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잖아U] 강한 서브로 코트 위의 한방을 만드는 선수, '성균관대 임준범'
- 2020 U-리그 3위를 기록한 성균관대
- 임준범의 강점은 ‘한방이있는 강한 서브’
-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 임도헌 감독, 임준범의아버지이자 롤모델
- 이번시즌 성균관대는 세터와 공격수의 합에 중점
[KUSF / 글,사진=서해슬 기자][멋지잖아U]는「2020 KUSF 대학배구 U-리그」(이하 U-리그) 각자 코트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을 만나보는 시리즈이다. 사회적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해 [멋지잖아U] 시리즈의 모든 인터뷰는비대면으로 진행했다.
[멋지잖아U] 열번째 주자로 성균관대 서브의 중심에 있는 임준범을 만나보았다. 임준범은 2020 시즌 동안 강하고 어려운 서브를 구사하며 상대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 놓았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불리던 성균관대는 아쉽게 3위를 기록하며 정규 U-리그의 마침표를 찍었지만 그 와중에도 임준범의서브는 돋보였다. 그가 서브를 칠 때 중점에 두고 있는 부분과 그 이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무엇일까. 그리고 ‘임도헌 감독의 아들’이라는 수식어에 부담감을 느끼진 않았을까.
본격 인터뷰 전,
아이스브레이킹 질문을 던졌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임준범 (이하 준범) : 안녕하세요저는 성균관대 배구부에서 레프트를 맡고있는 임준범입니다.
Q. 요즘 근황이 어떻게 되세요?
준범 : 요즘 다른 팀이랑 연습경기를 하면서 경기력을 올리고 있고거기에 체력운동도 같이 하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본인이 팀 내에서 가장 자신 있는게 있나요?
준범 : 코트 안에서 화이팅있고 패기 있게 경기에 임하는 거에 가장자신 있어요. 기술적인 면을 언급하자면 제가 원포인트 서버로 자주 들어가다 보니까 서브 치는 거에도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요.
Q. 고등학교랑 대학교 중에 언제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준범 : 고등학교 3학년때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어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시절이에요. (웃음) 대학교 와서 배구 관련해서 많은 걸 경험하고 배운 게 많기도하고 이제 3학년이지만 못 다 이룬 캠퍼스 로망을 가슴 속에 품고 있어서 대학교가 좀 더 좋은 것 같아요. (웃음)
Q. 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세요?
준범 : 중학교 2학년때까지 야구를 하다가 그만 뒀는데 아버지가 배구 쪽에 계시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배구로 전향하게 됐어요. 아버지포지션이랑 똑같은 레프트로 배구를 처음 시작했고요. 키가 좀 더 컸다면 센터를 했을 것 같은데 지금제가 가진 조건으로는 세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이단토스에 자신 있기도 하고 제가 올린 공을 공격수가때려서 득점을 내면 짜릿하거든요.
성균관대로선 아쉬운 3위, 다시 올라갈 우승의 자리
Q. 늦은 감이 있지만 고성대회에서 성균관대가 우승을 했는데 소감한마디 해주세요.
준범 : 저희가 시즌 시작하기 전부터 단합도 잘 됐고 조직력도 좋았어요. 그런 것들이 좋게 작용해서 우승이라는 값진 경험을 한 것 같아요. 우승의짜릿한 맛을 한번 느껴보니까 앞으로 더 노력해서 그 감정을 또 느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2020 U-리그에서는 3위을기록했는데 아쉬움은 없었나요?
준범 : 인하대랑 한 경기 전에 저희 팀이 긴장을 많이 했었어요. 상대방이 잘 해서 지는 거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저희 자체 범실이 많아서 풀세트 끝에 졌거든요. 그 전까지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가서 제 몫을 잘 하다가 마지막 5세트때 서브 범실을 해서 아쉬움도 많이 남고 아직까지도 그 경기가 눈 앞에 아른아른 거려요.
Q. 부족한 점은 뭐 였던 것 같아요?
준범 : 기술적으로는 부족한 점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긴장을 한다 거나 흔들리는 부분이 종종 있었어서 멘탈적인 부분이 조금 아쉬웠어요.
Q. U-리그 전 ‘성대는드래프트의 영향이 클 것이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준범 : 저희도 드래프트 직후에는 그 부분을 많이 걱정 했는데 리그때 다들 잘 해줘서 생각했던 것 보다 드래프트 영향을 크게 못 느꼈던 것 같아요. 물론 저희 팀에서영향력이 있던 형들이 다 빠진 거라 부분부분 빈자리가 보이긴 했지만 그 빈자리를 채우고자 저희 팀원들이 더 노력하고 열심히 경기에 임했어요.
Q. 다음시즌 어떤 부분을 중점에 두고 있나요?
준범 : 원포인트 서버 뿐만 아니라 교체선수로 들어가서도 제가 가진능력들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경기를 할 때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Q. 전체적인 팀을 보자면요?
준범 : 흔히 말하는 콤비 플레이를 중점에 두고 있어요. 리시브가 됐을 때 세터와 공격수의 합이 잘 맞아야 랠리를 이어 나갈 수 있잖아요. 세트 플레이에 맞춰서 훈련을 하고 있고 이에 이어서 다양한 공격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번 시즌은 저희 배구부 세터와 공격수들의 합을 기대해도 될 것 같아요. (웃음)
Q. 2020 시즌을 통틀어서 칭찬해주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준범 : 저는 제 친구 흥대를 칭찬해주고 싶어요. 흥대가 2020 시즌 준비하면서 힘들고 지칠 만도 했는데 묵묵히 제 몫을 해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기복없이 한경기 한경기 풀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한방이 있는 선수 임준범,
팀 선배가 뽑은 키플레이어
Q. 준범선수가 원포인트 서버로 자주 들어가는데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서브 준비를 하세요?
준범 : 원포인트 서버로 들어가면 공 올리는 거에 신경을 많이 써요. 공을 잘 올려야 그 다음 동작이 쉽게 되거든요. 어깨에 힘 빼고 제가 목표한 지점만 쳐다보고 때리는 편이에요. 이번 리그 때의 제 서브를 점수로 표현하자면 100점 만점에 40점이에요.
Q. 생각보다 낮은 점수네요?
준범 : 마지막 인하대 때 한 서브 범실이 40점을 잡아 먹었어요. (웃음) 그 전까지는 제 몫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서 사소한 부분을 빼곤 만족하고 있었는데 인하대 때 서브 범실이 저랑 팀에겐 너무 큰 범실이었어서 아직도 생각납니다.
Q. 아버지가 임도헌 감독님이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요?
준범 : 처음에 배구를 시작했을 땐‘임도헌의 아들’로 부담감을 많이 가졌었는데 조금 크고 나니까 ‘아빠는 아빠, 나는 나’ 이런마인드를 갖게 됐어요. 꼭 아빠만큼 배구를 잘 하진 못하더라도 아빠만큼 노력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다보니까 부담감이 동기부여로 바뀌게 된 것 같아요.
Q. 임도헌 감독님이 해주신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나요?
준범 : 아빠가 배구에 대한 조언을 해주시긴 하지만 집에서까지 배구이야기를 하면 제가 스트레스 받아 할 걸 아시기 때문에 제 눈치를 보고 계신 것 같아요. (웃음) 해 주신 말 들 중에 “열심히 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오는 거니까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앞에 주어진 것에 성실히 임해라.” 라는 말이 가장 와 닿았어요. 제가 저 자신을 못 믿고 흔들릴 때 마다 저 말을 새기고 또 새기면서 힘을 얻고 있어요.
Q. 조용석 선수 인터뷰 때 준범선수를 ‘한방이 있는 선수다’라고 말하면서 이번 시즌 키플레이어로 뽑았는데알고 있었나요?
준범 : 지금 알았어요. (웃음) 과분한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용석이 형이 뽑아준 만큼 열심히 노력해서정말 한방이 있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용석이 형 고마워요. (웃음)
그가 생각하는 본인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Q. 본인이 생각하는 본인의 장점은 뭐예요?
준범 : 성격 자체가 밝은 편이라 남들을 행복하고 웃게 해줄 수 있는게장점이에요. 약간 해피 바이러스 같은 느낌? (웃음) 경기 할 때도 일상 생활 할 때도 제 장점이 보여지는 것 같아요.
Q. 반대로 본인의 단점은요?
준범 : 매사에 남 눈치를 많이 보고 저보다 남을 우선순위에 두는게 단점이에요. 어떻게 보면 ‘남을 배려한다’라고 포장해서 장점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남 챙기느라 정작 제 거는 못 챙길 때도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저에게 온 기회도 놓치는 경우가 있어요. 답답한 스타일이죠. (웃음) 또 위에서 말한 장점이 친한 사람 한정이라 초면인 사람들한테는낯선 장점이 될 수도 있어요. 소심하고 낯 가리는 성격을 고치고자 제가 먼저 상대방에게 말을 걸고 장난을 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어요.
Q. 배구를 한 인생을 돌아봤을 때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준범 : 저는 대학교 1학년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신입생의 저는 선배들이랑 실력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해서 자신감도 자존감도 바닥을 쳤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항상 눈치 보는 게 일상이었던 것 같아요. 남들이 뭐라하는게 아니였는데도 그냥 제가 저 자신을 믿지 못하고 혼자 눈치만 봤어요. 만약에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더 잘하려고 노력 할 거예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
준범 : 저는 2020 U-리그예선전 때 경기대학교랑 한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마지막 3세트 24점에 제가 들어가서 서브에이스로 경기를 끝냈거든요. 그 서브 에이스이후로 제 서브 페이스를 찾기도 했고 그때 생각하면 짜릿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Q. 대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준범 : 제 생일이 11월달이라 1학년 제 생일 즈음에 흥대랑 농구부 친구들이랑 다같이 인계동에 가서 술을 마셨어요. 생일기념으로 만난 거라 친구들이 생일주를 타줬거든요. 그거 마시고난 이후로 기억도 점점 사라졌고 술 마시면서 처음으로 지옥을 경험했습니다. (웃음) 저희 기숙사 문이 새벽 5시에 열리는데 택시 타고 숙소 가니까 4시쯤이더라고요. 겨울이라 너무 추운데 갈 곳은 없어서 기숙사 앞에앉아서 바들바들 떨면서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어요. 정신력으로 버텼죠. (웃음)
Q. 슬럼프가 있었나요?
준범 : 배구에 대한 슬럼프는 거의 없었는데 저 자신, 제 인생에 대한 슬럼프는 몇 번 있었어요. 저 자신이 한없이 작아보이고 위축 돼있던 상태였는데 가족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줬어요. 지금 당장은 아프지만 나중 되면 뼈가되고 살이 되는 조언부터 시작해서 제 마음을 헤아려주는 위로의 말까지 많이 해주셔서 다시 마음을 잡을 수 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제가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가족의 영향이 제일 컸죠.
Q. 징크스나 경기 루틴이 있나요?
준범 : 저는 야구를 할 때부터 경기 루틴을 안 만들려고 했어요. 하나 생기기 시작하면 그거에 얽매이게 되고 의존하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가끔씩신경 쓰는 건 신발끈 묶을 때 왼쪽부터 묶는다던가 서브 칠 때 공을 다섯번 튕기는 그런 사소한 것들이에요.
그가 배구를 하면서 힘들고 흔들릴 때마다
옆에서 힘을 준 고마운 사람들
임준범의 선수로서의 목표와
인간으로서의 목표
Q. 선수 임준범으로서의 목표가 있나요?
준범 : 가장 가까운 목표는 프로 진출해서 제가 가진 능력들을 보여주는거예요. 코트에서 투지 있고 열정이 넘치는 신인 선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Q. 인간 임준범으로서의 목표는요?
준범 : 강남 56평 아파트사는 돈 많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돈을 많이 벌어서 그동안 저를 응원해주고 챙겨줬던 제 사람들에게베풀고 싶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매사에 성실하고 저에게 주어진 것을 잘 해내야 할 것 같아요. (웃음)
Q. 이번시즌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준범 : 저희 팀원들 모두 열심히 시즌 준비를 하고 있어요. 우승을 두 번 하고 싶은데 저희 팀 선수들이 가진 기량들과 노력들을 보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해요. 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결과들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Q. 성균관대 배구부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준범 : 저희 성균관대 배구부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 시즌은 코로나 때문에 무관중으로 진행됐지만 중계 챙겨 봐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시즌 마무리를 잘 할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응원해주시는 마음에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얼른 경기장에서 뵐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