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에게 틱이 있으면 언제까지 지켜봐도 되나요?
아이가 진료실의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에 엄마가 제게 속삭이듯이 말합니다. 집에서 휴대폰으로 찍은 동영상도 보여줍니다.
“아이는 자기가 틱이 있는지 몰랐으면 좋겠어요.”
아이의 틱 증상으로 진료온 부모는 종종 아이에게 알려지면 안되는 비밀인 것처럼 의사에게 아이의 증상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부모를 안심시키는 것이 제가 가장 먼저 하는 일입니다.
틱을 언제까지 치료 없이 지켜봐도 되는지에 앞서, 틱 증상이 어떤 자연 경과를 밟는지를 알아야 하겠습니다. 2013년에 미국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American Academy of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 : AACAP)가 발표한 진료지침(practice parameter)과 2011년에 유럽 소아정신과학회지(European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에 발표된 임상지침(clinical guideline)을 종합하여 정리해보겠습니다.
틱 증상이 시작되는 평균 나이는 5-7세이며 10-12세 사이에 증상이 가장 심해지고, 청소년기에는 약해집니다. 점차 증상이 감소하여 18-20세에는 65%에서 증상이 사라집니다. 틱 증상이 있는 아이 3명 중 2명은 십대 후반이 되면 증상이 자연적으로 좋아진다는 뜻입니다. 성인기에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는 10% 정도로 보고됩니다.
틱이 아닌 내과나 외과 문제에 의한 비정상 운동일 수도 있습니다. 눈 깜박임이나 코 훌쩍임은 알레르기나 안과, 이비인후과 질환에서 비롯될 수 있습니다. 소아정신과 의사가 틱이 맞는지 판단하고, 필요하면 소아청소년과나 안과 등 다른 과의 전문의 진료를 받도록 도와드릴 것입니다. 병원에서는 내과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 신장과 간, 갑상선 기능 검사와 같은 기본 검사를 하게 됩니다. 신경학적 증상이 있으면 뇌파나 뇌영상 검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틱에 흔히 동반되는 정신건강 문제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강박증, 학습 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등이 있습니다. 때로는 틱 자체보다 틱에 동반된 문제가 일상 기능이나 삶의 질의 저하에 영향을 더 미치기에, 치료받아야 할 동반 문제가 있는지 평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소아정신과 의사는 틱 증상의 특성과 자연 경과, 동반 문제 등에 대해 부모와 아이에게 교육하고 안심시킨 후 ‘지켜보고 기다리는(watch and wait)’ 전략을 씁니다. 이 조치만으로 충분하고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틱의 치료는 다음의 상황에서 고려해야 합니다.
- 틱이 근육통과 같은 주관적인 불편감을 야기할 때
- 틱이 사회적 고립이나 따돌림과 같은 지속적인 대인 관계의 문제를 야기할 때
- 틱이 우울이나 불안, 자존감 저하와 같은 정서나 심리 문제를 야기할 때
- 틱이 대화의 유창성, 학업 수행이나 성취와 같은 일상 생활의 기능에 방해가 될 때
습관뒤집기(habit reversal training, HRT)이고 노출과 반응 예방(exposure with response prevention, ERP)도 근거가 확립되어 있습니다. 스트레스와 불안을 경감시키는 이완 훈련(relaxation training, RT)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연구되어 있습니다.
치료제로는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 리스페리돈(risperidone), 클로니딘(clonidine) 같은 약제를 사용합니다.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이나 반복 경두개자기자극술(repetitive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rTMS)의 효과에 대한 근거는 아직 부족합니다.
틱이 있을 때에는 이렇게 소아정신과에서 단계적으로 평가를 받아서 틱을 지켜봐도 될지, 아니면 치료해야 할지 결정하면 됩니다.
*위 자료는 서울대병원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무단으로 사용시 저작권법에 의해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제공된 의학정보는 일반적인 사항으로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가까운 병원에 내원하여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