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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그냥... 내가 낸 보험료 다 토해내라 하고 싶은 현실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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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비상식 사이
내 보험사 맞나 싶을 때

정말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도로에서 일어나는 웬만한 교통사고는 상식적으로 과실비율이 나뉜다. 꼭 100:0이 아니더라도 둘 중 하나의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사고가 발생한다.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듯 사고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다.


블랙박스 사고 관련 영상을 보다 보면 누가 봐도 과실비율이 명확한 사고인데도 보험사 측에서 말도 안 되는 과실비율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내 보험사가 비상식적인 과실비율을 이야기할 때도 있다. 교통사고를 겪으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내 보험사가 맞나"싶을 때가 있으셨을 것 같다. 필자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교통사고 과실비율이
입원 여부에 따라 달라져?

신호 대기 중이었는데 트럭 한 대가 차로를 변경하다가 타고 있던 차의 뒤 범퍼를 크게 긁었다. 당연히 100:0 과실비율이 나올 줄 알았는데 상대 보험사로부터 황당한 말을 들었다. "입원하시면 100:0 나오기 힘들 거예요"라는 것이다. 더욱 황당한 것은 내 보험사도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이다.

 

만약 사고 과정에서 내가 잘못한 부분을 설명해주고, 그렇기 때문에 100:0이 나오기 힘들다고 말해주었더라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사고와 전혀 관계없이 "입원하면 과실 비율이 달라진다"라는 말에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애초에 다치지 않아 입원할 생각도 없었는데, 보험사 측에서 그 말을 먼저 꺼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교통사고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통상적 과실비율'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이다. 이 말에는 사고 과정과 상관없이 통상적으로 통하는 과실 비율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사고라는 것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것인데 '통상적'이라는 말이 어울릴 리 없다.


그런데 이미 이쪽 세계에선 통상적으로 과실비율을 책정하는 것이 일상이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려지기도 전에 "이런 사고는 보통 8:2 나와요", "이 사고는 7:3 나올 거예요"라는 말을 먼저 듣는다. 시험 시작도 전에 정답을 듣는 셈이다.


통상적 과실비율?
블랙박스 없던 시절 이야기

'통상적 과실비율'은 블랙박스 없던 시절에나 통하던 말이다. 지금은 보험사들의 꼼수에서 비롯된 이상한 관례 같은 것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보험사들이 8:2, 7:3을 유독 많이 외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렇게 외쳤을 때 사고 당사자 양쪽이 과실을 인정하면, 장기적으로 양쪽 모두 보험료를 할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자 가해자 상관없이 과실비율을 양측 보험사에서 나눠먹을 수 있는 구조가 생긴다는 것이고, 과실 비율이 양쪽 비슷하게 잡히면 보험사 입장에서 나가는 돈도 그만큼 서로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이득이 된다.

통상적 과실비율이 얼마나 심각한지 통계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보험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차대 차 사고 과실비율이 100:0이었던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보험사의 과실비율 기준에는 차가 움직이고 있는 한 100:0이 없고, 최소한 9:1, 8:2는 돼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라며, "이는 잘못된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블랙박스가 없던 시절에 만들어진 기준으로, 당시에는 사고 상황을 직접 볼 수 없었기 때문에 통상적이라는 말과 함께 협상이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블랙박스가 있다. 사고 상황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장치가 생겼고, 이 이야기는 즉 100:0 과실비율을 산정할 수 있는 기준이 명확하게 생겼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블랙박스가 널리 보급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과실비율로 피해를 보고 있는 운전자들이 많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심지어 중앙분리대까지 있는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쳤다면, 누구 잘못이 클까? 사고 과실비율이라는 것은 매우 냉정하게 책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사망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차대 차 사고가 아닌 차 대 사람이더라도 사고 상황을 두고 냉정히 따져야 하는 것이 과실비율이다.


쌍방 과실 없앤다고 하는데
보험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최근 억울한 쌍방 과실이 줄어든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랫동안 문제 되던 것이 개선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라 생각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발표된 개정안이 우리가 체감할 수 있을 만큼 효력을 발생시킬지다.


사고 현장을 찾은 경찰이 사고 상황을 보기도 전에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눠버린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 꽤 많다. 그리고 사고 상황을 보고 과실비율을 책정하는 것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손해보험협회가 아닌 보험사 직원이다. 현장에서 뛰는 이들이 적극적으로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다면 보여주기식 개정안밖에 되지 않는다.

출처연합뉴스

대한민국 도로에서 운전을 하고 다니는 한 사람으로서 바람을 하나 적는다면, 이번 개정안이 부디 보여주기식에서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관련 기관들이 실제 일을 처리하는 보험사와 보험사 직원을 철저히 관리 감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교통사고를 조사하는 경찰들에게도 끊임없는 교육이 필요해보인다.


과실비율은 일종의 처벌과 같다. 잘못을 저지른 이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어느 정도 잘못했는지를 숫자로 알려주는 것이다. 흐지부지하다면 솜방망이 처벌이 된다. 부디 이번 움직임이 보여주기식에서 끝나지 않고 운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진정한 변화로 발돋움했으면 한다.


김재한 저널리스트(아우토슈타트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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