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인터뷰] 중앙대 부스케츠 강지훈X용인대 해리 케인 정성호, 20학번의 풋풋한 우정!

조회수 2021. 3. 12. 15: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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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선수의 유스 시절 (왼쪽 강지훈, 오른쪽 정성호) (사진 출처=한국축구신문, 선수 본인)


[KUSF=이규하 기자] 어릴 때부터 동고동락했던 선수들이 모이는 대학 축구계, 그중에서도 가장 친하다는 ‘절친’ 들을 만나봤다. 세 번째 순서는 중앙대학교 강지훈 선수와 용인대학교 정성호 선수다. 유스 시절부터 존재감이 넘쳤던 두 선수는 작년에 20학번으로 대학 무대에 함께 발을 들였다. 여과 없이 솔직하게 밝힌 서로의 모습부터, 놀이공원에서 인형을 한 아름 안게 된 사연까지! 멋있고도 풋풋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지훈: 중앙대학교 20학번으로 재학 중인 14번 강지훈입니다.

성호: 용인대학교 20학번으로 입학해서 센터 포워드를 맡고 있는 18번 정성호입니다.



-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성호: 둘 다 K리그 주니어에서 뛰었고, 고등학교 때부터 인지도가 있는 편이라 서로를 알고 있었어요 (강지훈 대건고, 정성호 포항제철고). 따로 만난 적은 없었고요.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막바지에 친구들을 통해 모여서 다 같이 풋살을 한 적이 있어요. 제가 많이 챙겨줬고, 또 지훈이가 저를 따르더라고요 (웃음).

지훈: 알게 된 계기는 똑같은데, 성호가 워낙 입담이 좋아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도 매료된 것 같습니다.



- 어쩌다가 친해졌나요?

지훈: 늦은 시간에 풋살이 끝나서 성호가 저를 버스 정류장에 데려다줬어요. 그런데 성호가 다른 출구에 저를 내려줬고, 결국 마지막 버스를 놓쳐서 갈 데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성호네 집에 가서 잤어요.

성호: 지훈이가 달리기가 느린 탓이죠 (웃음). 그 이후로도 몇 번 풋살을 차고, 따로 만나기도 하면서 점점 친해졌습니다. 제가 인천까지 가서 지훈이 집에서 잔 적도 있어요.



- 얼마나 친한가요?

지훈: 일주일에 두 번, 세 번 이상은 연락합니다.

성호: 경기가 끝나거나, SNS에 게시물을 올린 걸 보면 꼭 연락해요.



- 두 분의 관계성은 어떤가요?

지훈: 제가 성호 장난을 많이 받아주긴 합니다. 성호가 잘 삐지는 편이기도 하고요. 사소한 오해 때문에 경기 때 만나서 인사를 안 한 적도 있어요. 뭐, 제가 먼저 다가갔죠. 자연스럽게 다시 회복했습니다.

성호: 그 전에 지훈이가 많이 놀려요. 그리고 저는 관계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편이라, 굳이 오해를 풀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훈이가 잘 풀어줘서 고마웠습니다.


▲ 강지훈과 정성호가 전리품으로 인형을 싹쓸이한 뒤 촬영한 기념사진 (왼쪽 강지훈, 오른쪽 정성호) (사진 출처=선수 본인)


-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다면?

지훈: 친구들과 놀이공원에 놀러 가서, 인형을 갖겠다고 한 사람당 10만 원이 넘게 썼던 적이 있어요. 야구공을 던져서 쌓여있는 탑을 무너뜨리는 게임인데, 야구에도 소질이 있는지 제가 3~4개 정도 뽑았습니다. 성호가 그 중 하나를 낚아채 갔죠. 인형들은 나오는 길에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모두 나눠줬습니다.

성호: 그 자리에서 2시간을 넘게 인형만 뽑았어요. 다들 운동을 해서 그런지 유독 승부욕이 세거든요. 어느 순간부터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인형을 다 가져가고 말겠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주위에 사람이 많았는데, 저희를 구경하러 모일 정도였습니다. (정성호 선수는 당시 뽑았던 바나나 인형을 안고 와 카메라에 비췄다.)



- 서로 핸드폰에 뭐라고 저장되어 있나요?

지훈: 성호가 핸드폰을 바꿨다는 핑계를 대고 제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더라고요. 아주 속상합니다. 저는 ‘정성호’라고 저장했습니다.

성호: 전화는 정말 자주 하는데, 지훈이가 번호를 알려준 메시지를 찾아서 연락했어요. 지금 저장하겠습니다.



- 경기에서 상대로 만난 적은 없나요?

성호: 고등학교 때 상대 팀으로는 만났지만, 지훈이가 아파서 못 뛰었습니다. 대학교에 와서도 춘계대회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지훈이가 또 부상으로 쉬고 있었어요. 오히려 다행이죠. 같이 뛰었다면 제가 골을 넣어서 지훈이 표정이 안 좋았을 것 같습니다.

지훈: 만약 만난다면 성호가 제 쪽에 못 왔을 거예요. 그래도 아는 친구가 골을 넣거나 한다면 괜히 뿌듯한 마음도 들 것 같습니다.



- 친구가 멋있었던 순간은?

지훈: 성호가 부상이 잦은 편이에요. 그래서 오래 쉰 적도 많고요. 저는 금방 컨디션을 회복하기 어려운데, 성호는 복귀해서 바로 골을 넣곤 하더라고요. 휴식 이후에도 정체기 없이 바로 몸 상태를 올린다는 점이 부럽고 멋있었습니다.

성호: 지훈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대표팀 차출이 많았어요. 저는 기회가 올 때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 가지 못했거든요. 후배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았습니다. 대표팀 사진을 올렸을 때 ‘잘 크긴 했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이건 친구가 나보다 낫다?

지훈: 성호는 말을 정말 잘해요. 외모적으로 저보다 잘생긴 것도 인정하고, 저보다 키가 크다 보니까 비율도 조금 더 좋습니다. 저도 물론 비율은 좋지만요. 성호 바지를 입어본 적이 있는데, 길이는 길고 종아리는 꽉 끼더라고요. 그때 새삼 느꼈습니다. 축구에서는 폭발력과 한방이 있는 친구입니다.

성호: 지훈이가 제 외모를 칭찬했지만, 저도 마찬가지예요. 지훈이가 사석에서는 머리를 넘기는데, 농담이 아니고 박서준과 굉장히 닮았어요. 이성에게 인기가 많은 스타일입니다. 경기장에서 보면 포지션 상 저는 상대에게 가야하고, 지훈이는 상대를 막는 입장이에요. 지훈이는 경기장을 넓게 보지만, 저는 경기장을 등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고등학교 때도 그랬는데, 지훈이는 공을 잡으면 리딩을 시작해요. 잘 뿌려주기도 하고요. 풋살을 할 때도, 대학 선수로 뛸 때도 그런 플레이가 보여서 ‘자기 장점을 잘 살리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 이건 내가 친구보다 낫다?

지훈: 저는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눈치도 빠르고요. 처음에는 낯을 가리는데, 친해지면 달라지거든요.

성호: 사실만을 말씀드리자면, 전체적인 분위기예요. 지훈이보다 키가 크기도 하고, 진중한 분위기를 내지 않나 합니다.



- 친구의 축구 실력을 평가하자면?

지훈: 제가 에이전트라면 무조건 제 선수로 뽑고 싶습니다. 체격 등 기본 조건은 탑급이고요. 스크린플레이나 발밑, 힘, 스피드 모두 좋은 선수입니다. 성호가 공중경합보다 스크린플레이를 즐기다 보니 키가 큰 편인데도 머리를 쓰는 걸 본 적이 없어서 헤딩은 잘 모르겠습니다 (웃음).

성호: 팀으로 같이 뛸 때 공격적인 사이 패스를 잘 넣어주더라고요. 나쁘게 말하면 위험한 패스, 좋게 말하면 도전적인 패스죠. 그런데 저는 상대 선수를 막는 플레이를 주로 하다 보니 그런 패스가 필요해요. 그래서 지훈이의 플레이 스타일이 저와 잘 맞고, 마음에 듭니다.



- 친구의 프로필 써주기

- 의리를 표현하자면?

지훈: 프로 1년 차에 열심히 모은 박봉도 성호가 필요하다면 모두 빌려줄 수 있습니다.

성호: 서울과 부산처럼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지훈이가 힘들다고 하면 갈 수 있습니다. 다음 날 일정이 있어도 원래 별일 없었던 것처럼요. 먼저 심리적인 힘이 되어주고 싶어요. 물질적인 건 그 이후의 문제고요.



- 서로를 축구선수에 비유하자면?

지훈: 토트넘의 해리 케인 선수입니다. 스크린플레이와 연계가 비슷하고, 슈팅도 좋고, 한방이 있어서 성호와 가장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성호: 바르셀로나의 부스케츠 선수입니다. 밀고 나가고, 뿌려주고, 순간적으로 탈압박 하는 모습이 닮았습니다.



- 친구 이름으로 삼행시

지훈

정: 정상에서 보자

성: 성호야

호: 호루라기 소리가 시작점이다

성호

강: 강지훈아 우리가 살다 보면 힘든 날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겠지만

지: 지혜롭게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고

훈: 훈(훗)날 우리의 창대하기만 할 미래를 생각하며 도전하고 힘내자



- 친구에게 응원의 한 마디

지훈: 성호야 우리가 대학교 때 같은 팀으로 만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게 제일 아쉽다. 연락도 하고 자주 만나겠지만 프로에 가서 열심히 하고, 더 좋은 선수가 되어 더 좋은 팀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알았지? 알았냐고!

성호: 성인이 되기 전에도 힘든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근래에 이런저런 일들을 겪다 보니 왜 어른들이 어른이 되어 봐야 안다고 하는지 이해가 되더라. 그런 상황에 직면해도 서로 힘든 부분들 공유하면서 이겨내자. 좌절하고,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울기도 하겠지만 포기는 하지 말자. 꿈이 정해져 있으니까 밖에서는 친구로서, 팀에서는 선수로서 의지하면서 높은 위치에서도 함께하자.



   플레이 스타일과 성격까지 환상 궁합을 자랑하지만, 정작 같은 팀에서 뛰어 본 적이 없다는 두 선수. 현재 강지훈은 인천유나이티드 FC에, 정성호는 포항스틸러스에 우선 지명되어 각 팀의 품에 안겨있다. 당장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훗날 꼭 같은 팀의 동료로 함께하고 싶다는 그들의 바람처럼, 언젠가 두 선수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발을 맞추는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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