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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급해도 여기서만큼은 모두 과속하지 마세요

KCC오토그룹 작성일자2019.04.21. | 13,314  view
여기서 빨리 달리는 차
생각보다 정말 많습니다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서 차에 치일뻔했습니다


아파트 단지나 주차장을 지날 때마다 생각보다 빨리 달리는 자동차들이 많아 새삼 놀랄 때가 많습니다. 엔진음을 "부우웅" 내면서 달려나가는 경차나 SUV 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러다가 아이들이라도 튀어나오면 어쩌려고 저러는지 볼 때마다 혀를 내두르게 됩니다.


저도 사고를 당할뻔했습니다. 얼마 전 지하주차장을 걷는데 갑자기 코너에서 빨간색 모닝 한 대가 튀어나오더군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려와서 보자마자 뛰다시피 피했습니다. 만약 제가 그걸 보지 못했고, 피하지 못했다면 치였겠죠. 운전자에게 "뭐 하는 겁니까"라고 물으니 "어두워서 못 봤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라이트도 켰고, 틴팅도 그리 짙은 차가 아니었는데 말이죠. 그걸 못 볼 정도면 어떻게 운전을 하고 다니는 건지, 그리고 그것도 못 보면서 속도는 왜 이리 내며 다니는 건지 아직도 이해가 잘 안됩니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다"라는 사고


일상생활에서 법의 사각지대를 만나기란 참 쉽습니다. 아파트 단지도 포함됩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나는 교통사고는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사고"라 불릴 만큼 법의 사각지대 깊은 곳에 놓여있습니다.


사고 사례 하나를 살펴보죠. 몇 년 전 아파트 단지 내 인도로 차 한 대가 돌진했고, 이 차는 킥보드를 타고 있던 6살 아이를 쳤습니다. 아이는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맸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가해자의 납득할 수 없는 태도로 아이의 어머니의 마음이 또 한 번 주저앉았습니다. 가해자 72살 연 모 씨가 급발진을 토로하며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기 때문이죠.

국과수 감정 결과 급발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검찰도 '공소권 없음'이라는 이유로 불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가해자 과실을 따져볼 기회도 없어진 것이죠. 왜 경찰과 검찰은 이 사건에 공소권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일까요?


간단합니다. 위 사진만 보면 누가 봐도 사람이 다니는 보도인데, 도로교통법상 보도가 아니라고 합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고작 1.5미터 차이로 아파트 단지 안으로 분류되어 법적으로 따지면 일반 도로가 아니고, 사람이 다니는 보도와 전혀 다른 공간으로 분류 된다는 것이죠.

검찰은 "사고 발생 지점을 도로교통법에서 규정한 '보도'로 보기 어려워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보도침범' 사고로 의율할 수 없다고 판단되었다"라는 의견을, 경찰 역시 교통법상 일반 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중앙선 침범' 사고로는 의율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차로 아이를 쳤지만 법적으로 일반 도로와 보도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어떻게 이렇게 융통성 없는 형식적 판단으로 사건을 해석하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만약 여러분의 아이가 이 사고 피해자라고 생각해보세요. 이 역시 가해자를 위한 법률상 해석일 뿐, 피해자를 구제하고 보호해줄 법은 전혀 없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입니다.

해외에선 아무리 법이라도 유연하게 해석합니다


사실 검찰과 경찰이 마냥 잘못됐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물론 이들 스스로 충분히 유연하게 해석하고 사건을 풀어나갈 수도 있었겠지만, 원론적으로 살펴보면 법이 문제입니다. '도로가 아닌 곳'에 대한 교통 관련 법 적용 해외 사례를 살펴보죠.


홍콩은 사유지라도 난폭운전, 부주의 운전, 음주, 과속 등 47개 항목에 해당하면 도로와 동일하게 취급합니다. 캐나다는 형법상 난폭운전, 상해, 사망사고 등에 일반 도로 규정을 적용하고, 아파트 단지, 주차장 등에는 교통안전 법에 따른 제한속도를 규정합니다.

미국은 음주, 약물, 뺑소니, 난폭운전 등에 대한 것은 사유지와 일반 도로할 것 없이 모두 같은 법을 적용합니다. 특히 아파트 단지와 학교 등은 소유자들의 서면 동의와 지자체 승인을 통해 일반 도로법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원칙적으로 일반 도로에 대한 법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음식점, 편의점 주차장 등에는 일반 도로법을 적용합니다. 이들 모두 우리나라와 다른 방향으로 '예외'라는 것을 두고 있습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위한 예외를 말이죠.

'도로'아닌 '사유지' 내 사고 늘어나는 추세


보도에 따르면 일반 도로 사고와 비교하여 도로가 아닌 곳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 증가율이 3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국내 보험사 중 한 곳이 최근 3년간 접수된 교통사고 약 5백만 건을 분석해본 결과 6건 가운데 한 건이 아파트나 대형마트 등 사유지에 있는 도로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런 곳에서 일어나는 교통사고 증가율은 일반 도로의 3배나 되고, 보행자가 많아 인명피해 비중도 일반 교통사고보다 1.4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살펴본 사례처럼 사유지에 속해있는 도로는 도로교통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는 없는 사고 사례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입니다.


내 아이가
튀어나올지도 모릅니다

안전 운전, 아이들에겐 교육을, 그리고 올바른 법을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릅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지켜주어야겠죠. 적어도 아파트 단지 내에서만큼은 안전운전, 서행 운전해주세요. 여러분의 가족이, 여러분의 아이가, 여러분의 친구가 걸어 다니는 곳입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철저하게 교육해주세요. 아파트 단지 내에선 자동차를 잘 살피고 다녀야 하고, 뛰어다니지 않아야 하고, 자전거를 탄다면 안전하게 타야 한다는 것을요. 올바른 정보와 함께 어떤 심각성이 있는지도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사고를 지켜보는 방관자와 다를 게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가해자가 피해 갈 수 있는 법이 아닌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는 법,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법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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