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벌진트 인터뷰: 20년의 곡선 위에 찍은 '변곡점'

조회수 2021. 4. 12. 16: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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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상승곡선이 시작될 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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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한국 힙합 신에 새로운 흐름을 가져다준 버벌진트의 첫 EP <Modern Rhymes>가 발표된 지 20년이 지났다. 그 사이 버벌진트는 <무명>, <누명>, <Go Easy>, <10년동안의오독 I>, <GO HARD Part 1 : 양가치>까지 여섯 장의 정규 앨범을 비롯해 여러 장의 EP, 믹스테이프와 싱글을 발표해왔고, <쇼미더머니> 시리즈와 공연, 예능 등을 오가며 폭넓은 활동을 선보였다.


때로는 추앙을 받고 때로는 논란을 낳으며 이어진 그의 긴 커리어의 굴곡은 커다랗게는 상승 곡선으로 펼쳐졌고, 그 경사가 다소 완만해진 시점, 그는 다시 꿈틀대며 위로 솟아오를 그래프를 만들기 위해 새 앨범 <변곡점>을 내놓았다. 과거의 정규작들을 미술관에서 감상하는 듯한 앨범 커버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이번 앨범을 통해 지난 시간들을 되짚고, 그것을 토대로 기울기의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하입비스트>는 버벌진트가 6년 만의 새 정규 앨범 <변곡점>을 발매하는 당일 그와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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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rn Rhymes> EP가 나온 지 20년이 됐어요. 2012년에 나온 ‘오독 Intro’에서도 10년 전을 되돌아봤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 되돌아본 <Modern Rhymes>는 어떤가요?

‘오독 Intro’를 썼을 때는 10년이 지난 시점이니 <Modern Rhymes>를 현재에 연결된 출발점으로 봤어요. 그때부터 시작해 내가 여기까지 왔고 뭔가 이뤄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더 멀어지니까 지금의 저와 그때의 저를 떨어트려서도 볼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그 시절의 저를 보는 느낌은 요즘 신선한 걸 내놓는 어린 뮤지션들을 만날 때 멋있고 대견하다고 느끼는 감정과 비슷해요. 당시의 저를 만나면 스무 살 동생인 거니까요. 많이 척박했던 시기였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참 용감하게 이런 걸 했구나 하고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Modern Rhymes> EP 때와 지금은 많은 것이 달라졌는데요. 그래서 다시 그런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 것 같아요.

그 당시는 어떻게 이렇게 해맑게 가사를 썼을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 건 지금 하려고 해도 안 되는 것들이거든요. ‘Radio’ 같은 노래도 그렇고, 심지어 ‘Overclass’ 같은 노래도 지금 쓰려면 그렇게 못 쓸 것 같아요. 지금 저 자신을 뽐내는 가사를 쓰면 아무래도 이제껏 해왔던 것들, 겪어온 것들을 언급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당시엔 크게 이뤄놓은 것도 없었는데 순수하게 자신감을 드러냈죠.


워낙 커리어가 길고, 각 시기의 음악마다 버벌진트라는 사람의 경험과 생각이 녹아 있다 보니 실제로 가사에 과거의 본인 노래나 앨범들을 자주 언급하는 편인 듯해요.

특히 이번 앨범은 <변곡점>이잖아요. 지금까지의 커리어 곡선을 훑어보고 이번에 그 흐름을 좋은 방향으로 꺾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붙인 이름이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과거의 노래나 앨범 이야기를 많이 넣게 됐어요. 과거에는 스스로의 업적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이전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레 썼고, 또 한동안은 오히려 그런 언급을 피하려 했던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이번 앨범에는 필요한 요소였기에 많이 등장시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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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이번 ‘변곡점’을 찍기 전까지 본인의 커리어 흐름은 어땠다고 생각하나요?

저는 계속해서 상승해왔다고는 생각하는데 그 기울기가 많이 완만해진 것 같아요. 이제 점점 평지에 가까워지고 있는 그 흐름을 다시 한 번 꺾어 올릴 시기라고 생각해요. 더 재밌는 일들이 많았으면 좋겠거든요. 최근 몇 년 동안은 음악적으로 동기 부여가 줄어든 느낌도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 이 시점을 변곡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지와 기대를 담은 타이틀이기도 해요.


혹시 앨범 제목 ‘변곡점’은 임플란티드 키드의 유행어를 차용한 것일까요? 워낙 재미있는 제목을 많이 짓는 편이잖아요.

아뇨, 사실 그 사람에 대해서는 나중에 들었어요. 저는 정말 ‘변곡점’이라는 의미 그대로 사용한 거고, 임플란티드 키드라는 분이 ‘변곡점’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한다는 건 몰랐거든요. 그래도 크게 상관은 없어요. 그로 인해 밈적으로 앨범이 더 많이 언급되면 그것도 좋죠.


그렇게 생각했던 게 그동안 ‘이것은 음악인가 업무보고서인가’, ‘좌절좌절열매’, ‘반도의흔한랩퍼’, ‘우리존재 파이팅’ 등 워낙 독특한 제목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이번 앨범에도 그런 노래들이 있잖아요.

맞아요. 수록곡 중에 ‘물론 아냐 라면’ 같은 경우는 다들 알고 있는 스윙스의 가사잖아요. 워낙 뇌리에 박혀 있는 재밌는 구절인데, 저는 그걸 이용해서 오히려 진지하게 젊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흑화의 뜻’ 같은 경우도 ‘흑화’라는 말은 우스꽝스럽게 쓰이지만 노래의 내용은 진지해요. 밈처럼 쓰이는 가벼운 단어를 낚아채서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선점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분신’이라는 단어는 원래 있었지만 허클베리피가 그걸 자신의 걸로 만들었잖아요. ‘양화대교’도 원래 있는 장소지만 자이언티가 본인의 것으로 만들었고요. 저도 그런 식으로 표현을 가져오려는 의도도 있어요.

Editor Yonghwan Choi

버벌진트 인터뷰 전문은
아래 이미지 클릭 후
<하입비스트>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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