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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력분석관 겸 선수, 두 얼굴의 사람이 있다?

조회수 2021. 1. 20. 09:1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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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bye volleyball, Hello new challenge.
|11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김도현
|전력분석관 그리고 배구선수로서 인하대의 둘도 없는 존재
▲김도현(C, 191cm)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 운동하면서 뒷바라지해 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다. 그리고 그동안 중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생 때까지 모든 감독님과 지도자분들에게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자신이 거쳐 간 모든 지도자와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kusf/ 글, 사진=이유진 기자] 얼마 전까지 인하대학교에 둘도 없는 존재인 전력분석관 겸 선수로 활약한 김도현을 만났다. 그는 이제 인하대학교 소속이 아닌 사회 일원으로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딜 예정이다.


Q. 간단한 자기소개 

김도현(이하 도현) : 안녕하세요. 저는 인하대학교(이하 인하대) 4학년 졸업 예정자이자, 2020 KUSF 대학배구 U-리그(이하 U-리그)까지 선수로 생활했던 김도현입니다. 전력분석관으로 활동하다가 팀 사정상 시합까지 뛰게 되었습니다.


Q.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했는가? 

도현 : 대학교 1학년 1학기까지 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1학년 2학기부터 전력분석관으로 방향을 전환했어요.


Q. 전력분석관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된 계기는? 

도현 : 고등학생 때 (김광태)감독님(現 제천산업고등학교 배구부 감독) 아들(김완준, 前 한국전력 배구선수)이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배구단에서 전력분석을 하고 계셨어요. 그때부터 전력분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덕분에 ‘이런 길도 있구나’라는 생각하게 됐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제가 포지션(센터)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보다 전력분석관으로 전환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최천식)감독님과 면담을 통해서 전력분석관으로 방향을 전환하게 됐어요.


Q. 이번 연도 (무안대회와 U-리그) 이전에도 선수와 전력분석을 겸한 적은? 

도현 : 2019 현대캐피탈배 전국대학배구 인제대회(이하 인제대회) 때 해봤어요. 작년(2019년)엔 동계훈련을 하면서 원빈(前 인하대 배구선수)이라는 선수가 발목 부상을 당했어요. 갑자기 팀에 뛸 선수가 없어져 리그를 준비하면서 저도 함께 준비했었어요. 그리고 인제대회 때 경기를 뛰었어요.


Q. 전력분석관 겸 선수로 활약을 했는데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진 않았는지? 

도현 : 힘든 부분은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현재 프로배구 시즌 중이잖아요. 제가 방송국에서도 전력분석관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시합이 없는 날에는 프로배구 현장에 가서 전력분석 일을 했어요. 그래서 연습을 제대로 못 할 때도 있으니까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Q. 어떻게 보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력분석을 하면서 포지션에 큰 공백이 존재한 인하대가 결승까지 갈 수 있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도현 : 그 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때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는 결승전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제 덕분이 아닌 함께 경기를 뛴 선수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선수 생활을 하느라 전력분석에 소홀했어요. 그래서 분석 때문에 결승에 올라간 것이 아니라 이번에 프로에 진출한 선수들(홍기선, 現 우리카드/ 박경민, 現 현대캐피탈)의 공백을 잘 채워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원래 자신의 포지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애들이 정말 잘 버텨줬어요. 그래서 결승에 올라갔다고 생각해요.


Q. 전력분석과 선수를 겸하면서 좋았던 점 

도현 : 팀에 다양한 부분에서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인하대 소속이기 때문에 선수든 전력분석이든 둘 중 하나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분석할 때는 간접(?)적으로 ‘애들이 이겨서 좋다’ 이런 감정이었어요. 선수 생활을 할 때는 제가 경기를 뛰면서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팀에 확실히 ‘도움이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도현은 김광태 감독을 통해서 전력분석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최천식 감독과 면담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전력분석관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리고 그는 선수와 전력분석관으로서 팀에 큰 보탬이 됐다. 또한,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하며, 인하대의 유일무이한 사람임을 증명했다. 


하지만, 김도현은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함께 경기를 뛴 선수들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밝히며, 주변 사람들에게 공을 돌렸다.

▲ (왼)김도현(C, 191cm)과 (오)홍동선(L, 200cm)이 블로킹을 뛰고 있다. 김도현은 홍익대와 결승전 경기에서 9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다.

Q. 전력분석관과 선수 둘 중 주 포지션은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생활?

도현 : 평소에는 애들이랑 똑같이 활동 숙소 생활을 했어요. 같이 운동 나가고 운동 보조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어요. 그리고 선수복을 벗은 뒤엔 시합 나가면 분석 쪽으로 신경을 많이 썼어요. 하지만, 이번엔 분석과 선수를 병행했어요. 선수 생활을 집중적으로 하다 보니 전력분석에는 신경을 많이 못 썼어요. 리그를 하면서 저의 주 포지션은 선수였던 것 같아요.


Q. 경기를 뛰는 영상을 보면, 목에 테이핑이 되어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목에 테이핑하고 경기를 뛴 이유 

도현 : 제가 2-3년 동안 선수로 생활을 안 했어요. 아무래도 선수 생활을 오랫동안 안 했다가 하니까 어깨가 조금씩 안 좋아졌어요. 목에 담(?)처럼 와서 목이 안 움직이더라고요. 그래서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목에 테이핑한 뒤 경기에 임했어요.


Q. 센터 포지션이지만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도현 : 어깨 때문도 있고, 같이 애들이랑 운동을 하면서, 서로 호흡을 맞춘 지 얼마 안 됐어요. 그리고 세터로 경기를 뛰었던 박준혁(S/Li, 175cm)도 원래 포지션이 아니니까 기존 공격수랑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걸렸어요. 근데, 거기에 공격 비중이 별로 없는 저랑 합을 맞추면 더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블로킹 위주로 경기를 뛰었어요.


Q. 결승전을 되돌아보자면, 팽팽한 경기를 이어나갔지만 패했다. 그래서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는데 아쉽진 않았는지? 

도현 : 저는 그래도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 저희(인하대) 사정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이 ‘인하대는 올해가 끝이네 이런 말’ 많이 하고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이 말이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애들이 포기하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잘 풀어나가서 결승까지 올라갔어요. 포기하지 않고 팀에 잘 융화가 된 한 해라고 생각해요. 비록 우승을 못 했지만, 저희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끝나고도 분위기가 좋았어요. 잘 마무리된 것 같아서 저는 좋았어요.


Q. 지난 30일 홍익대와 결승전 경기로 선수 생활 막을 내렸는데 아쉽지는 않은지? 

도현 : 되게 미묘했어요. 지금까지 줄곧 배구만 해왔는데, 이제 선수로서 생활은 끝나니까 시원섭섭(?)한 것 같아요. 그래도 아쉬운 마음은 있어요. 하지만, 재밌게 해서 크게 미련은 없어요.


Q.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에서 무려 9개의 블로킹을 잡았다. 정말 어떻게 보면 인생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도현 : 일단은 감독님께서 저를 믿어줬던 게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선수 생활을 안 한 지 오래됐는데, 그런데도 저를 기용해줬어요. 그래도 저도 가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웃음) 

그리고 선수 생활을 오래 안 해서 감도 많이 떨어졌는데, 후배들이 다 잘 도와줘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도현은 선수로서 경기를 나오지 않더라도 평소에 함께 훈련에 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함께 훈련하는 것보다 훈련을 보조하는 역할이 컸지만, 팀을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했다. 


또한, 이번 U-리그에서는 인하대 선수들과 함께 코트 위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는 후회 없는 경기를 하며 배구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 김도현(C, 191cm) 경기를 뛰는 매 순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항상 웃으면서 경기에 임하며, 즐거운 배구를 했다.

Q. 지금까지 배구를 하면서 잊히지 않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지?

도현 : 작년 1차 대회(2019 현대캐피탈배 전국대학배구 인제대회, 이하 인제대회)와 마지막 경기인 결승전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현재 프로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웅비(L, 現 오케이 금융그룹)가 저랑 사촌지간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같이 배구를 했어요. 저희가 작년 1차 대회 우승했어요. 그때 동기이자 가족인 친구 웅비와 함께 시합을 뛰었는데, 이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든 것 같아요. 그리고 우승 당시, 현재 실업팀에 있는 하덕호(S, 現 화성시청)도 함께 경기를 뛰었는데 동기와 함께 경기를 뛰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결승전은 선수 생활을 종지부 찍는 날이라 기억에 남아요. 이 두 경기가 저에게 배구를 하면서 잊히지 않는 순간으로 존재해요. 


Q. 이제는 선수가 아닌 새로운 출발을 하는데 어떤 감정이 드는지 

도현 : 이제는 인하대 소속이 아닌 정말 사회 발을 넣는 거라 걱정도 되지만 한편으로 기대도 돼요. 이제 제가 새롭게 찾아가야 하는 거니까 이 걱정과 설렘 감정이 반반인 것 같아요.


Q. 이제 곧 2월에 졸업 예정인데 졸업 후 계획 

도현 : 방문 지도자 전문 지도자 자격증 취득을 할 예정이에요. 줄곧 운동만 했기 때문에 시야가 좁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분석도 하면서 대외활동과 공부를 할 생각이에요.


Q. 어떤 공부를 할 예정인지 

도현 : 일단 영어는 기본으로 할 예정이에요. 분석이라는 게 특히 데이터나 통계 이런 숫자를 이용하는 거예요. 그래서 컴퓨터 코딩 이런 것도 새롭게 공부해보고 싶어요.


Q. 선수생활과 작별 인사를 고하며, 시원섭섭한 감정이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선수로서 보기 힘들 것 같은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도현 : 비록 올해(2020년) 우승을 못 했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인하대 선수들에게 내년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입학부터 졸업까지 정말 많은 신경을 써주신 (최천식)감독님과 (이상래)코치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김정하 선생님이 저에게 전력분석을 알려준 가르쳐 주셨어요. 이분이 저의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아요. 

한 분 한 분 다 감사 인사를 하고 싶어요. 하지만, 다 이야기 못 하는 점 이해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웃음). 시상식에서 연예인들이 수상 소감으로 ‘자기 이름이 호명이 안 되면 내가 이름이 거론이 안 되나’라고 생각 드는 사람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이젠 김도현을 코트 위에서 만날 수 없지만,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김도현을 만날 수 있다. 그는 졸업 이후 운동을 하면서 하지 못했던 분야를 새롭게 도전하고 공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김도현은 인하대 소속을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사회 일원으로서 힘찬 날개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 김도현이 새 출발을 하며, 만날 또 다른 삶을 후회 없이 날아다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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