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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피겨 국가대표, 다재다능한 김해진을 만나다(2)

조회수 2020. 8. 20. 14: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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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미소로 경기에 임하고 있는 김해진(사진제공=본인)

[KUSF=권해인 기자]저번 1편에 이어 이번 기사에서는 김해진의 더 다양한 에피소드와 올림픽, 은퇴 후의 삶에 대한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김해진의 진심과 솔직함을 더 알 수 있는 기사가 될 것이다.



여러 나라를 방문하여 훈련을 했을 것 같아요. 각 나라마다 시설, 훈련 분위기의 차이가 있나요? 


저는 한국 외에도 미국, 캐나다, 일본에서 훈련을 한 적이 있어요. 우선 미국과 캐나다는 피겨스케이팅 전용 링크장이 있어요. 링크장 크기와 구조 등 모든 것이 피겨에 맞춰서 있기 때문에 정말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었어요. 한국은 피겨스케이팅 전용 링크장이 없었어요. 그 당시 제가 훈련했던 태릉 선수촌 링크장은 3층에 있는데, 외부 온도와 내부 온도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천장에서 물방울이 맺혀서 떨어지기도 했었어요. 이걸 파하려고 코치님은 우산을 쓰고 지도를 해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다행히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해요.  



한국과 달리 피겨스케이팅 전용 링크장은 빙질도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이런 빙질 차이 때문에 겪었던 일이 있나요? 



피겨스케이팅 외에도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등 다 얼음 위해서 하지만 종목에 따라 빙질의 느낌, 온도가 다 달라요. 한국은 아직까지 피겨만을 위한 빙질에서 훈련하는 것이 어려워요. 하지만 이렇게 거친 빙질에서 했던 훈련이 도움이 된 적이 있었어요. 제가 2012년,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 주니어 그랑프리 5자 대회에 참여했을 때였어요. 유독 이 대회의 빙질이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저는 어느 정도 그런 빙질에 익숙해져 있어서 별다른 실수를 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는데, 다른 선수들은 그렇지 않더라구요. 미국이나 캐나다의 선수들은 이런 빙질이 처음이었는지 당황을 하고 실수를 했어요. 그래서인지 (김)연아 언니 이후 처음으로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기에 몰입하여 경기를 하고 있는 김해진(사진제공=본인)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인 올림픽 무대에 섰을 때, 어땠나요?


올림픽이라고 해도 그 동안 참가했던 국제 대회와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임했던 것 같아요. 올림픽 출전이라서 잘해야 한다는 것보다는 대한민국 대표로서 참가하는 국제 대회이기 때문에 잘하고 싶었어요. 소치올림픽 일정에서 피겨가 후반이었기 때문에 다른 종목의 선수들을 응원하지 못하고, 훈련에만 매진했어요.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이틀 동안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크게 앓아 누웠어요. 제 자신도 모르게 그래도 올림픽에 참여했다는 생각 때문인지, 긴장을 정말 많이 한 것 같아요. 사실 지금도 올림픽 때의 기억이 잘 나지 않을 정도랍니다. 



소치올림픽에서의 에피소드가 있나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아요. 그래도 절대 잊을 수 없는 일은 제가 경기 중 펜스에 부딪혀 넘어진 일인 것 같아요. 넘어져서 트리플 러츠를 뛰지 못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연기를 마무리했어요. 올림픽 경기 중에 펜스에 부딪히다니… 정말 제 스스로도 놀랐어요. 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 (김)연아언니한테도 미안하고, 이런 실수를 했다는 것이 어이없고, 속상했어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제 피겨 인생에 정말 다양한 일들이 있었네요. 



2018년 1월에 은퇴 선언을 했어요. 이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2017년에 있었던 유니버시아드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하려고 했어요.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하고 임했는데, 웜업 도중, 점프를 뛰다가 펜스에 머리를 부딪혔어요. 순간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부축받으며 링크장에서 나왔어요. 상태를 확인해보니 뇌진탕 증세를 보여 기권해야 했어요. 저는 이게 너무 아쉬웠어요. 마지막 대회를 기권으로 마무리해야 하다니… 그래서 부모님과 상의한 끝에 1년만 더 하기로 결정했어요. 

▲집중하는 눈빛으로 스텝을 밟는 중(사진제공=본인)

원래 은퇴를 계획했던 것보다 1년을 더 했는데, 이 1년은 어땠나요?


저는 이 1년이 너무 행복했어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정말 제가 타고 싶은 대로 탔던 것 같아요. 이렇게 즐기면서 타고 마무리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1년을 더 하기로 결정한 것은 정말 잘 한 것 같아요,  



대학 진학을 결정하게 된 이유가 따로 있나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진학하게 된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평일에는 훈련만, 주말에는 국어, 영어 과외를 받으면서 기본기를 쌓았어요. 배움에 대해서는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셔서 운동 외에 배우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배울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또, 제 스스로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정말 자연스럽게 대학에 진학했어요.  



은퇴를 하고 학업 외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중 유튜버로서의 변신인 것 같은데, 이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던 김해진이 아닌 인간 김해진 그 자체를 담고 있는 채널로 만들고 싶어요. 하지만 지금도 피겨로 찬 일상에서 쉽지는 않더라고요. 그래도 제 일상에 대한 영상을 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린 선수들이랍니다. 이들에게 안무를 가르쳐 주면서 동영상을 찍었어요. 이를 제 개인 SNS에 올렸는데 이걸 되게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 영상을 올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피겨스케이팅 해설위원도 하는데,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서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어떤 부분이 다른가요? 


피겨에 대한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부분은 똑같은 것 같아요. 그래도 경기에 참가하는 선수가 아닌 제 3자의 시선에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 크게 다른 것 같아요. 지금도 안무가를 하기 때문에 안무나 기술 부분에서는 무리없이 설명할 수 있어요. 한 가지 어려운 점은 시청자들에게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설명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아요. 아직은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하는 것이 어렵지만 재미있어요.  



마지막으로 피겨를 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어린 선수들이 생각보다 성적에 대해서 많은 고민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성적에 연연하기 보다는 현재 하고 있는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즐거움을 먼저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커서도 즐거웠던 기억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재미있게 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던 김해진은 지금 하고 있은 일들에 대해 무척이나 즐거워 보였다. 안무가, 해설위원, 유튜버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을 하면서도 열정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김해진을 응원한다. 이번 김해진 인터뷰 편은 여기서 마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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