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장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전 아이스하키선수 허진영 (2)

조회수 2020. 9. 1. 11: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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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중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하고 있는 허진영 ( 출처 : 허진영 본인 제공)



[KUSF=글, 사진 김소연 기자] 앞선 1부에서는 광운중학교 아이스하키부에서 시작하여 U-20 국가대표와 연세대학교 아이스하키 선수로까지 링크장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허진영의 선수 시절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번 2부에서는 아이스하키를 그만두고 링크장을 떠나게 된 이후의 시간들과 현재 운동이 아닌 다른 길로 나아가고 있는 그의 모습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링크장을 떠나고 찾아온 후회와 고통의 시간 

 허진영은 아이스하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누구보다 컸던 만큼 그에게 아이스하키와 이별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아이스하키가 싫어져서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부상 때문에 원치 않은 은퇴였기 때문에 그는 은퇴 결정 이후 후회한 적도 많았다고 전했다. 처음 운동을 그만두었을 때는 다른 학생들처럼 대학 생활을 즐기면서 해방감을 느꼈지만. 그가 느낀 이 행복감은 오래가지 않고 다시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이 당시에는 다시 제대로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과 겁이 났던 것이 공존했었다고 전했다. 은퇴 이후 6년이 지난 지금도 운동을 그만두지 않고 더 버텨보았다면 어땠을까에 대한 생각을 가끔 한다는 그에게서 아직 아이스하키에 대한 애정이 많이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은퇴 이후 3년까지는 연고전과 같은 큰 무대를 뛰며 환호성을 받는 친구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군대에 있는 자신과 비교되어 박탈감과 부러운 감정을 모두 느껴 고통스러웠지만, 현재는 친구들을 묵묵히 응원하고 관중으로서 아이스하키를 즐기고 있다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또한 그는 이제 아이스하키에 대한 미련은 접어두고 다른 길도 많이 열려있으니 다양하게 많은 것을 경험해보자는 마인드를 갖고 있었다.  



◈운동을 그만두고 홀로 떠난 즉흥 여행 

 운동을 그만두고 힘들었던 시기에 제일 많이 의지했던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나 자신이라고 답했다. 남들이 보기에 가족에게 의지하지 않아 이상하게 볼 수도 있지만, 부모님이 자신보다 더 속상해하셨기 때문에 혼자 속앓이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성격이 누군가한테 의지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극심한 스트레스를 혼자 견디기 힘들어 집을 나와 무작정 여행을 떠났었다고 한다. 그는 방학이 되었는데 번아웃 증후군과 같이 아무것도 할 게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어서 혼란한 마음을 정리하고자 아침 11시에 짐을 싸서 무작정 강변역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터미널에 도착하여 매표소 직원분께 지금 탈 수 있는 버스표 아무거나 달라고 한 그는 군산으로 향해 3일 정도 바닷바람도 맡고 이성당에 가서 빵도 먹고 산책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었다고 한다. 이후 전주로 향하려다가 가족들에게 주려고 산 이성당 빵이 상할 것 같아 다시 서울로 돌아온 그는 이 여행으로 자신의 혼란한 마음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고 뭐라도 해보면서 경험해봐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링크장에서 아이스하키 꿈나무들을 가르치는 그의 모습 ( 출처 : 허진영 본인 제공)



◈학생 선수에서 일반 학생으로 돌아가다

 아이스하키를 그만두고 그는 학생 선수가 아닌 체육교육과 일반 학생 신분이 되었다. 일반 학생이 되면서 학업 부문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힌 그는 운동선수에서 전향한 본인과는 달리 중고등학교 정규과정을 밟고 수능을 응시하고 온 다른 일반 학생들과의 차이를 따라잡기 위해 매우 많은 노력을 했다. 운동 역학 과목을 예로 들어, 운동선수 시절에는 시그마와 루트도 몰랐는데 이 이상의 고급 수학기호가 많아서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모르는 게 있으면 동기들에게 물어보고 교수님께 찾아가 질문하면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수준이라고 전하며 웃음 지었다. 실제로 그가 운동선수였던 때에 운동 역학I 은 학점이 매우 낮았지만 그만두고 일반 학생일 때에 수강한 운동 역학 II는 A+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다 

 허진영은 아이스하키를 그만두었지만 다른 운동도 해보고자 서핑을 배우고, 동아리 활동을 통해 주짓수와 유도도 했었다고 전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수영 실력을 향상해 적십자 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을 취득한 그의 모습을 통해 다방면의 경험을 쌓고자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그는 2020년 1학기에 한 교생 실습을 통해 학교 선생님으로서의 예비 경험도 해보았었다. 그는 이번 교생실습 시기가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학교가 개학을 하지 않아서 4주 기간 동안 3일밖에 학생들을 보지 못하여서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대화할 시간이 많이 없었음에 아쉬움을 표했다. 교생실습 기간에 PPT나 녹음 형식의 수업 자료를 만들었던 경험이 새로웠고 모교인 광운중학교로 실습을 나간 것에 대해 의미가 깊었다고 전했다. 

▲링크장에서 코치로서 1:1 지도를 하고 있는 허진영 ( 출처 : 허진영 본인 제공)


◈현역과 은퇴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이들에게

 허진영은 선수 생활과 은퇴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선수들에게 본인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고 자신이 운동에 대한 확실한 목표가 있고 이를 위한 과정을 즐기자는 생각이 들면 최대한 노력해보아야 미련이 남지 않는다는 조언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만약 자신이 운동에 뜻이 없고 적성에 안 맞았다면 빨리 그만두고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전하며 여러 분야를 다 겪어보고 식견을 넓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에 은퇴선수를 위한 진로, 컴퓨터 활용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어있는 것을 선수들이 잘 활용하였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은퇴 이후 어떠한 목표를 정립하는 것보다 그 목표를 찾게끔 자신의 의지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며 선수들이 은퇴 이후에 다양한 길로 뻗어나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아이스하키의 매력 

 우리나라에서 아이스하키는 아쉽게도 아직 비인기 종목에 속한다. 허진영도 국내 아이스하키에 대한 인식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아이스하키의 매력인 빠른 공수전환을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는 아이스하키가 경기장도 시원하고 몸싸움이 허용되는 격렬하고 빠른 스포츠이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종목이기 때문에 충분히 인기를 얻을 요소가 많음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프로리그뿐만 아니라 대학 아이스하키 리그도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 아이스하키의 인기를 위해서는 먼저 아이스하키 인프라를 잘 형성시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프라 형성 이후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홍보가 활성화되어야 하며 KUSF와 같은 단체들이 많아져서 미디어를 통해 많이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허진영, 그에게 아이스하키란? 

  그는 자신에게 아이스하키란 애증이라고 말하며 현재에도 몸은 떠났지만, 마음은 링크장에서 떠나지 않은 느낌이라고 전했다. 그는 링크장을 벗어나 다른 분야에도 많이 도전해야겠다고 생각과 경험도 하고 있지만, 아이스하키에 대한 미련과 생각은 아직 잊을 수 없을 만큼 아이스하키에 대한 그의 사랑이 대단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정이 들었던 링크장을 현재에는 선수 신분이 아닌 코치나 관중으로서 찾고 있었다. 아이스하키의 매력을 사람들도 알고 같이 즐기며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도와 인기가 향상되었으면 좋겠다는 자신의 소망을 표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지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아이스하키 선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할 때에는 웃음꽃이 떠나지 않는 그를 보면서 아이스하키에 대한 그의 열정과 사랑이 매우 컸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열정과 사랑의 크기가 컸던 만큼 부상으로 인해 원치 않는 은퇴를 하게 되었을 때 그가 느꼈던 고통을 직접 실감할 수는 없었지만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은퇴 이후에도 방황 없이 묵묵히 다른 분야를 많이 경험하고자 하여 식견을 넓히며 자신의 목표를 찾아 나가고 정립해나가는 그의 모습은 링크장에서만큼 빛나 보였다. 앞으로도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그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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