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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미치광이 캐릭터 조커에 열광하나?

조회수 2019. 10. 2. 17: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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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커'를 보기 전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캐릭터

개봉 전부터 수많은 화제를 모은, 영화 '조커'가 지금 막 우리 앞에 도착했다. “눈부시도록 아름답고, 대담하다”와 “소심하고, 치명적인 쓰레기”라는 엇갈린 평가 이전에 꼭 집고 넘어 가고 싶은 한 가지, 도대체 왜 사람들은 캐릭터 조커에 이토록 열광하는 걸까? '조커'를 앞서 보고 온 유튜브 크리에이터 기묘한 케이지가 6가지 이유를 들어 분석했다. 스포일러는 없다.


히스 레저의 잔상

일단 먼저 이 점부터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다. 히스 레저의 조커는 '다크 나이트' 단 한 편의 영화로 전 세계 코믹스, 영화 팬들에게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올타임 레전드 케릭터다. 레저의 사후 11년이 지난 지금도 오스카 시상식장에 '조커'의 얼굴이 띄워진 장면을 보면 전율이 느껴진다. 

작금 '조커'에 대한 열광은 히스 레저의 조커에 대한 일종의 헌사와도 같아보인다.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의 공개를 앞두고 사람들은 술렁였다. 이번 '조커'가 히스 레저의 조커를 지울 수 있을까? 의문엔 어쩌면이라는 기대감이 섞여있다. 히스 레저의 잔상이라도 보고 있는 것일까.


환상적인 예고편

'조커'의 티저 예고편은 영화를 완벽하게 압축한 것 같았다. 고담의 일부를 비추는 인서트로 시작해, 조커의 포트레이트 샷으로 끝날 때까지, 예고편을 보는내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다. 다 보고 나서도 지미 듀랜트가 부른 ‘Smile’의 멜로디가 귓전을 떠나질 않았다. 

아서 플랙을 향한 동정심, 조커가 된 그를 보며 느낀 카타르시스,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뒤섞이며 캐릭터에 이입됐다. 예고편에도 작품성이 있다는 걸 언제 느껴봤던가. 이 예고편 하나로 '조커'는 우리를 고개 숙인 아서 플랙이 거니는 고담으로 이끌었다.


시대의 초상, 고담

영화 '조커' 속 고담시의 재정은 바닥을 드러내는 중이다. 치안에 구멍이 생겨 시민들은 보호 받지 못하고, 환경미화원 모두가 파업에 돌입한 나머지 거리엔 새까만 쓰레기 봉투가 산처럼 쌓여 커다란 쥐가 들끓는다. 아서의 약 처방을 담당하는 카운슬러의 말처럼, 고담시의 사람들에게는 작은 친절조차 남아있지 않으며, 모두 늘 화가 나 있다. 그리고 그 분노는 곧바로 부자들을 향한다.

고담은 늘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겨냥하고 있었다. 한 달 전 방문했던 필라델피아에서는 노숙자들이 아무곳에서나 소변을 보고, 휠체어에 앉아 마리화나를 피워댔다. 볼티모어의 호텔 앞에는 발렛 파킹과 경비를 겸하는 두 명의 가드가 서 있었다. 디트로이트에서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며 끊임 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려야 했다. 무언가로부터 끊임 없이 위협 받는 기분. 고담에서 살아간다는 건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아서 플랙 X 호아킨 피닉스 X 조커

우리는 고담에서 살고 있는 상냥한 하층민인 아서 플랙이 ‘Put on a Happy Face’ 라는 지독한 역설을 깨부수기를 바라고 있다. 아서 플랙의 병적인 면모와 조커의 광적인 면모를 전부 보여주는 호아킨 피닉스를 향해 의심을 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순식간에 설득 당한 이유는 그가 보여준 조커의 순수한 모습 때문이다. 토드 필립스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두커니 서서 미소짓는 아서 플랙의 얼굴 위로 조커의 얼굴을 투사하는 영상을 올린 건 그런 자신감이었다. ‘봐봐, 이게 고담의 조커야’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는 우리가 이 캐릭터에 빠져드는 관문의 열쇠였다.

그는 50여일이 넘도록 크로마키도, 스튜디오도 없이 뉴저지와 뉴욕 곳곳을 로케하면서 대부분 길거리와 실제 존재하는 건물 내부에서 매일 12시간씩 영화를 찍어야 했다. 촬영이 끝나면 숙소로 가면서 감독인 토드 필립스와 대화를 나눴고 숙소에 가서도 메시지를 주고 받다가 급기야 몇 시간이나 전화 통화를 했다고도 한다. 4시간을 자고 나서 그는 다시 마르고 지친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섰다. 액션 사인과 동시에 밀착된 카메라는 한 시도 그와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무성영화의 슬랩스틱 배우처럼 홀연히 그리고 쉼 없이, 경이적인 연기를 펼쳤다.

영화 속 1981년도의 고담은 불완전한 시대의 초상이다. 고담 시민들은 우리처럼 자본주의의 악몽을 겪는 중이다. 그 사이 인류는 고작 달에 한 번 다녀왔을 뿐, 삶의 형편은 그닥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가 아서의 감정의 기류를 이해할 수 있는 까닭은 우리의 세계가 고담과 닮았으며, 우리가 고담 시민과 일면 닮았기 때문이다.


'조커'의 고담은 현실을 투영한 픽션이 아닐까. 앨리엇 R 브라운이 그린 고담의 지형도가 맨하탄의 모습과 똑 닮은 듯 말이다.


<조커>를 다르게 보는 시각들

비록 당신이 그를 사랑할 준비가 되었다고 해도 이 영화를 문제적이고 위험하다고 보는 시각 역시 존재한다. 미국 언론들은 영화 '조커'의 개봉에 앞서 2012년 7월 20일, 콜로라도 오로라의 한 극장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 상영 중에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끄집어 내는 중이다. 사건의 범인 24세의 제임스 홈즈가 당시 자신을 조커에 빗대어 이야기 했기 때문이다.

 '타임', '뉴욕 포스트' 같은 현지 언론들은 이 영화에 책임감이 없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감독 토드 필립스는 80년이 넘은 허구 속 인물 조커와 존 윅이 다른 기준으로 평가 받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총기 사건의 이유로 게임을 지목했다. 트럼프는 과연 영화 '조커'를 언급하는 트윗을 하게 될까? 이 영화는 정말 잔인할까? 그 잔혹함의 크기와 경계는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토드 필립스 감독은, 판단은 각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고담의 구원자

'조커'는 왜 우리가 이 미치광이 범죄자 캐릭터에 열광하게 되었나,라는 질문의 대답 같은 영화다. '조커'는 마틴 스콜세지의 '택시 드라이버', '코미디의 왕'을 깊숙히 오마주한 하드 보일드한 느와르 영화임과 동시에 슈퍼히어로 코믹스 원작 캐릭터를 순전히 영화적이고 고전적인 틀 안에서 밀도 있게 해석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쿠키 영상이나 다음 영화의 복선 같은 슈퍼 히어로 영화의 강박과 잔재주를 정면으로 거부한다. 슈퍼 히어로는 1도 등장하지 않는 순전한 악인의 기원을 다루면서도, 개봉도 전에 신화적인 길을 걷고 있다. 이 영화를 사랑하던 아니던 그것은 자유다. 다만, 고담의 역병으로 불리우는 이 사내에겐 치료제가 없다는 점을 미리 밝혀 둔다.

Editor Seungho 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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