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스너들 사이에 요주의 인물,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조회수 2020. 3. 27. 20: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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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뚜껑을 열고 진짜 서울대로 향한 언에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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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장과 동시에 국내 리스너들 사이에서 단숨에 요주의 인물로 부상했던 언에듀케이티드 키드(이하 언에듀). 줄곧 ‘서울대 재학생’, ‘허언 스웩’, ‘살해 협박’ 등 요란스러운 수식이 늘 그를 따라다녔지만, 이제 막 첫 정규 앨범을 낸 스물네 살 래퍼는 제법 성숙한 아티스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서울대 이야기보다 진짜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언에듀를 실제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서 만나고 왔다. ‘왜 하필 2019년형 BMW Z4를 사야만 했는지’, ‘힙합 아티스트에게 플렉스는 어떤 의미인지’, ‘언에듀에게 서울대는 어떤 존재인지’라는 질문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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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고 걱정했는데, 역시 마스크를 착용했네요.

그럼요. 예전에 마스크 몇 통 사다 둔 게 있어서 넉넉합니다. 다들 코로나 조심하세요.


아까 서울대 정문 들어올 때 보니 이번 신곡 가사처럼 차 뚜껑 열고 오셨는데. 꼭 BMW Z4를 사고 싶었던 이유가 있나요?

수퍼비 형의 추천이 있었어요. 사실 제가 차는 잘 모르거든요. 람보르기니, 페라리 정도 브랜드 이름만 알고, 구체적인 건 전혀 몰랐어요. 어떤 차를 사볼까 고민하던 차에 마침 BMW Z4가 2019-2020 풀체인지 신형으로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가격대도 괜찮고, 디자인도 너무 예쁘길래, ‘딱 이거다’ 싶어서 질렀어요.


자동차 면허는 원래 있었고요?

면허는 스무 살 때 따긴 했는데 줄곧 장롱면허였어요. 본격적인 운전은 이번에 차 구입하고 나서부터 시작했어요. 이제 2천 킬로미터 조금 넘게 탔네요. 아직 장거리는 못 뛰어 봤어요. 평택이 제일 멀리 가본 곳이에요.


차 받고 나서 제일 먼저 뭘 했는지도 궁금해요.

차가 도착했을 때 앨범 막바지 작업 중이었어요. 주차장에 차는 도착해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내려가고 있었거든요. 새벽 늦게까지 작업 끝내고 곧장 친구들이랑 가족들 만나러 갔어요. 사실 차를 사서 좋았다기보다는 지인들이 축하해 주고 또 기뻐해 줘서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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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Streetsnaps에 나온 분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화려하게 입고 나왔어요. 어떤 브랜드 옷들인가요?

신발은 베이프스타 하이톱이고요. 후드도 베이프에요. 셔츠는 루이 비통. 이렇게 세 개는 염따형이랑 같이 쇼핑하러 갔다가 샀어요. 염따형이랑 쇼핑하러 가면 뭐랄까, 늘 시너지가 있어요. 평소보다 훨씬 많이 사게 되거든요. 바지는 아미리, 벨트는 루이 비통이고, 시계는 롤렉스 버스터다운 커스텀 모델이에요. 아, 팬티는 캘빈클라인입니다.


목걸이도 예사롭지 않은데 이것도 커스텀인가요?

이건 일산 집 앞에 있는 백화점 놀러 갔다가 샀어요. 백화점 가면 아주머니들이 많이 가는 코너 있잖아요? 거기 진주 목걸이가 있길래 ‘이거다!’ 싶어서 바로 샀어요. 보통 래퍼들은 체인 많이 차잖아요. 그런데 뭐랄까, 돈 많은 아주머니들만이 낼 수 있는 세속적인 느낌이 좋더라고요. 하나를 차니까 두 개 차고 싶고, 두 개 차니까 세 개 차고 싶고, 그러다 네 개 차니까 갑자기 이상한 사람처럼 보여서 세 개까지만 샀어요. 참고로 세일 제품입니다.


옷을 고를 때 ‘이것만큼은 지킨다’ 하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요?

일단 힙합이어야 돼요. 장례식장 갈 때 빼고는 무조건 힙합으로 입습니다. 그것 외에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요즘에는 명품 브랜드로만 입기보다는 스트리트 브랜드랑 섞어서 입어보고 있어요. 더 재밌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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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에듀하면 헤어스타일도 빼먹을 수 없는데, 자주 가는 미용실이 따로 있나요?

끼야라는 분이 계세요.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에서 ‘흑인 머리’를 처음 들여온 분이라고 알고 있어요. 살아있는 화석이시죠. 제가 올해로 24살인데 제 인생보다 미용 일을 해오신 분이에요. 브레이즈는 늘 그분한테 받고 있어요.


다른 헤어스타일을 시도해 볼 생각도 있나요?

그럼요. 워낙 헤어스타일 바꾸는 걸 좋아해서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싶어요. 샤기컷도 꼭 해보고 싶고요. 그런데 당장은 머리를 풀거나 짧게 자르면 너무 착해 보여서 안 하고 있어요.


지난 2월에 발매한 앨범 제목이 <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이에요. 누구로부터, 어떤 선택을 받았다는 뜻인가요?

일단 누군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어렸을 때부터 저는 늘 스스로가 선택받았고, 특별하고,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어요. 딱히 종교적인 이유 때문은 아니에요. 최근 몇 년간 음악을 해오면서 누군가가 저를 선택했고,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난과 역경을 줬고, 결국 돈도 벌게 해줬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 속에서 느꼈던 감정, 감동을 담고 싶어서 앨범 타이틀을 <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으로 짓게 됐어요.

앨범 수록곡이 총 10곡인데 폴 블랑코, 키스 에이프, 수퍼비 총 세 아티스트에게만 피처링을 받았어요. 이 세 명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원래는 피처링 없이 하려고 했어요. 그러다 마침 폴이 한국에 와서 같이 놀고 작업도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나온거죠. ‘Past’라는 곡은 그렇게 나오게 됐고, 키스 에이프 형이랑 같이한 ‘Don’t Talk’도 비슷한 식으로 만들어졌어요. 수퍼비 형이랑 같이한 ‘Blood Diamonds’는 저희 둘 다 가지고 있는 시계를 소재로 만든 곡이에요. 수퍼비 형은 오데마 피게, 저는 롤렉스 버스트다운을 가지고 있는데 둘의 공통점인 시계로 곡을 써보면 재미있겠다 싶어서 만들게 됐죠.


이번 앨범에 수록된 10곡 전부 타이틀곡이에요. 그중에서도 본인 마음속으로 꼽는 타이틀곡이 있을 것 같은데.

이번 앨범은 정말 열심히 만들었어요. 어떤 곡을 타이틀로 해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요. 실제로 전부 타이틀곡으로 냈고요. 하지만 굳이 하나만 꼽자면 ‘Rockstar!’겠네요. 제일 다사다난했던 곡이거든요. 원래 비트가 있었는데, 이런저런 사연이 생겨서 그 비트를 못쓰게 됐어요. 그래서 녹음된 보컬만 가지고 다시 비트를 새로 찍어서 완성시킨 곡이에요. 가사를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감동적인 곡이기도 해요. 뮤직비디오도 곧 나올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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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또는 국외에서 꼭 피처링을 받아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나요? 

일단 릴 우지 버트. 요새 제일 자주 듣고, 가장 많이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요. 팬이기도 하고요. 사실 국내에서는 작업해보고 싶었던 아티스트 분들과는 대부분 이미 해봤어요. 아직 같이 작업 못 해본 사람 중에서 꼽자면 도끼, 그리고 빈지노. 꼭 같이 한번 해보고 싶어요.


‘서울대’ 이야기는 언에듀 이름을 알리는데 디딤돌이 됐지만, 이제는 콤플렉스처럼 느껴질 것 같기도 해요. 언에듀에게 서울대는 어떤 존재인가요?

어디 가서 “나 서울대다!” 그러면 주변에서 반응이 정말 좋잖아요. 그런데 전 공부랑 진짜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거든요. 시험공부는 해본 적도 없고, 학교에서는 맨날 졸기 바빴으니까요. 당연히 서울대는 ‘내가 절대로 갈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 나름대로 꿈을 좇았고 결과적으로 음악으로 ‘서울대만큼의 성공’을 이뤘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마음속에 저마다의 ‘서울대’가 하나씩은 있잖아요. 그게 꼭 진짜 서울대가 아니더라도요. 저한테는 그게 음악으로 돈을 버는 거였고요.


늘 가사에 ‘플렉스’ 이야기가 많아요. 그럼 질문을 바꿔서 이렇게 해볼게요. 언에듀에게 플렉스란?

앞에서 서울대 이야기도 했지만, 전 플렉스가 힙합에 있어서 하나의 과목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수능 과목 중에도 국영수가 있는 것처럼요. 제가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란 노래 가사에는 플렉스 문화가 늘 있었거든요. 그냥 당연한 거죠. 단순히 화려함을 과시한다기보다는, 일종의 동기부여 같은 것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해요. 팬들에게나 아티스트들에게도 플렉스 문화가 더 건전하게 자리 잡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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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에게 보여지는 코믹한 이미지와 실제 성격 차이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나요?

딱히 스트레스는 없어요. 물론 재미있게 보이면 좋죠. 하지만 어쨌든 제 직업은 래퍼잖아요. 항상 밸런스를 생각하려고 해요. 코믹한 이미지도 나쁘진 않지만 제 정체성은 늘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니까 무의식적으로라도 적정선을 지키게 되는 것 같아요. ‘이만큼 했으면 됐어, 이제 다른 걸 보여줘야지’하는 식으로요.


앞으로 언에듀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하나요?

제 팬들은 알겠지만, 제 목표는 웃긴 아티스트가 아니라 멋진 아티스트가 되는 거예요. 제가 가진 캐릭터를 좋아해 주시는 만큼, 앞으로 제가 만들어나갈 음악도 유심히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ditor Hyeonuk Joo

Photographer Seunghoon 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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