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포츠有토피아] 농협공채 뒤로하고 K3리그 선수지원팀으로, 청주FC 변재용 주임

조회수 2020. 9. 25. 13: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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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란? '없는(ou-)', '장소(toppos)'라는 두 말을 결합하여 만든 그리스어로, 현실적으로는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의 나라, 또는 이상향(理想鄕)을 뜻한다. 이상향을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세계라고 하면서도, 실은 어디까지나 현세와의 시간적·공간적 연속선상에서 꿈꾸기도 하는 상황을 일컫기도 한다. (출처_두산백과)

[KUSF=장유진 기자] 뜨거운 함성과 열정이 가득했던 경기장에 선수들의 숨소리만 들린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우리에게 일상을 뺏어간 코로나는 불같던 취업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코로나 이전의 경기장을 추억해보자. 땀 흘려 뛰며 최고의 순간을 선물하는 선수들, 그 원동력이 되어주는 소중한 팬들, 그리고 기자, 구단 프런트, 스포츠 마케터 등 수많은 이들이 함께 호흡하며 스포츠를 만들어간다.


  종목을 불문하고 온 국민, 전 세계인이 하나가 되는 스포츠의 힘. 필자도 우연한 직관으로 단번에 스포츠의 매력에 사로잡힌 스포츠 산업 취업 준비생(이하 취준생)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모든 직업이 그렇듯 스포츠 관련 직업들도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심하다.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有’토피아로 바꾼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을까. 대학스포츠를 경험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통해 취준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이 기획연재 기사를 준비했다. (직업 소개가 아닌, 대학 스포츠를 경험하고 나아간 스포츠 필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사입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KUSF 클럽챔피언십 대회, 각종 동아리 등으로 대학스포츠를 경험한 후 현재 K3리그 청주FC에서 선수지원팀으로 일하고 있는 변재용 주임이다. 

(▲사진=청주FC 제공)


Q. 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의 3번째 축구리그 k3리그 소속 청주FC 선수지원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변재용 주임입니다. 



#스포츠로 꽉 찬 대학생활 


Q. 먼저 어떤 계기를 통해 스포츠에 빠지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2002 월드컵이 제가 스포츠에 빠지게 된 계기에요. 당시 병원에 입원 중이었는데 마침 대한민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이 열리고 있었죠. 몰려있던 사람들 속에서 저도 자연스럽게 경기를 봤는데, 그게 바로 안정환 선수의 골든골로 역전승을 하게 된 그 경기였어요. 그 순간의 짜릿함으로 퇴원하면 축구부에 들어가고 싶었죠. 운 좋게도 다니던 학교에 축구부가 있어 함께하게 된 걸 시작으로 지금까지 스포츠에 빠져있습니다. 



Q. 단순히 좋아하기만 할 수도 있는데 어떤 점이 스포츠를 직업으로까지 꿈꾸게 했나요? 

  운동은 취미로 계속 이어오고 있었지만, 사실은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진 수학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수학을 좋아하기도 했고 누군가에게 설명을 통해 지식을 전하는 게 즐거웠거든요. 그러다가 대학 진학을 위해 교육과정을 찾아보니까 제가 알던 수학과는 다른 거예요.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고요. 그래서 수학선생님보다는 제가 잘하고 좋아하는 체육을 선택했죠. 그렇게 스포츠 관련 학과에 진학했고, 배우다 보니 스포츠에서 파생되는 산업들과 분야가 너무나 많은 거예요. 경영학부터 시작해서 미디어, 마케팅까지. 그걸 느끼고 나니 앞으로 내가 스포츠 전공을 통해 어떤 분야에서든지 즐겁게 활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직업으로 꿈꾸게 되었습니다. 



Q. 스포츠 분야의 취업을 꿈꾸면서 어떤 활동들을 해오셨나요? 

  저는 졸업 전까지는 취업이 와닿지 않아서 딱 취업을 목표로 준비했던 건 없었지만, 제 대학생활의 9할은 동아리 활동이었습니다. 체육 관련 학과생인만큼 축구부터 시작해서 에어로빅, 기계체조 등 다양하게 경험했죠. 동아리를 통해 전국대회도 출전하며 다양한 스포츠시설·마케팅·산업을 보고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 게 많았죠. 그러면서 대학생활을 돌아보니 다방면에서 생각보다 많은 게 쌓여있었어요.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착실한 준비를 하는 것도 좋지만, 그게 힘들다면 현재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즐기고 도전하면 그런 것들이 언젠가는 모두 좋은 준비의 바탕이 되어있을 거예요. 



Q. 스포츠를 좋아하는 학생으로 보냈던 대학생활은 어땠나요? 

 거의 운동을 하며 보냈던 거 같아요. 아직도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을 정도예요. 월·수요일은 테니스, 화·목요일은 축구, 그리고 금요일과 주말에는 보통 대회 일정을 소화하곤 했어요. 동아리 활동 외에는 강의를 들으면서 스포츠 현장을 방문하여 직접 경험해보고, 스포츠 뉴스를 보면서 정보를 얻는 재미도 많이 느꼈어요. 아, 물론 놀기도 많이 놀았죠! (웃음)

(사진=본인제공/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은 사진임) ▲ 사진 가운데 우승 깃발을 들고 있는 대학시절의 변재용 주임.


Q. 대학스포츠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나, 개인의 역량 발전에 도움이 되었던 경험도 궁금해요!

  앞에서 얘기한 내용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될 거 같아요. 제가 대학을 다니면서 했던 동아리가 기계체조, 테니스, 축구, 여자축구(코치) 이렇게 4가지예요. 각 동아리에서 배운 점들이 많았죠. 그중 특별했던 건 1년간 축구동아리 회장을 맡은 적이 있어요. 이때 정말 많은 걸 배웠죠. 동아리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많아요. 하지만 회장은 동아리에서 단 1명뿐이죠. 50여 명이 넘는 인원들을 관리하며 사람을 대하는 방법부터 예산 관리, 교수·조교님들과 같이 다양한 분들과 필수적으로 소통하며 리더가 필요한 역량을 알게 되었죠. 


  이 외에도 동아리를 운영하는 모든 것들이 저에게는 배움이고 경험이었어요. 아무래도 요즘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정말 중요하고 많은 기업들도 이를 강조하잖아요. 취업 준비 당시 이런 경험을 토대로 면접 때도 제 이야기를 풀어낸 적이 있어요. 면접관들도 좋게 봐주셨는지 실제로 좋은 결과를 받기도 했고요. 어떤 경험이든지 본인이 느끼고 배워서 확실히 자기만의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직접 뛰기도 하고 보기도 하면서 느꼈던 대학스포츠의 매력은 어땠나요? 

  한 번은 고려대학교의 축구 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었어요. 생각보다 높았던 선수들의 수준과 열정에서 느끼고 온 게 많았어요. 그리고 전문 선수가 아니더라도 대학생이 참여할 수 있는 대회들이 정말 많은데, 그런 대회 참가를 통해 배우게 되는 게 정말 많아요. 대회를 위한 연습은 물론이고 직접 숙박·교통·식사까지 준비해야하죠. 스포츠 하나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게 정말 다양했어요. 그리고 저는 운 좋게도 그 경험들이 지금 선수지원팀에서 일하면서 큰 도움이 되었죠. 



Q. 스포츠와 함께 해오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언제인가요? 

  18년에 무릎 수술을 한 적이 있어요. 축구하다가 연골이 찢어져서 다쳤죠. 그때 수술하면서 ‘축구를 왜 했지, 하지 말걸 그랬나’하는 후회들이 막 들었죠. 나가지도 못하고 누워만 있으니까 우울한 마음도 있었고, 무서워서 다시 축구를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요. 근데 또 지나고 난 후엔 재활도, 관리도 열심히 하면서 잘 이겨냈어요. 아무래도 예전처럼 과격하게는 못 하지만, 축구를 다시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고 즐거워요. 



#농협 공채 포기하고 K3리그로 


Q. ‘농협’이라고 하면 안정된 직장, 높은 급여 등으로 많은 취준생들이 부러워할 만한 부분이에요. 이외에도 다수의 대기업 합격도 뒤로하고 지금의 직장을 선택하게 된 이유, 그게 바로 우리가 느끼는 스포츠의 매력과도 일맥상통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사실 스포츠가 아닌 다른 쪽을 준비했던 이유가 하고는 싶었지만 마땅치 않아서 고민이 많았죠.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는데 마음처럼 쉽지 않으니 일단을 취업을 하자 했던 게 잘 돼서 갔던 거고요. 아무튼 첫 직장을 농협으로 다니게 되고 정말 기대가 됐어요. 질문과 같이 많은 취준생분들이 원하는 정년보장과 높은 급여가 따라오게 됐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일을 배우고 다니다 보니 ‘내가 이 일을 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살아왔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계처럼 아침 일찍 눈을 뜨고 출근해서 전쟁처럼 일하다가 퇴근하면 지쳐 잠들고... 계속 반복되는 삶이었죠.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더 힘들었던 건 보람이 없었어요. 제가 하고 싶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고 퇴사를 결정했고, 운 좋게도 지금의 직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죠. 지금은 그때와 다르게 가슴 뛰는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 사람마다 보람을 느끼고 가슴 뛰는 일이 다른 거니까요 :) 저에게 있어서 그 역할이 되어주는 건 스포츠였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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