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잖아U] 인하대 센터 황보훈, "배구는 내 인생 최고의 업적이에요."

조회수 2021. 1. 27. 16: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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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하대, 소수정예로 준우승까지!

- 대학 첫 리그, 부담감을 기회로

- U-리그 서브 상위권에 위치한 센터 황보훈

- “대학리그 블로킹 1위에 제 이름 올리고 싶어요.”

- 그에게 배구란?

▲ 황보훈은 부담감을 기회로 삼으며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KUSF / 글,사진=서해슬 기자] [멋지잖아U]는 「2020 KUSF 대학배구 U-리그」(이하 U-리그) 각자 코트에서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을 만나보는 시리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으로 인해 [멋지잖아U] 시리즈의 모든 인터뷰는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멋지잖아U] 여섯 번째 주자로 인하대 중앙을 책임지는 센터 황보훈을 만나봤다. 황보훈은 대학 첫 시즌에 생긴 부담감을 기회로 삼으며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이번 U-리그 서브 4위에 이름을 올리며 상대 팀 리시브 라인을 흔드는 강력한 센터의 면모를 보여줌과 동시에 자신의 강점을 살렸다. 이번 시즌(고성, 무안, U-리그)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이며 아쉬웠던 경기는 어떤 경기일까. 그리고 준우승에서 그친 U-리그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본격 인터뷰 진행 전 간단한 근황 질문으로

아이스 브레이킹을 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황보훈(이하 훈) : 안녕하세요. 인하대학교에서 센터를 맡고있는 7번 황보훈입니다.



Q. 복귀해서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훈 : 이번에 복귀할 때 저희 팀 신입생들도 다 같이 들어왔어요. 이젠 저도 이끌어나가야 하는 입장이니까 신입생들이 잘 적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팀 내에서 가장 자신 있는 건 뭔가요?

훈 : 서브에 가장 자신 있어요. 서브 순위 권 선수들을 보면 경기에서 많은 득점을 한 주 공격수, 에이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사이에서도 점수를 많이 내지 않고 눈에 띄지 않는 선수들도 훌륭한 서브를 구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서 뿌듯해요.



Q. 배구를 안 했으면 뭘 했을 것 같아요?

훈 : 제가 여러 가지 해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정확한 진로는 안 정해져 있을 것 같아요. 해외 유학이나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쌓지 않았을까요? (웃음)



Q. 코로나가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게 있나요?

훈 : 친구들이랑 술 한번 먹고 싶어요. 이번 휴가 때는 코로나 때문에 집 밖에 나갈 일이 거의 없었어요. 제가 빠른년생이라 이제 막 스무 살이 됐는데 나가서 놀지도 못하고 친구들도 못 만난 게 너무 아쉬웠거든요. 또,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친구들이랑 배낭여행 가는 거였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하게 되었어요. 코로나가 잠잠해진다면 이곳저곳 다니면서 여행 관련된 추억을 쌓고 싶어요.



Q. 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세요?

훈 : 저희 삼촌이 농구 유소년팀까지 갔던 선수였는데 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동을 그만두게 되셨어요. 삼촌의 못다 한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그 이상으로 저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어요. 배구를 늦게 시작한 편이라 중학교 땐 다른 선수들보다 기본기가 약했고 제가 나설 수 있는 포지션은 센터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배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센터 포지션을 하고 있습니다.



Q. 센터 말고 해보고 싶은 포지션이 있나요?

훈 : 리베로를 해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기본기가 부족하다 보니까 탄탄한 기본기를 가진 선수들의 수비적인 부분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포지션도 좋지만,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다져서 수비 전담 리베로도 해보고 싶어요.

 

▲ 황보훈은 이번 시즌 서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상대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제대로 치러지지 못한 황보훈의 대학 첫 시즌,

경기에 임하면서 부담감은 없었을까.

그리고 본인의 플레이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은 무엇일까.


Q. 적은 인원으로 리그를 준비한 인하대라 리그 시작 전 성적이 안 좋을 거란 이야기가 있었는데 얇은 선수층으로 결승전까지 올라가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잖아요. 경기를 치르면서 부담감은 없었나요?

훈 : 센터는 눈에 많이 띄는 포지션은 아니기 때문에 남들이 보기엔 쉬워 보일지 몰라도 팀 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해요. 경기할 때 제가 수비나 반격 같은 부분을 해줘야 하니까 팀이 점점 올라갈수록 부담감이 생겼어요. 그래도 그 부담감을 기회로 삼고 1학년인 만큼 더 패기 있게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Q. 준우승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요?

훈 : 한편으로는 아쉬운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우승 후보라고 불리는 팀들을 다 이겨내고 결승전에 올라간 거기 때문에 충분히 값지고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Q. 훈 선수 서브가 강서브는 아니지만 상대 팀이 고전하는 부분을 보였는데 이유가 무엇인 것 같나요?

훈 : 저희 팀은 저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다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해요. 혼자 플로터 서브를 하며 변칙적으로 때리다 보니까 다른 선수들의 스파이크 서브 상황에 맞게 준비했던 부분에 변수가 생기니 고전하지 않았나 싶어요.



Q. 고성대회 때 감투상을 받았는데 기분이 어땠나요?

훈 : 센터라는 포지션이 팀에서 눈에 띄거나 주 득점을 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제가 대회 때 열심히 했다는 걸 누군가가 보고 인정해줬다는 느낌으로 크게 와닿았어요. 저에겐 정말 뜻깊고 의미 있는 상이에요.



Q. 리그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요?

훈 : 성균관대랑 하던 준결승 마지막 5세트 때 에디 선수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서 끝낸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성대에서 에이스, 해결사 역할을 해주던 에디 선수를 제가 마무리 블로킹으로 잡은 게 크게 와닿았고 뿌듯했어요.



Q. 이번 시즌(고성, 무안, U-리그)을 통틀어서 본인의 플레이 중에서 아쉽다고 느낀 부분이 있나요?

훈 : 모든 대회의 예선전에서 다 똑같은 부분이 아쉬웠어요. 경기장이 바뀔 때마다 그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오래 걸리고 기선이 형(홍기선, 現 우리카드)이랑 합이 안 맞을 때가 종종 있어서 그거에 대한 부담감도 느꼈어요. 중요한 순간에 득점하지 못하면서 제 역할을 다 못 해주는 것 같아서 기도 많이 죽었고 전체적인 팀 분위기에도 영향을 끼쳤어요.



Q.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했던 노력이 있을까요?

훈 : 준혁이(박준혁, S)와의 호흡을 맞추되, 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발전시키는 데에 더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이번에 프로 팀 간 기선이 형의 자리를 준혁이가 맡았는데 준혁이는 원래 세터로 뛰던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합을 완벽히 맞추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블로킹과 우리 팀 공격이 차단됐을 때 공격 기회를 한 번 더 만들어 줄 수 있는 커버 부분 등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중점에 두고 경기를 치렀어요.

▲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언제냐는 물음에 고등학교 3학년 전국체전 때라고 답하며 어떤 부분을 해내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가 배구를 한 인생을 돌아봤을 때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언제일까.


Q. 빠른년생으로 다른 친구들보다 학교도 빨리 들어가서 생활을 했는데, 불편한 점은 없었나요?
훈 : 제가 빠른년생인 걸 제 입으로 직접 말하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때부터였어요. 빠른년생인 걸 알면 팀원들이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생활하면서 크게 불편했던 적은 없지만 가끔 빠른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면 친구들이 놀려서 머쓱하고 민망했던 적은 있어요. (웃음)


Q. 지금까지 배구를 한 인생을 돌아봤을 때 가장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훈 : 고등학교 3학년 마지막 전국체전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남성고등학교랑 5세트까지 가서 아쉽게 졌거든요. 그때의 제가 조금 더 팀을 도와줬다면 이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아직도 들어서 그 시합 직전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다시 돌아가면 눈에 띄는 포인트를 내고 싶다기보단 팀원들을 좀 더 격려해주고 자신감을 줄 수 있는 말들을 해주면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할 것 같고 제가 준비한 것들을 의심하고 한 번 더 의심하면서 완벽한 모습으로 경기를 다시 치르고 싶어요. (웃음)


Q. 배구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훈 : 고등학교 1학년 때 있었던 일이 가장 웃겼던 것 같아요. 선생님들이 책상 같은 곳에 올라가서 공격을 때려주시면 저희가 받고 수비해서 공격까지 해야 하는 훈련이었어요. 그때 태원이(김태원, 성균관대, S) 토스가 안테나 밖으로 넘어갔고 저는 그걸 무리하게 때렸는데 코치 선생님 허리 쪽으로 엇나가 버린 거예요. (웃음) 고등학교 올라온 지 한 달 남짓 됐을 때였는데 이 일 때문에 한동안 고생 많이 했어요. (웃음)


Q. 슬럼프가 있었나요?
훈 : 슬럼프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슬럼프라는 걸 겪었는지 안 겪었는지 조차도요. 침체기가 있었다면 고등학교 2학년 때인 것 같아요. 배구가 잘 안 되고 플레이가 흔들리다 보면 활발하게 지내지도 못하고 그만큼 자신감도 많이 떨어지니까 제가 하는 플레이들이 점점 단조로워졌어요. 계속 반복되는 생활을 하다 보니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도움을 많이 줬어요. 사소한 말 한마디라도 고맙게 느껴졌는데 친구들이 자기 일처럼 진심으로 위로해주고 부모님께서도 이런저런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셔서 잘 극복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좌) 11/26 인하vs경희 ㅣ (우) 11/24 인하vs홍익

Q. 징크스나 경기 루틴이 있을까요?

훈 :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대회나 리그를 위해 처음 그 경기장을 갈 때 Post Malone의 Circles라는 노래를 꼭 들어요.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거든요. 또 다른 루틴은 대회 첫 경기 때 했던 테이핑을 그 대회 끝날 때까지 똑같이 하는 거예요. 1차 고성 대회 때는 첫 경기 때 손에 테이핑을 안 해서 고성대회 끝날 때까지 테이핑을 하나도 안 했고 리그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 인하대 선수들과 합을 맞추며 경기를 치르는 황보훈

그가 배구에 집중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움을 준 사람은 누굴까.

Q. 라이벌이 있나요?

훈 : 성균관대 장하랑선수요. 고등학교 때 전지훈련을 했어서 시합장 갈 때마다 마주쳤고 그를 계기로 하랑이랑 친해지게 되었어요. 같이 경기 이야기를 자주 하니까 자연스럽게 경쟁심도 생기더라고요. (웃음) 하랑이한테 기록적인 면으론 지지만 파이팅이나 경쟁력, 게임의 결과에선 지지 않아요. 고등학교 때도 항상 이겼고 이번 리그에서도 성대를 이겼거든요. (웃음)



Q. 팀 내에서 가장 고마운 사람은 누군가요?

훈 : 신호진 형이요. (신호진, R) 대학교 처음 올라와서 코로나 때문에 오래 쉬다 보니까 가지고 있던 기량도 사라지는 것 같고 침체기가 올 뻔했거든요. 미뤄진 리그로 인해 연습할 시간이 많이 생겼고 그때 호진이 형이 운동적인 면을 비롯해서 “안 되는 거에 두려움을 느끼지 말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봐라.” 같은 도움이 되는 말들을 많이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호진이 형같이 옆에서 다독여주고 조언 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감사하고 좋았어요.



Q. 가장 의지하는 사람은 누군가요?

훈 : 부모님께 의지를 많이 해요. 제가 좋지 않은 기량으로 경기를 치렀을 때도 경기를 마치고 나오면 수고했고 잘했다고 말씀해주세요. 최선을 다했으면 된 거라고 말씀해주시면서 저를 응원해주시고 다독여주셔서 부모님께 많이 의지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항상 저를 믿고 응원해주셔서 그 마음에 보답하고자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 대학리그 블로킹 1위에 본인 이름을 올리고 싶다는 선수로서의 목표와 함께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싶다는 인간으로서의 목표도 밝혔다.

그에게 배구란, 본인 인생 최고의 업적



Q. 선수 황보훈으로서의 목표가 있나요?

훈 : 대학리그 블로킹 1위에 제 이름을 올리고 싶어요. 포지션 특성상 블로킹이 주가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블로킹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려고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단신 센터도 기량을 뽐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고 싶어요.



Q. 인간 황보훈으로서의 목표가 있나요?

훈 :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요. 지금 현재 하고 있는 것들에 성실히 최선을 다하고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가지면 결과는 그에 따르는 것 같아요.



Q. 황보훈에게 배구란?

훈 : 지금까지의 최고의 업적인 것 같아요. 어릴 때 소심했던 저는 많은 사람 앞에서도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는 운동선수들을 보며 운동선수에 대한 존경심을 가졌고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운동을 시작하게 되고 제가 뛰었던 경기들을 다시 보면 뭔가를 이루어낸 것 같은 성취감이 들어요.



Q. 다음 시즌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훈 : 가장 큰 건 ‘초심 그대로’ 인 것 같아요. 초심을 가지고 매사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인하대 배구부와 함께 리그 블로킹 1위에 이름을 올리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황보훈이 되겠습니다. 다음 시즌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인하대 배구부의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Q. 인하대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훈 : 코로나19로 경기장에 직접 오시진 못하지만, 항상 옆에서 보고 계신다는 생각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 인하대 배구부 많이 응원해주시고 경기 자주 찾아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응원해주시는 마음에 부응하도록 더 똘똘 뭉친 인하대 배구부의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까 기대 많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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