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 습관이 된, 한양대 오재현 (1)

조회수 2020. 9. 24. 09: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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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투를 던지는 오재현. 그는 1년 동안 자유투 성공률을 약 24%를 높였다. (사진제공=오재현 선수 팬)



[KUSF=김서현 기자] "노력이 습관이 돼야 한다" "죽을 것 같고 고통스러운 노력이 일상이 되는 수준이 돼야 한다". 화제가 된 KBL 이대성(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의 명언이다. 여기, 이대성의 마인드를 그대로 본받은 선수가 있다. 바로 한양대학교 가드 오재현 (188, G)이다.


2018년도 그의 기록은 2.7득점, 1.3 어시스트, 2.1 리바운드, 자유투 성공률이 52.0%에 그쳤었으나 2019년도 11.6득점, 3.5 어시스트, 3.6 리바운드, 76%까지 자유투 성공률을 끌어올렸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눈부신 성장을 보이며 한양대의 주축이 된 그는 지난해 <KUSF 보석함>에 한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오재현은 눈에 띄는 기량 발전에 그치지 않고 9월 초, 얼리 드래프트 참가를 선언했다. 올 시즌 공식적인 대회가 계속해서 취소되어 많은 농구 팬들이 그의 노력의 성과를 확인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이 인터뷰를 통해 많은 농구팬들이 '오재현'의 노력과 발전을 알게 되고, 농구를 사랑하고 도전에 겁먹지 않는 그의 매력을 알기를 기대한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한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에 재학 중인 22살 가드를 맡고 있는 오재현입니다. 



코로나로 공식적인 경기가 다 취소돼서 선수들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아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운동밖에 없었기 때문에 운동만 계속했어요. 가끔 유튜브에 연습 경기 영상이 올라가면 걱정해 주시던 팬분들도 그 영상 보시면서 "잘 하고 있구나" 하시면서 응원하는 연락도 많이 주셨어요. 



현재 몸 상태는 어떠신가요? 

몸 상태는 내일 당장 리그를 재개해도 될 정도로 준비를 많이 하고 있었고요. 정말 좋은 상태입니다! 


'오재현'은 휴일에도 새벽에도 훈련을 마다하지 않는 노력형 선수로 많이 알려져 있다. 



평소 하루 훈련 일과는 어떻게 되시나요? 

새벽 훈련 같은 경우에 초반에는 6시 15분 정도부터 시작했었는데 매일 하다 보니까 적응이 되더라고요. 5분씩 당겨져서 5시 45분까지 당겨졌었어요. (웃음) 꾸준히 하다 보니까 버릇이 돼서 훈련을 안 하는 날도 그 시간에 눈이 떠지더라고요. 



학기 중에도 새벽에 훈련을 하시는 건가요? 

네. 학기 중이니까 오히려 새벽 훈련이 편했어요.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학교 수업 듣고 오후에 훈련했어요. (잠은 언제 주무시는 건가요?) 새벽에 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12시 이전엔 자게 되더라고요. 

야간 훈련 끝나면 다크서클 때문에 얼굴이 퀭해서 병원 가야 되는 거 아니냐는 말도 많이 들었어요.(웃음) 올해만 버티자라는 각오로 정말 독하게 운동했습니다. 



특히 추가 훈련을 많이 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고등학교 때부터 동기 선수들에 비해서 운동 능력이나 외적인 부분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 친구들보다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다고 느껴서 남들이 쉴 때 조금 더 운동하자는 생각이 강했죠. 그때부터 꾸준히 운동을 많이 해왔는데 한양대학교에 진학해서도 운동이 버릇이 되다 보니까 저는 원래 하던대로 했을 뿐인데도 다른 분들이 보시기에는 과하다고 느껴지셨나봐요. 대학교 3학년이 돼서는 고참이라는 생각에 책임감도 많이 생기더라고요. 프로에 진출할 날도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준비한 것 같아요. 



휴일이랑 새벽에는 훈련을 혼자 하시는 건가요? 

원래는 혼자 했었는데 슈팅을 쏘려면 한 명이 같이 해주면 더 편하거든요. 농구부 1학년 동생들을 꼬셔서 같이 연습했었는데 되게 힘들어하더라고요. 같이 연습하다가 너무 힘들어하면 다른 동생이랑 같이 하고, 그렇게 하다 보니까 처음에는 한두 명이었는데 점점 따라나오는 선수들이 늘어나더라고요. 후반에는 거의 다같이 했던 것 같아요. 



오재현이 만든 관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감독님이 그렇게 얘기해 주셨어요. 네가 해야 다른 선수들도 따라서 한다고 같이 데리고 나가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제가 굳이 말을 안 해도 선수들이 잘 따라서 해주더라고요. 

(플레잉코치 같으신데요?)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는데요(웃음) 그러다 보니까 팀 분위기도 더 좋아진 것 같아요. 



선수에게는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해요. 훈련을 많이 하시는 데 컨디션 조절은 어떻게 하시는지? 

"쉬는 것도 훈련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저한테는 아직 와닿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조금이라도 더 농구공을 많이 만지고 있어야 경기가 잘 풀릴 것 같단 생각에 리그 경기가 있는 당일 새벽에도 훈련을 해요. 시합이 있다고 해서 훈련을 조금하는 일도, 시합이 없다고 해서 훈련을 더 하는 일도 없이 꾸준히 평소대로 하는 것 같습니다. 



너무 힘들진 않으신가요? 

정말 힘들어요.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어서 예민해질 때도 많은데 목표를 세우다 보니까 '조금만 더 고생하자'라는 생각으로 버티는 것 같아요. 



오재현 선수에게서 계속 이대성(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소속) 선수가 연상되네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선수이자 롤모델이세요. 이대성 선수의 인터뷰와 플레이들은 다 챙겨 보는 편인데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저한테 와닿고 동기부여가 많이 되더라고요. '이 선수에 비하면 내가 하는 노력은 아직 노력도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해요. (이대성 선수는 신혼여행을 가셔서도 훈련을 하셨다는데) 저는 그 정도는 안될 것 같아요.(웃음)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런 농구에 대한 마음가짐을 너무 배우고 싶어요. 



코로나 때문에 훈련에도 많은 제약이 있었을 텐데, 훈련은 어떻게 하셨나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때는 학교에도 나오고 다니던 농구 센터에서 몸을 만들고 있었어요. 2.5단계로 격상하면서 시설이 다 폐쇄돼서 야외랑 산에서 뛸 수는 있었는데 농구를 할 수 있는 곳이 아무 데도 없더라고요. 

제 모교(경복고)에 가서 선수들이랑 훈련하면서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코로나 때문에 생긴 공백 기간에 휴가는 따로 없으셨나요? 

대회가 계속해서 연기가 되다 보니까 미뤄진 기간 동안 준비를 하느라 긴 휴가는 못 받고 주말이나 잠깐씩 쉬는 날들이 있었어요. 최근에는 기숙사 폐쇄로 3주간 운동을 할 수가 없게 돼서 쉰 적이 있는데 대회가 완전히 취소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마냥 쉴 수는 없어서 개인적으로 훈련을 했었죠. 



자유투 성공률이 1년 동안 24%나 높아졌는데요, 약점이었던 슛이 보완되면서 본인의 장점과 단점이 바뀌었는지 궁금해요. 

장점은 그대로 유지 중이에요. 제 장점인 힘, 돌파, 수비 부분은 작년보다 업그레이드됐고 슛도 훨씬 좋아졌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운동을 많이 했어요. 자유투는 많은 분들이 제가 루틴을 바꿔서 많이 좋아졌다고 알고 계시는데 솔직히 연습 정말 많이 했거든요. (웃음) 1학년 때 자유투 성공률이 50% 밖에 안된다는 거에 충격을 받아서 루틴도 바꾸고 연습을 정말 많이 했어요. 


작년엔 3점슛도 많이 저조해서 올해 프로에 도전을 하려면 보완해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매일 500개씩 넣었어요. 그렇게 하니까 자유투 성공률이 올라간 것만큼 슛이 좋아지고 감독님도 슛 부분에서 절 더 믿어주셨던 것 같아요. 



우리 팀! 이런 점이 좋다? 한 가지만 말해주세요.

저희 팀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달린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열심히 하고 간절함이 보이는 선수에게 기회를 많이 주세요. 그렇기 때문에 모든 선수가 더 열심히 운동하는 것 같고요. 운동에 간절하고 열심히 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친구들이 오면 좋을 것 같아요. 



감독님이 선수들을 많이 아끼시는 게 느껴져요. 감독님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감독님은 정말 부모님도 인정하시는 제 농구 인생을 바꿔주신 분이세요.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드래프트에 나갈 생각조차도 못했을 것 같아요.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재현의 대학생활에 대해 물어보았다. 



현재 학기 중인데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내시나요? 

대면 수업과 대학생활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숙소에서 온라인으로 강의 듣고, 과제를 하고 있고요. 오후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는 단체훈련을 하고 새벽, 오전, 오후에는 모든 선수가 시간표가 다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비는 시간에 웨이트나 농구를 하면서 훈련하고 있습니다. 



대학생활을 하시면서 학업적인 부분에 어려움이 있으셨나요? 

매 학기 있는 것 같아요.(웃음) 수업 내용 이해부터 과제 해결까지 너무 어려웠는데 과 친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대학생활 동안 기억에 남는 점이 있으신가요? 

1학년 때 대학 축제가 너무 재미있었어요.(웃음) '이게 대학생이구나!' 느껴지더라고요. 2학년 때는 후반기에 소소하게 축제를 했었는데 그때도 정말 재미있게 즐겼던 것 같아요. (너무 즐거우셨던 것 같은데 프로 선수가 되더라도 축제에는 참여하실 계획이신가요?) 눈치만 안 보인다면 오고 싶습니다.(웃음) 



대학생 신분으로 해보고 싶었는데 아직 못 해본 것이 있나요? 

해보고 싶었던 건 다 해본 것 같아요. 미팅, 소개팅도 해보고 술도 많이 먹어보고 즐긴 건 다 즐겨본 것 같아요(웃음) 저학년 때 많이 즐겨서 고학년이 되니까 미련이 없더라고요. 



선수 프로필 조사 차원에서 SNS를 봤어요. 모 의류회사 모델을 하고 계시던데 어떤 계기로 모델 일에 도전을 하셨나요? 

우연치 않게 SNS 메시지를 통해서 의류회사와 잡지 회사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농구화를 판매하는데 농구 선수 모델을 섭외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감독님께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팀 선수들에게 간식을 쏘는 조건으로 흔쾌히 허락해 주셨죠. (웃음) 평소에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모델 촬영을) 해보고 싶단 생각도 했었는데 정말 신세계였던 것 같아요. 



많은 팬을 보유하고 계시고, 특히 해외(대만) 팬분들도 많으시던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작년 2월에 저희 팀이 대만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다섯 국가의 대학 팀들이 참가했는데 TV 중계도 하고 관중도 많이 오시는 큰 대회였어요. 경기를 뛰고 나니까 선물도 많이 받고 팔로워 수도 올라갔더라고요.(웃음) 



특별히 기억에 남는 팬이 있으신가요? 

지금도 연락 하는 팬분들이 계신데요. 2학년 때 슬럼프가 와서 농구를 그만둬야겠다 마음을 먹고 (상명대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뛰었었어요. 경기가 딱 끝났는데 어떤 팬분께서 엄청 큰 쇼핑백 두 개를 들고 오셔서 제 사진으로 액자 두 개, 책자, 달력을 만들어 오시고 간식거리까지 챙겨오셨더라고요. 그때 너무 놀랐어요. 사인이 없어서 제 이름만 적어드렸던 기억이 나요.(웃음) 

또 제가 몸이 엄청 안 좋았을 때가 있는데 다른 팬분이 회복에 좋은 과일이랑 음식도 챙겨주셨었어요. 지금까지도 많이 응원해 주시고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본인이 생각하는 인기 비결,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경기장에서 집중하는 모습이 화나 보이고 무뚝뚝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어요. 밖에서는 잘 웃고 얘기도 잘 하는데 이런 부분에서 반전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미래의 오재현 선수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제가 잘 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한 발 더 뛰는 건 자신 있거든요. 사람들에게 더 재미있는 플레이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비록 경기장에서는 어두워 보일 수도 있지만, 승부욕이 강해서 그런 거지 경기 외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으니까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1부에서는 오재현의 근황과 대학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020년도 그가 얼마나 독하게 운동하며 프로 진출을 꿈꿔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얼리 드래프트 진출과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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