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슈퍼 골프 리그(Super Golf League),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조회수 2021. 5. 10. 10:0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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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L(Super Golf League)란 무엇인가

최근 골프 업계에 아주 뜨겁게 떠오른 화두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SGL입니다. Super Golf League의 약자로, 한국어로도 굳이 번역할 필요 없이 슈퍼 골프 리그 정도로 표현이 되겠습니다. 현재 진행되는 PGA Tour 등과는 별개로 최고의 선수들만이 별도로 참가하는 '돈의 전쟁'을 열겠다는 것입니다. (일부 매체에서는 SLG, 즉 Super League Golf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 논의가 처음은 아닙니다. 작년 초, 그러니까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기 직전에, 프리미어 골프 리그(PGL)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형태의 골프 토너먼트가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필 미켈슨을 필두로 한 몇몇 선수들이 총대(?)를 메면서 진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슈퍼 골프 리그 창설에 적극적인 필 미켈슨의 모습

필 미켈슨은 최근 한 인터뷰를 통해서, 자신 스스로가 한 명의 골프 팬으로 이러한 리그의 창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전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더 많은 토너먼트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돈이 있는 곳에 더 많은 꿈이 있다'라는 논리를 통해 슈퍼 골프 리그 창설에 찬성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토너먼트의 형태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주어진 바는 없습니다만, 10개~12개의 '4인팀'이 연간 계속되는 토너먼트 일정에 초대받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토너먼트의 형태와 구성으로 비추어 볼 때, 전 세계의 주요 선수 40~48명 정도가 초대되고, 각 팀의 캡틴 즉 주장이라고 할 수 있는 10여 명의 선수가 주축이 되어 토너먼트가 운영될 것으로 전해집니다. 대회별 상금 역시 천만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규모가 커서, '돈 잔치'라는 이야기가 나올만한 수준입니다.

PGA Tour의 탄생 배경 돌아보기

우리가 TV 등을 통해 주로 접하는 토너먼트는 PGA Tour를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프로 골퍼들의 토너먼트인 PGA 투어는 1929년에 시작되었지만,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PGA Tour라는 조직은 실질적으로는 1968년부터 존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PGA of America 내의 선수분과 정도였다가, 1968년 이후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하나의 조직이 된 것입니다. 참고로, PGA 챔피언십이라는 메이저 대회는 PGA Tour가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PGA of America에서 개최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사실 상당 부분 '돈'이 관련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1960년대 들면서, 텔레비전이라는 매체가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골프가 '보는' 스포츠로도 인기를 끌게 됩니다. 이러한 인기는 골프 토너먼트 혹은 투어의 급성장으로 연결되고, 더 많은 상금이 몰리게 됩니다. 이는 결국 '상금' 즉 '돈'의 분배 문제를 낳게 됩니다. 결국 몇몇 선수들을 중심으로 투어 선수만을 위한 독자적인 '조직'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던 것으로 이해 됩니다. '더 많은 돈을 위한' 일종의 선수 노조가 생겼다고 봐야 할까요?


어찌 되었건 지난 수십 년간 PGA Tour는 아놀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더 큰 스타라고 볼 수 있는 타이거 우즈를 배출하면서 전 세계 가장 큰 투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프로 골퍼의 입장에서, 너 나은 볼거리, 그리고 더 화제가 될만한 일들을 만들어내는 것은 분명 바람직합니다. PGA 투어 역시 지난 몇 십 년간 그러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최고의 전성기는 바로 타이거 우즈와 함께 했던 시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타이거 우즈의 최근 사고, 그리고 향후 부활 여부를 떠나 골프에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인지 선수의 인기도에 따라 상금을 지급하는 플레이어 임팩트 프로그램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PGA 챔피언십 트로피의 모습, PGA of America를 설립한 로드맨 워너메이커의 이름을 기려, 워너메이커 트로피로 불립니다.

슈퍼 골프 리그 - 명분이 있는가

하지만, 이번 슈퍼 골프 리그의 경우에는, 그 필요성과 효용성에 대하여 크게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새로운 투어의 탄생 그리고 인기는 결국 이를 지켜보는 '골퍼'의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골프에 있어, '명예와 전통'이 중요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메이저 대회에 더 열광하고, 새로운 기록이 나오길 바라는 것, 타이거 우즈가 메이저 대회를 몇 번 더 우승하길 바라는 것, 한국 선수가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하기를 바라는 것 역시 '돈'만의 관점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골프라는 게임의 특성상 '강자'가 반드시 우승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 랭킹과 관련 없이 세계 100위권 선수가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스포츠, 그리고 언제나 이변과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바로 골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40명 내외의 선수만을 초대해서 경기를 진행하는 방식이 자칫 새로운 유망주 혹은 한국과 같은 비영어권 선수들에게 확률 낮은 기회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PGA Tour에서 슈퍼 골프 리그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는 다른 PGA 투어 대회에 참가를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슈퍼 골프 리그에 대한 논의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골프를 바라보는 '골퍼'의 관점에서 환영받을 만한 이야기가 나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슈퍼 골프 리그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영구 제명 하겠다는 것이 PGA 투어의 입장입니다. PGA 커미셔너인 제이 모나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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