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봄은 지겹지만, 노래는 좋다

조회수 2017. 5. 16. 19: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by 아레나옴므플러스
봄의 끝자락에 대롱대롱 매달린 요즈음,
비록 이번에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지만
참 좋았더라고 한다.

(간혹 여름처럼 푹푹 찌기도 하지만, 그것이 매력)
지나갈 봄을 기억하며
쨍- 하게 뜬 햇빛 아래
나름 괜찮았던 봄을 기억하게 만들어 줄
그 계절의 BGM,
들어볼까?
BY 봄을 기억하는 에디터 6인

올해는 벚꽃이 언제부터 피었더라.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이번 봄, 나의 기억에는 밤만 있다. 밤의 산수유, 밤에 분 봄바람, 밤에 맡은 라일락 냄새 그리고 밤마다 들었던 앰비언터 음악들. 


그 중에서도 '시가렛 애프터 섹스'의 곡들. 밴드 이름은 뭐 좀 그렇지만, 잔잔하고 어른어른하고 무너져 내리는 사운드에 매일 밤 위로받았다. 


'어떤 것도 너를 아프게 하지 않을 거야'라며 웅얼거리는 보컬의 목소리는 가녀린 몸, 몽롱한 눈의 남자 가수를 연상했지만, 실은 턱수염이 덥수룩한 텍사스 엘패소 출신의 남자 가수라는 사실도 좋았고. 


by 봄에는 통 관심이 없는 에디터 L


봄이 싫다. 마음을 들뜨게 하는 날씨.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북적임, 나와는 상극이다.


봄 타는 내 플레이리스트 중 거의 유일하게 봄에 들을만한 노래를 찾는다면 이 곡이다. 봄을 떠올렸을 때 이유없이 생각나는 걸 보니 언제 처음 들었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아마도 봄이었나 보다. 


뿌연 낮 말고 휘영청한 달밤에, 달리는 차 안에서 밤새워 들어도 질리지 않을 도입부다. 


by 봄이 싫고 싫은 에디터 LS


세상에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밴드는 큐어. 나를 슬프게 만드는 것은 모든 찬란한 것들. 큐어의 노래는 가끔 지나치게 찬란해서 슬프고, 그래서 아름답다.


봄은 사계절 중 가장 싫어하는 계절.  봄은 천박하게 찬란해서 싫다. 정말 이상하지만, 봄에는 큐어의 노래를 유독 더 자주 찾았다. 


길을 걷거나 버스에 오르며 이 노래를 아주 많이 들었다. 자주 웃었다기보다 자주 울었던 것 같다. 


by 봄만 되면 눈물이 흐르는 에디터 J


파리의 겨울은 기분이 바닥까지 내려앉을 듯 우울함만 가득하다. 마지막으로 파리에 갔을 때도 그랬다. 천천히 마레 거리를 걷다 우연히 들어간 서점에서 작은 상자에 담긴 LP들을 뒤적였다.


온전히 청량한 사진에 이끌려 빨리 따뜻한 봄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파라다이스의 음반을 샀다. 이 LP는 집에 고이 진열해두고, 봄 끝무렵을 달리는 지금 바다를 향해 가는 차 안에선 유튜브를 통해 파라다이스의 영상을 틀어놓아야지.


심장은 쉼 없이 두근대고, 새파란 바다로 훅 끌어당기듯 몽롱한 음악에 한껏 취기가 오른 채 바다를 맞이해야지. 


by 파리생각에 젖은 에디터 C 


그냥 요즘 자주 듣는 노래다. 새순이 돋고, 꽃이 피고, 노란색 볕이 따뜻하게 퍼지는 풍경이 제법 어울리는 곡이라 골랐다.


적당한 비트감, 귀에 감기는 멜로디가 천천히 걸으며 듣기에 딱 좋다. 드라이브할 때? 두말하면 잔소리다. 


난 운전을 못하니까 옆 좌석에 앉아 창문을 한껏 내리고 후렴구를 흥얼거리면서 봄바람이나 맞아야지.


공기까지 청량하면 더 바랄 것이 없을 텐데, 아쉬운 봄이다.


by 봄내내 미세먼지에 시달린 에디터 A 


사람 마음 들썩이는 데 천부적인 재주를 지닌 남자,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순간도 멋을 잃은 적이 없는 남자. 


퍼렐 윌리엄스는 늘 나에게 멋과 흥의 상징이었다. 언제 어디서건 파티 음악이 필요할 때 늘 퍼렐을 떠올린다. 그는 영화 <히든 피겨스> OST에 참여해 흥을 제대로 보여준다. 


자넬 모네와 함께 부른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어디든 나가서 춤추고 싶어질 것이다. 따뜻해진 날씨에 이들이 이렇게까지 노래를 불러주는데 안 나가고 배길 수 있나. 


by 갑자기 흥이 가득해진 에디터 S


봄이 그렇게도 좋냐고 외치면서
여름이 다가오고 있음에 나홀로 박수를 보내며.

신나는 여름 노래 찾으러 가자 -

<ARENA> 2017년 5월호


DIGITAL EDITOR 박선영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