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괴로운 그대에게 '알레르기 비염'
봄철 알레르기 악화의 이유와 대책
김모(27)씨는 3년 전부터 봄이 되면 눈가 코가 가렵고,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는 통에 일상 업무를 제대로 하기 힘들다. 근처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알레르기비염’이라고 진단을 받았으나 약을 복용할 때만 반짝 효과가 있고 약을 잠시라도 중단하면 여전히 증상이 나타나 힘들다. 한 달 정도 지나면 증상이 없어져 약도 필요하지 않지만 봄만 되면 어김없이 증상이 나타나 앞으로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걱정이 되어 알레르기클리닉을 찾았다.
알레르기비염은 코점막에 생기는 알레르기질환이다. 알레르기는 일반적으로 무해한 생활 중 반복 노출이 되면서 해당 물질에 대해 과도만 면역반응이 생기는 것이다. 집먼지 진드기나 바퀴벌레 분진, 곰팡이, 동물 털, 각종 계절별 꽃가루는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공기 중에 부유하고 있다.
코감기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외부 미생물을 제거하기 위한 전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염증 반응의 종류가 다르다. 코감기 때는 점액성 코 분비물과 함께 코와 목이 부으면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며, 미열이나 무력감과 같은 몸살기를 호소하기도 한다. 반면 알레르기비염은 주로 아침 시간에 물같이 흐르는 콧물과 눈과 코의 가려움이 흔히 관찰된다. 코막힘 증상은 다양한 종류의 비염에서 동반되므로 질환을 구분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꽃가루는 수꽃술의 가루 모양의 물질로서 화분(花粉)이라고 하며 30-50㎛ 정도의 크기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수정이 되기 위해서는 수술의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붙는 수분이 필요한데, 이 과정이 벌이나 나비에 의해서 이루어지면 충매화, 바람에 의해서 이루어지면 풍매화라고 한다. 풍매화는 바람에 의해 꽃가루가 날리게 되므로 공기 중에 떠 있다가 사람의 코점막에 붙을 수 있다.
봄철에 코 증상이 나타난다고 하여 모두 꽃가루 알레르기는 아니다. 봄철에는 일교차가 심하고, 황사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알레르기비염의 원인이 봄철 꽃가루가 아니더라도 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봄철에 비염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알레르기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물질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은 알레르기 염증에 의한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치료이며 항히스타민제가 대표적이다. 약물치료는 근본적으로 알레르기 체질을 바꿔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할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 동안은 유지를 하는 것이 좋다. 많은 환자들이 항히스타민제를 항생제와 혼동하며 장기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게 아닐까 우려하여 약 사용을 꺼리지만, 실제로 항히스타민제는 장기 복용하더라도 효과가 떨어지지 않으며, 부작용도 거의 없는 안전한 약이다. 스테로이드는 알레르기 염증을 줄이는데 효과가 뛰어나지만, 알레르기비염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먹거나 주사를 맞는 것은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을 고려할 때 득보다 실이 많다. 따라서 알레르기비염에 대해 스테로이드를 쓸 때는 코 스프레이로 만들어진 스테로이드를 쓰는 것이 좋다. 이 밖에 류코트리엔이라는 알레르기 염증물질도 알레르기비염을 악화시키므로 류코트리엔의 작용을 막는 약제도 추가적으로 써볼 수 있다.
앞선 환자처럼 젊은 연령일 경우 향후 수십 년간 봄철마다 괴로운 증상을 견뎌야하기 때문에, 장기대책으로 면역요법을 추천해볼 수 있다. 면역요법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나쁜 물질로 오해하고 있는 알레르기 물질을 나쁜 물질이 아니라고 면역계가 인식하도록 재교육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민해져 있는 우리 몸의 면역계가 놀라지 않도록 미량을 조금씩 시간차를 두고 투여를 하면서 적응을 시키면 생활 중 이 물질에 노출되더라도 우리 몸의 면역계가 놀라지 않아 더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면역요법은 한번 시작하면 3-5년 정도를 지속해야 중단하더라도 알레르기 물질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로 장기간 유지되기 때문에 치료 전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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