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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문제지" 우리나라 도로가 엉망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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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문화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게 몇 있을 거다. 하지만 문화권에 따른 차이 말고 실재하는 문제 때문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 중 하나는 독일인이 우리나라 도로에서 볼 수 있는 '초보운전' 스티커다. 


면허를 땄는데 어떻게 초보일 수가 있냐는 건데, 독일의 운전면허 취득과정을 살펴 보면 그 의문을 가질 법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이 온당해 보여서 우리나라의 주행 환경이 혼돈에 흽싸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될 것이다.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독일은 선진국이라는 별명 외에 교통선진국이라는 별명도 있다. 이 둘은 엄연히 다르지만 연관성은 깊다. 교통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근거가 독일을 선진국으로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독일은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국가다. 빨리빨리 문화도 없기 때문에 어느 우리나라 사람이 독일에서 업무를 진행하다 보며 너무 느려서 속이 터질 뻔했다는 경험담도 있다.  


A 다음에 B라는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면 우리나라는 '빠른' 진행을 위해 A를 생략하거나 약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면, 독일은 A가 끝나야 B로 넘어가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그 순서를 정확하게 지키려고 한다. 국가 관점으로 확대하면 이런 태도는 법치주의의 근간이며 투명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2012년에 취임한 독일의 볼프 전 대통령은 2년이 지나고 나서 사임해야 했다. 2년 뒤에 돈을 갚긴 했지만, 2008년에 친구에게 시중 금리보다 1% 낮은 이자로 돈을 빌린 것, 같은 해에 옥토버 페스트에서 한 영화 제작사가 호텔 및 유흥비로 대신 내준 90만원 등으로 여론이 안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2014년에 향응 수수 및 직권 남용 혐의에 관해 무죄판결을 받았다.

법을 지키는 것은 별 일 아닐 수도 있지만 결코 사소한 일은 아니다. 누구나 법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을 때 굳이 공권력이 개입하지 않아도 시민 간에도 상호견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 역시 마찬가지다. 


가상의 세계 하나를 상상해보자. 도로 위에서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로를 변경한다든가,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데 고속도로 1차로에서 주행한다거나, 보복주행을 하는 등의 범법행위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로봇이 있다. 2차 경고 후에도 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운전자를 자동차에서 도로에서 들어올린 다음에 '자동차 무덤'으로 불리는 곳으로 추락시킨다. 만약 살아 남는다고 해도 구조요청을 할 수 없고 자력으로 탈출해야 하는 세계.


아마 이런 사회에서라면 누구나 도로교통법을 지킬 것이다. 굳이 지켜야 하는 법을 안 지키다가 허망하게 추락사하거나 과다출혈 등으로 생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을 테니. 결국 우리나라에 있는 난폭한 운전자, 보복 운전자, 역주행하는 운전자, 도로 한복판에 갑자기 정차하는 운전자 등은 법을 어겼을 때 겪는 불이익이 별로 크지 않아 생겨난 괴물인 셈이다.

사실, 징벌적 처벌이 정답이 될 수는 없다. 만약 이 방법이 만국에 통하는 방법으로 밝혀진다면 도입을 하지 않는 나라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운전에 관해서라면 운전면허를 쉽게 딸 수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이 근본적인 문제다. 우리나라는 1종 면허의 경우 100점 만점 중 70점 이상, 2종 보통은 60점을 얻어야 한다. 1,000개의 문항 중 40개가 출제되며 교통안전교육은 시험장에서 1시간의 시청각 자료로 진행된다. 학과 강의는 3시간이다. 이론이 끝나면 기능교육 4시간, 도로주행 6시간이다.


독일은 자동차면허를 따는 것이 대학입시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과정이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필기 시험은 1,000개에 가까운 문제은행에서 무작위로 출제되며 오답이 3개 이상 나오거나 90점 이하로 떨어지면 불합격이다. 90점을 맞아도 불합격이라는 의미다. 필기 시험에서 연속으로 세 번 떨어지면 다음 시험까지 3개월을 기다려야 하며 강의도 처음부터 다시 들어야 한다. 이론 강의만 30여 시간으로 90분 짜리 수업을 14회 들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두 번 안에 필기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필기 시험이 중요한 이유는 지켜야 하는 독일의 도로는 규칙이 많고 표지판 종류가 많아서다.

실기도 만만치 않다. 시험을 위한 주행 연습 시간이 기본주행이 13번이고 특별주행이 12번인데, 한 번에 90분 정도의 시간이 든다. 특별주행은 국도 운전, 고속도로 운전, 야간 운전 등을 말한다. 특별주행은 아카데미의 운전 강사가 수강생의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연습 시간을 추가한다. 그만큼의 비용도 더 든다. 일반적으로 기본주행과 특별주행을 합해서 30시간 안에 실습을 끝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프로도가 모르도르로 가는 여정과 같은 운전면허 취득절차를 거쳐서 면허증을 손에 얻게 되더라도 아직 시험이 끝난 건 아니다. 임시면허증이 발급되는데 2년간은 정식면허증이 아니라 임시면허증으로 운전해야 한다. 임시면허증 운전자가 속도 위반 등으로 단속에 걸리면 약 30만원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2~4주 동안 들어하는 교통 교육도 생긴다. 두 번째 적발될 때는 임시면허 기간이 4년으로 연장된다.


이렇게 따기 어려운 운전면허라서 이 과정을 조금이라도 반복하는 일을 겪지 않기 위해 법을 더 준수하게 된다고 하면 억지 논리일까? 인간은 힘들 게 얻은 것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다. 나이가 들수록 성향이 보수적으로 변하는 이유도 잃을 게 많아서다. 운전자의 의식 수준이 안 좋다고 말하기 전에 도로교통법을 개선하고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는 자가 운전 능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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