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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의 다른 이름 '방법'이 통한 이유, 연상호 극본 <방법>

조회수 2020. 3. 9. 16: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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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한다 vs 방법당한다
출처: < 방법> 공식 홈페이지
< 방법> 대표 이미지

“답답해도 사람이 만든 규범이라는 게 있잖아, 어떻게 하든 그 안에서 해결해야지” (<방법> 7화 중)


경찰 ‘정성준’(정문성)은 신문기자 부인 ‘임진희’(엄지원)에게 사건을 무속이나 미신이 아닌 이성적으로 접근해 (너라도) 중심을 잡으라고 조언한다.


내부고발자의 제보로 신생 IT 기업 ‘포레스트’에 대해 취재 중이던 임진희는 우연한 기회로 고등학생 방법사 ‘소진’(정지소)을 만나고 그를 통해 ‘방법’이 실행되는 것을 목격한다. 포레스트 회장 ‘진종현’(성동일)이 악귀의 조정을 받는다는 사실을 믿게 된 진희는 소진과 함께 그를 방법한다. 하지만 실패한 후 오히려 쫓기는 신세가 된다.


한편 무당 ‘진경’(조민수)은 “난 평생을 신령님들의 부르심대로 산 사람이야, 니들이 얘기하는 규칙이란 게 나한테 의미가 있을까?”(<방법> 8화 중)라면서 일반적인 규범과 원칙을 비웃는다.


< 부산행>과 < 염력>에서 좀비와 초능력을 소재로 현실에 기반해 장르성이 강한 작품을 선보였던 연상호 감독이 무속으로 눈길을 돌렸다.

출처: < 방법> 공식 홈페이지
구 같은 부부 정성준(왼쪽, 정문성)과 임진희(오른쪽, 엄지원)

드라마 < 방법>


연상호 감독이 극본을 쓰고 김용완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 < 방법>이 2월 10일(월) 시청률 2.5%로 첫 방영 후 지난 3일(화) 방송된 8화에서 5.0%로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며 순항 중이다.


드라마 속 ‘방법(謗法)’이란 ‘사람을 저주해서 손발이 오그라지게 만들고 결국 죽음에 이르는 하는 저주 행위다. 방법을 실행하는 자를 ‘방법사’라고 칭한다.


극 중 방법사 ‘소진’은 두 가지로 방식으로 방법을 행한다. 사진과 한자이름, 해당 인물이 지녔던 물건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방법해 상대를 사지가 뒤틀린 상태로 죽게 할 수 있다. 또 대상과의 신체적인 접촉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출처: < 방법> 공식 홈페이지
강력한 신력 지닌 고교생 방법사 백소진(정지소)

방법한다 혹은 방법당한다


극 중에서는 ‘방법한다’ 또는 ‘방법당한다’ 등이 흡사 굿을 한다 정도의 의미로 쓰이며 ‘방법사’는 무당 혹은 점쟁이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묘사된다. 극을 보다가 혹시 나만 모르고 다른 이들은 다 아는 사실인가 싶어 실제로 찾아보니 통용되는 말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설정이라는 것. 그렇다면 이렇게 만화 같은 황당한 세계관을 지닌 <방법>을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치부하는 대신 집중해 보게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주문을 걸거나 푸는 것 혹은 어떤 목적을 위해 제물을 바치고 의식을 치르는 것 등 미움과 저주는 전세계에서 광범위하게 퍼진 민간 신앙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 감정과 행위 중에 하나다.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누군가를 죽이고 싶도록(혹은 그와 비슷한 수준으로) 미워하는 감정에 순간이나마 노출될 때가 있다. 드라마 < 방법>은 인간 내면에 자리 잡은 미움이라는 감정에 접근하고 이를 살짝살짝 건들이며 효과적으로 도발한다.


게다가 4차 혁명이 밀려오는 현재, 과학이 첨단으로 발달한 오늘날에도 무속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미신이라며 평소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완전히 무시하기는 힘들다. 나쁜 에너지를 피하고 선한 기운에 가까이하고 싶은 잠재적인 본능의 무의식적인 작용일 것이다.

출처: < 방법> 공식 홈페이지
포레스트 진종현 회장(왼쪽, 성동일)과 무당 진경(오른쪽, 조민수)

드라마 < 방법>이 지닌 몇 가지 미덕


심리적으로 허를 찌르고 들어온 것 외에도 < 방법>은 정의로운 기자와 막강한 신력을 지녔으나 아픈 과거를 지닌 방법사 간에 싹튼 동료애를 주축으로 해 인간의 선한 본성을 자극한다.


시각적인 풍성함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신들린 듯한 무당이 활보하는 굿판, 무당 진경을 연기한 조민수의 기괴함이 묻어나는 공간과 화려한 의식, 일명 저주의 숲이라는 #저주의 숲이 실현되는 저주 나무 등이 그렇다.

출처: < 방법> 공식 홈페이지
방법사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굿 중인 진경(조민수)

이제 중반까지 달려온 < 방법>, 아직까지 숨겨놓은 카드가 많아 보인다. 후반전에서 어떤 반전을 보여줄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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