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각종 건강식품 광고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새싹보리에 대한 광고를 자주 접하기도 하고, 새싹보리 섭취에 대한 문의 전화를 받는 경우도 부쩍 늘었네요. 이번 호에서는, 새싹보리의 특성과 효능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최근 새싹보리 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요. 원재료 명을 보면 보리순 가루, 보리순 즙이라고 되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리 순은 보리의 줄기에서 새로 돋아난 연한 싹을 일컫는데요. 알곡이 열릴 정도로 다 자란 보리는 억세서 나물로 먹기 힘들지만, 10센티 전후로 자라 잎이 푸르고 연한 상태일 때는 나물, 국 등으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마트나 시장에서 사시사철 보기 쉬운 채소는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이 보리 순을 새싹보리로 부르며 즙, 가루 제품으로도 많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보리가 몸에 좋은데, 보리에서 자라난 새싹은 몸에 더 좋지 않나요? 라는 질문도 받아서 새싹보리의 영양성분과 함께 보리에 대한 정보도 함께 확인해 보았습니다.

보리밥 1그릇, 보리순 나물 1접시, 보리순 가루 1포(20g)를 기준으로 비교해보았는데요. 영양소 함량을 단순 비교하는 것으로 우위를 가릴 수는 없지만 보리밥보다는 나물, 새싹 보리 가루를 먹었을 때 베타카로틴, 비타민 B1, B2, C 등 일부 영양소 함량이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새싹보리의 모든 영양성분 함량이 보리 혹은 다른 채소보다 높지는 않습니다.

새싹보리는 ‘채소’이기 때문에, ‘곡류’인 보리에 없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을 섭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항산화 기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 플라보노이드는 주로 채소, 과일, 콩, 차에 함유되어 있는데요. 다른 채소와의 비교를 위해 새싹보리뿐 아니라, 국, 나물, 쌈으로 먹을 수 있는 대표 채소들의 플라보노이드 함량도 함께 정리해보았습니다.

표에서 볼 수 있듯, 새싹보리의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낮은 편은 아니지만 그 외 다른 채소들에도 플라보노이드가 함유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플라보노이드 섭취를 위해 새싹보리만 드실 필요는 없겠지요? 새싹보리를 나물, 반찬으로 섭취할 수는 있지만, 특정 영양소의 섭취를 이유로 밥 대신 새싹보리만 섭취하거나, 장기적으로 다른 채소 대신, 새싹보리만 섭취하시는 것은 자칫 영양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니 주의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효능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몇몇 연구 결과를 통해 새싹보리는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항암 등에 효과가 있다고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새싹보리에 함유된 사포나린 성분이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요. 하지만 해당 내용은 동물, 세포 실험 등 초기 단계의 연구 결과가 대부분이므로, 아직까지는 약용으로 사용할 근거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약이 아니지만 일상 식사에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 또는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가진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제조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을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합니다. 같은 원재료를 사용하였더라도 식약처에 신고하고 인정받은 제품만 건강기능식품이라는 표시 혹은 도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강기능식품은 원재료 함량 및 원료명, 유통기한, 1회 섭취량, 섭취 시 주의사항 등을 제품에 표기해야 합니다. 건강 기능식품 중, 우수 건강 식품 제조 기준(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을 따른 적용 지정 업소의 제품은 ‘GMP 적용업소’라는 문구 혹은 도안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식품안전포털에서 건강기능성식품의 정보를 찾아보았을 때, 새싹보리 혹은 보리순 자체의 정보는 없었습니다. 새싹보리를 원료로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은 것은, 엽록소 함유식품인데요, 그에 대한 정보를 정리한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새싹보리로 만든 건강 기능 식품은 엽록소 함유 식품에 속하고, 이런 제품들은 피부건강과 항산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새싹보리로 만들어도 전부 건강기능식품은 아니므로, 건강기능식품이 맞는지 문구와 마크를 확인하고, 주의사항과 1회 섭취량을 확인하시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추가로, 최근 새싹보리 분말 제품에서 쇳가루와 대장균이 검출되었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제조과정이 위생적으로 관리되는 제품인지 꼭 확인 해야합니다. 

다른 채소 대신 꼭 새싹보리만 섭취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듯, 꼭 새싹보리 제품을 드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항산화,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른 건강기능식품도 여러 가지가 존재하고 있거든요. 

특정질환의 치료, 예방에 효과가 명확히 입증되었다면 좋겠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새싹보리 제품을 비롯한 건강기능식품은 ‘약’이 아니기 때문에 질병 치료 목적이 아니라 일부 기능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정도로 생각하고 접근하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엽록소 함유 식품의 원료가 되는 녹색채소와 해조류는 음식으로도 섭취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면 됩니다. 채소 섭취가 부족할 때는 이러한 건강기능식품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먼저 채소의 섭취를 늘려 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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