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 Visits: 이세

조회수 2020. 11. 16. 17: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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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브랜드' 이세가 이태원 한복판에 새 둥지를 튼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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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브랜드 이세는 영어로 ‘iise’라고 쓰지만 그 속에는 ‘二世’, 즉 ’두 번째 세대’라는 뜻을 품고 있다. 지난 세대에서 영감을 받아 현 세대의 방식으로 자신의 미학을 표현해내는 브랜드가 되는 것. 이세는 이러한 뜻을 갖고 2015년 한국에서 첫 데뷔를 치렀다. 그후 동서고금의 경계를 지워가며 저만의 스타일을 구축해낸 이세는 이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 거듭 나고 있다. 그런 이세가 서울에서 가장 이국적이고도 가장 젊은 풍경을 지닌 이태원에 새 둥지를 튼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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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오피스가 자리했던 평창동을 떠나 이태원 경리단길로 이사를 온 것은 2020년 여름의 일. 경리단길 초입에 위치한 이세 쇼룸은 총 3개의 층으로 구성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공간은 2층의 스튜디오다. 샘플실이자 재고 창고이며 공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는 이 공간에서는 이세 제품의 탄생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이뤄지고 있다.


대량 생산하지 않는 독특한 실험주의적인 아이템들은 따로 공장에 맡기지 않고 이곳에서 스텝들이 직접 생산을 해 곧장 온라인으로 판매된다. 3층은 스텝들이 평소 거주하는 오피스 공간으로 꾸며졌다. 케빈, 테렌스 형제를 비롯한 이세의 스텝들은 평소 이곳에서 머리를 맞대고 디자인과 회의를 비롯한 다양한 업무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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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은 쇼룸으로 구성됐다.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창가에 펼쳐진 블랙 컬러의 병풍. 언제나 ‘한국적인 것’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을 연구하는 ‘이세스러운’ 선택이다. 쇼룸 한가운데 놓인 테이블은 실제 오래된 한옥의 대문을 가져다 재활용한 것이라고 한다. 천장의 조명 역시 한옥의 오래된 나무 문을 가져다 조명으로 제작했다. 쇼룸 한쪽 구석에 배치된 다른 병풍 뒤 공간은 피팅룸으로 사용된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면 이태원 일대를 시작으로 소월길을 따라 남산타워까지 이어지는 풍경이 펼쳐진다. 이세가 생각했던 ‘가장 서울다운 모습’은 바로 이런 모습이었을까. 그 풍경을 배경삼아 이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테렌과 함께 이세, 그리고 서울에 관해 짧은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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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경리단길이 브랜드 쇼룸이 많은 동네는 아닌데. 하필 이곳으로 온 이유가 있었나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역삼동에서 살았어요. 그런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소통이 잘 안되서. 그때는 지금보다 한국말을 더 못했거든요. 우체국 가는 건 물론이고 식당 가는 것도 힘들었어요. 반면 이태원은 언제나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었어요. 새로 사귀게 된 친구들도 늘 이태원에 있었고 소통도 비교적 편하니까요. 한남동 쪽으로 이사 온지는 5년 정도 됐는데, 자연스럽게 쇼룸도 이쪽으로 옮기게 됐죠.


테일러 숍이 아니면 패턴사, 미싱사들이 쇼룸에 상주하는 경우는 드문데.

지금 쇼룸으로 옮기면서 도입한 시스템이에요. 사실 온라인으로 새 컬렉션이 공개되면 다음날에 또 찾아 보지는 않잖아요. 우리가 만들고 싶은 걸 그때그때 제작해서 매주, 혹은 격주로 선보이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죠. 디자인팀이 생각한 걸 바로 패턴으로 그리고 최종 제작까지 할 수 있으니까 저희도 더 재미있고요. 대부분 이 과정을 다른 공장에 맡겨야 하는데, 우리는 마음에 들 때까지 며칠이고 여기서 수정할 수 있으니까 완성도도 높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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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판매는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을 텐데, 그럼에도 굳이 오프라인 쇼룸을 연 이유가 있나요?

사실 이세는 인터넷으로만 보면 그 콘셉트를 잘 이해하기 힘든 브랜드에요. 이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서 이세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원단도 만져보고, 만들어지는 과정을 구경하면서 풍부한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1달에 1번 오픈 쇼룸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앞으로 사람들이 더 자주 많이 올수 있도록 바뀔 거예요.


올해에는 조선시대 ‘갓’에서 영감 받은 뉴에라와의 협업이 화제가 됐어요. 동시에 ‘블랙 라이브즈 매터’ 관련 이벤트를 열기도 했고요. 

‘블랙 라이브즈 매터’는 아주 미국적인 이슈였잖아요. 한국 친구들한테 말하면 이게 왜 일어나는지 100% 이해 못 해요. 당연한 일이죠. 바다 건너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이게 어떤 상황인지 너무 잘 알아요. 요즘 미국에서는 말을 안 하는 게 말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무슨 말이라도 해야 했고, 패션 브랜드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을 취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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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유치한 질문일 수도 있지만 이세는 한국 브랜드인가요, 미국 브랜드인가요?

한국 브랜드죠. 왜냐하면 우리가 한국에 안 왔더라면 이세는 없을 테니까요. 처음 한국 왔을 때 받았던 영감이 이세의 뿌리가 됐어요. 이런 문화가 있다는 걸 미국에 있는 친구들한테도 알려주고 싶어서 브랜드를 시작했어요. 콘셉트, 제작, 디자인 다 한국에서 진행됐는데 단지 한국에 아는 사람이 없어서 미국 시장에 먼저 홍보를 시작했던 거예요. 여담이지만 그때 처음 샤라웃 해줬던 게 <하입비스트>였어요.


뭐가 제일 신기했어요?

음, 첫 번째로는 길에 있는 사람들이 다 한국 사람인 점?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살면서 그랬던 적은 처음이었거든요.(웃음) 길거리 스님들도 신기했어요. 미국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서 너무 신기했어요. 경복궁, 가구 디자인, 한국 원단, 천연 염색도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저희 정체성을 배웠죠. 미국에 있을 때는 모두가 우리한테 한국 사람이라고 했는데, 막상 여기 오니까 너무 한국 사람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 대해서, 한국 문화에 대해서 더 배우고 싶었어요. 그런 저희 모습이 자랑스럽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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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이 바라보는 이세, 외국 사람이 보는 이세가 다를 것 같아요.

다르죠. 처음 이세를 론칭했을 때만 해도 한국에서는 현대적인 디자인이 반응이 좋았고, 미국에서는 전통적인 느낌의 아이템들이 반응을 얻었어요. 같은 이세 택을 달고 출시되더라도 디자인에 따라서 반응이 달랐죠. 그런데 요즘에는 젊은 한국 고객들도 전통적인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한복 요소를 녹인 재킷이 요즘에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아요. 자꾸 시장이 바뀌는 게 신기하기도 해요.


최근에는 DPR 크루와의 협업을 했는데 앞으로 협업해보고 싶은 브랜드나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원래는 협업할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우리 아이덴티티를 더 강하게 굳히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올해 그리고 내년부터는 많은 협업이 기다리고 있어요. 해보고 싶은 브랜드라면 유니클로? 유니클로는 질 샌더, 크리스토퍼 르메르랑 협업하잖아요. 좋은 디자인과 좋은 가격.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너무 멋진 것 같아요. 스니커를 만드는 것도 목표 중 하나여서 열심히 노력 중이고요. 개인적으로는 이우환 작가랑도 한번 협업해보고 싶어요. 너무 좋아해요. 단순히 패션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가구, 도자기 장인들과도 협업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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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 쇼룸에 다녀간 사람들이 어떤 인상을 받고 갔으면 좋겠나요?

우리가 뭘 하고 싶은지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세는 한국에서 받은 영감으로 옷을 지어요. 앞에도 말씀드렸든 이세는 스마트폰 속 사진만 보고 콘셉트를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들어요. 여기로 오셔서 이세 팀원들이랑 이야기도 하고, 옷도 만져보고, 인테리어도 보시면서 이세를 더 재미있고 깊게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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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세에게 ‘어떤 브랜드가 되겠다’하는 목표가 있다면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늘 같아요. ‘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세’라는 한 가지 콘셉트 안에서 모든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옷, 술, 음식, 가구, 주방용품 등 이세를 녹여낸 고품질의 라이프스타일을 한곳에서 제공할 수 있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브랜드, 하지만 럭셔리함을 놓치지 않는 브랜드. 이게 이세가 원하는 이상향이에요.


이세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210-7 3층

*매장 방문은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진행.

Editor Hyeonuk Joo

Photographer Seunghoon 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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