIA’는 몬스타엑스의 시그너처인 에너제틱함과 파워풀함이 돋보이는 곡이라는 설명 문구가 장식돼 있다. 나의 경우는 이전 앨범에서 볼 수 없는 고음 파트가 좀 있다. 요새 노래 부르는 것에 푹 빠져서 데뷔 초의 마음가짐으로 배우고 즐기는 중이다. 무대에서는 후렴의 시작을 함께한다. 퍼포먼스는 그룹 군무라기보다 리드미컬함에 중점을 두었다. 몬스타엑스가 후렴 파트의 동작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익히는 것만 하더라도 아직까지 완벽하지 않다. 이런 적이 처음이라 다들 당황스럽긴 한데, 그만큼 이번 안무는 ‘악마의 안무’라 불릴 정도로 어렵고 혼을 갈아 넣었다. 모든 커버댄스 종결자들이 혀를 내두르는 춤이 되지 아닐까 살짝 기대를 해본다(웃음).

Q 언젠가 자신의 솔로 앨범을 제작하게 된다면 어떤 콘셉트와 방향으로 진행하고 싶은가. 머나먼 이야기지만 너무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 그룹은 풀어나가야 하는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어려웠지만, 나의 아이디어가 많이 들어간 다양한 아이템을 시도할 수 있겠다. 콘셉트부터 앨범 커버까지. 나의 그림과 글이 들어가면 새로울 것 같다. 내가 그린 그림이 들어가게 된다면 앨범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온전한 내 자신이 새롭게 탄생되는 기분일 거다. 느린 템포의 곡과 발라드, 어쿠스틱 사운드와 함께 순도 100% 인간 이민혁으로서 만드는 나의 분신이라니!

Q 무대 위에 오르기 전 어떤 준비를 하나? 시작하기 한 시간 전까지는 시체처럼 있다. 웬만해선 외부에서 나를 건드리지 않게 몸의 힘을 다 빼고 늘어져 있다. 원래 넘쳐나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내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에너지를 무대 위에서 쏟아내는 편이다. 가지고 있는 한계점까지 모두 끌어올려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작도 하기 전에 먼저 사용하면 에너지 고갈로 인해 사고가 날 수도 있다. 그 전날부터 철저하게 준비하고 비축해놓는다.

Q 월드 투어 중 체력 안배와 멘탈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하루라도 쉬는 날이 오면 놀러 간다. 리듬이 있을 때 계속 강하게만 때리면 지치기 마련이다. 드럼 소리는 다양한 하이햇과 스네어, 베이스가 골고루 들어가야 재미있는 리듬과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듯이, 계속 킥이나 스네어 소리만 나면 깨지고 결국 소음이 될 뿐이다. 공연만 하면 자칫 힘들다고 느낄 수 있으니 바쁜 한가운데, 맛집 탐방을 하거나 놀이공원, 워터파크에 가는 등 나 자신을 즐겁게 만들어주려 노력한다.

Q 다양한 표정 덕분에 셀카를 굉장히 잘 찍는다는 평이 있다. 민혁만의 셀카 팁, 노하우가 있다면? 역광을 사용하지 않고 얼굴 전체에 빛을 맞이하는 느낌으로 찍으면 잘 나오더라. 얼굴에 그림자가 지지 않도록 하자. 피부도 좀 좋아 보이고 얼굴 윤곽도 살짝 보정되어 보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Q 민혁이 품은 미래의 꿈, 가능성에 대해 귀띔해준다면? 항상 나의 꿈은 하나였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 나의 가족에게도, 나를 응원해주는 이들에게도 좋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요하는 일이다. 모든 이들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는 거니까. 어려운 꿈이지만 좋은 사람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봐주면 좋겠다. 순탄치 않은 길에 반드시 힘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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