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학자가 예견하는 '강남 패망론'이란?

조회수 2020. 10. 7. 14: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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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가장 관심 있는 단어는 ‘미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예측했던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 한순간에 확 바꿔버렸기 때문이죠. 단순한 예측으로는 미래를 알 수 없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에 대해 공부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수십년간 미래와 관련된 책을 빼놓지 않고 의무처럼 써오신 유엔미래포럼 대표 박영숙 씨를 만났습니다. 박영숙 대표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 전략, 한국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올해엔 미래 예측 보고서가 일찍 나왔어요.

미래 예측은 196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쭉 매년 연말마다 그 다음해를 예측하는 미래 보고서를 출간해왔죠. 그런데 이번에는 6월에 나왔어요. 코로나 때문이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관한 너무 많은 질문과 예측에 대한 요청이 있어 책으로 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도 코로나 19로 인해 바뀐 세상이 어떨지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Q. 대표로 계신 유엔미래포럼이란 어떤 곳인가요?

유엔미래포럼 밀레니엄 프로젝트에선 각 분야에서 선두에 자리하고 있는 66개국의 학자 4,500명이 모여 국제 사회에 필요한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 국가에서만 이루어지는 미래 예측은 100% 틀릴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나라, 여러 지역이 함께 예측을 해야 정확하죠. 저는 한 사람이 쓴 책은 절대로 안 읽어요. 공무원을 30년 동안 해서인지 집단 지성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4천여 명이 매일 싸우기도 하면서, 델파이(Delphi) 기법을 통해 결론에 도달하며 미래를 얘기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무엇이 변할까요?

코로나는 기본적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코로나는 계속 변종될 것이기 때문에 백신도 크게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전염병들이 나올 거예요. 우리는 이제 이런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것이죠. 그런데 사람의 습관이라는 게 2개월, 3개월이면 형성이 됩니다. 


코로나는 6개월이 훌쩍 넘었으니 이미 이로 인한 여러 변화에 대해 사람들의 습관이 형성되었을 거예요. 이젠 여행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결부되어 사람들이 많이 기피하는데요. 호텔보다는 등산, 캠핑을 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진 것처럼 그 변화된 생활 패턴이 점차 우리 안에 습관으로 자리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결혼식, 장례식을 치르는 공간들이 사라질 겁니다. 이미 유튜브나 줌 등을 이용해 가까운 사람들만 모여 온라인 식을 올리죠. 거대한 콘서트에 바글바글 모여 줄 서는 모습 또한 사라질 것입니다. 줄 서기 전에 온라인으로 예약해서 시간을 맞추겠죠. 


무엇보다도 현재까지 가장 많이 없어진 것이 식당입니다. 뉴욕에서 조사를 했는데 60%의 레스토랑이 다시 문을 열지 않겠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선 ‘창업’이라고 하면 요식업을 많이 떠올리는데, 이젠 테크 기업, 즉 기술을 통한 창업이 더 많아질 것입니다.

Q. 미래가 너무 빨리 앞당겨졌네요.

저희는 매일 4,500명이 모여서 미래를 예측하는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2030년엔 어떤 모습일지, 2035년엔 어떤 모습일지 등 특정 시기의 구체적인 모습을 예측해 놓은 패턴이 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이 패턴이 무너졌습니다. 말하자면 현재 미래가 5~10년 정도 당겨진 상황입니다. 김미경 선생님께서 강의에서 지금을 2025년이라고 생각하라고 하신다는데, 말씀대로 그래야 미래에 대한 불안과 충격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로 자리 잡는 건 뭐가 있을까요?

크게 발전한 신기술에 빠르게 익숙해질 것입니다. 사실 여태까지 사람들이 드론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떨어질까 겁도 나고, 듣기 안 좋은 소리도 나니까요. 그런데 이젠 드론이 병실을 돌아다니며 키트나 약물을 전달하는 것이 익숙해졌습니다. 


또, 전세로 승객이나 화물을 나르는 에어 택시도 보편화될 것입니다. 이에 더해 AI와 바이오 산업을 합친 AI 바이오 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고, 우리의 일자리도 상당 부분 그쪽으로 집중될 것입니다. 

Q. 사회적 안전망으로서의 기본 소득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어요. 기본 소득도 미래에 예측된 사항이었나요?

100%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그 시기는 좀 더 이후였죠. 2030년에는 기본 소득 50%, 2050년에는 100%를 예상했는데, 너무 빨리 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기존 산업을 살리려고 애쓰면 안 된다는 겁니다. 과거는 과감히 버리고 기후, AI, 바이오 관련 산업에 투자해야 합니다.

Q. 재택 근무는 이제 주된 근무 방식으로 자리잡게 될까요?

트위터, 페이스북 등이 영구 재택 근무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재택 근무를 실시한 지 2개월 정도 지나자, 근로자들이 이 근무 방식의 장점을 크게 체감하기 시작했죠. 그래서 회사측에서 사무실 복귀를 요청했는데, 근로자 중 80%가 ‘돌아가지 않겠다, 돌아가야 한다면 다른 일자리를 얻겠다’라고 답한 겁니다. 


깜짝 놀란 회사에서는 이제 전격적으로 원격 근무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트위터의 CEO Jack Dorsey는 영구 재택 근무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Q. 책에서 말씀하신 '강남 패망론'은 뭔가요?

우리나라도 외국의 상황을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뉴욕, 시애틀, 맨해튼 모두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데요. 근로자들과 아이들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죠.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 시골에 정착하고 있어요. 저는 ‘강남 패망론’을 이야기했지만, 이미 ‘뉴욕 패망론’, ‘시애틀 패망론’이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그게 강남인 이유는, 강남의 대부분이 사무실이라는 점이에요. 상업용 건물의 비중이 높습니다. 코로나 이후 공실률도 높아요. 이젠 사람들이 점점 원격 근무를 선호하게 되고, 그러한 근무 방식을 기술이 뒷받침하면서 시간이 지나면 사무실에 일하러 가는 사람이 뒤처지는 느낌이 될 거예요. 원격 근무가 가능한 직업이 뜰 겁니다. 

Q. 마지막으로 당부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과거는 인간이 바꿀 수 없습니다. 이미 지나갔죠. 그런데 다들 바꿀 수 없는 역사책은 너무 잘 읽습니다. 하지만 내가 바꿀 수 있는 미래에 관한 책은 안 읽어요. 


미래에 관한 책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미래에 대해 예측하는 방법 32가지가 있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MK 유튜브 대학(MKYU)에서 강의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고기를 갖다주는 게 아니라 직접 낚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세계 미래 보고서 2035-2055>에서는 나의 미래, 아이의 미래, 나의 먹을 것, 지구인으로서의 의무까지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찬찬히 읽어보며 과거와는 너무나 달라진 미래에 대한 윤곽선을 좀 더 뚜렷하게 그려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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