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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History] 드림팀을 꺾다, 2006 2라운드 제2차전(vs. 미국)

조회수 2017. 2. 8. 10: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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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그리피 Jr.,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릭 지터, 치퍼 존스..

켄 그리피 Jr.,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릭 지터, 치퍼 존스….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의 어린 선수들에게조차 동경의 대상이었고, 고참 선수들에게 조차 “언제 저렇게 되보나”라고 부러움을 느끼게 했던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들.

멕시코를 2-1로 꺾고 2라운드에서 기분좋은 스타트를 끊은 우리 대표팀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주최국 미국을 만났다. 사실상 대표팀 김인식 감독 조차도 애초에 미국전을 포기하고 2라운드 마지막 상대인 일본을 잡고 4강에 진출한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었고, 국내 야구전문가들이나 온 국민 모두 미국전에는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았던 터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는 정반대였다. 개인 중심의 미국은 이승엽, 최희섭에게 홈런포를 두들겨 맞고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어이없는 실수까지 범하며 팀 플레이와 탄탄한 수비, 정신력으로 뭉친 우리 대표팀 앞에서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말았다. 최종 결과는 7-3 한국의 완승이었다. 

2006년으로 프로 출범 25년째를 맞으며 8개팀으로 운영되는 한국 프로야구가 1876년 내셔널리그 창설 이후 131년의 역사를 가진 메이저리그를 꺾은 것은 ‘야구 혁명’이라고 부를 만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역사를 바꾼 혁명의 주인공은 한국이 자랑하는 ‘왼손 쌍포’, 이승엽과 최희섭이었다.

<한국 대표팀 덕아웃 분위기>

이승엽은 1회 2사 후 2005년 메이저리그에서 22승을 기록한 미국 선발투수 돈트렐 윌리스(플로리다 말린스)를 상대로 초구 146km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125m짜리 대형 솔로포를 뿜어냈다. WBC대회 최초의 4경기 연속홈런이자, 아시아라운드 포함 한국의 5연승을 이끈 선제결승포였다. 이승엽은 3월 5일 일본전의 역전결승 투런을 비롯해 멕시코 전 선제결승 투런과 미국전의 선제결승 솔로 등 중요한 경기에서 모두 결승점을 홈런으로 터뜨렸다.

<선제결승 솔로홈런을 기록하며 류중일 코치(좌)와 하이파이브 하는 이승엽(중앙)>

이승엽이 무서웠던지 벅 마르티네스 미국 감독은 1-3으로 뒤진 4회 2사 2루에서는 이승엽을 고의 볼넷으로 걸어나가게 했다. 홈런을 맞은 윌리스가 2005년 22승 10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 했고, 이승엽을 고의 볼넷으로 거른 댄 휠러(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05년 메이저리그 71경기에서 2승 3패 3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한 중간계투 전문요원으로 자존심이 상할 만했다.

<이승엽을 고의 볼넷으로 거르는 미국 대표팀 포수 제이슨 배리텍(좌)>

마르티네스 감독은 이승엽을 고의 볼넷으로 피했지만, 한국에는 최희섭도 있었다. 이날 선발 4번은 부진한 최희섭 대신 ‘젊은 피’ 김태균이 기용됐다. 그러나 한국 벤치는 추가점 찬스에서 메이저리그 경험이 풍부한 최희섭을 내세웠다. 최희섭은 볼카운트 3구째에 휠러의 140km짜리 직구를 한껏 잡아당겼다. 높이 떠서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우측 펜스를 살짝 넘어갔다. 비거리 110m. 최희섭은 경기 후 “조국을 위한 홈런을 날려 기분이 더 감격스럽다. 이제는 모든 선수들이 어떤 팀을 만나도 두렵지 않다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3-1에서 6-1로 달아나는 3점 홈런을 기록한 최희섭>

투수들의 활약도 그에 못지 않았다. 선발로 나선 2005년 KBO MVP 손민한이 3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베테랑 구대성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꽁꽁 묶었다. 손민한은 1회초 무사 1, 2루와 2사 만루, 4회 나간 김병현은 무사 1, 2루와 2사 만루 위기에서 실점하지 않는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좌측부터) 전병두, 정대현, 김병현>

세계최강이라는 미국을 꺾은 것은 전세계의 야구를 하는 나라에 ‘KOREA’를 알린 일대 쾌거였다. 미국전에서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편파 판정으로 졌다고 주장했던 일본조차 “한국이 일본을 대신해 미국에 통쾌한 복수를 해주었다”고 감탄할 정도였다. 야구 변방 한국은 ‘중심국가’로 떠올랐다. 


8강에서 2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탄 한국 대표팀은 4강 문턱에서 일본을 다시 만나게 됐다. 

<8강에서 멕시코와 미국을 상대로 2연승을 기록한 한국 대표팀>
* 자료출처 : 2007 KBO 연감, 한국스포츠사진기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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